노처녀가(老處女歌) - 조선의 삼순이 이야기

  • 등록일 / 수정일
  • 페이지 / 형식
  • 자료평가
  • 구매가격
  • 2015.03.29 / 2015.03.29
  • 6페이지 / fileicon hwp (아래아한글2002)
  • 평가한 분이 없습니다. (구매금액의 3%지급)
  • 1,000원
다운로드장바구니
Naver Naver로그인 Kakao Kakao로그인
최대 20페이지까지 미리보기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자료평가하면 구매금액의 3%지급!
이전큰이미지 다음큰이미지
본문내용
<노처녀가(老處女歌)>
-조선의 삼순이 이야기
옛적에 한 여자가 있으되 일신이 갖은 병신이라
나이 사십이 넘도록 출가치 못하여
그저 처녀로 있으니 옥빈홍안(玉 紅顔)이 스스로 늙어가고
설화부용(설화부용)이 공연히 없어지니 설움이 골수에 맺히고
분함이 심중에 가득하여 미친 듯 취한 듯 좌불안석하여
세월을 보내더니 일일(一日)은 가만히 탄식 왈(曰)
하늘이 음양을 내시매 다 각기 정함이 있거늘
나는 어찌하여 이러한고 섧기도 측량(測量)없고
분하기도 그지없네 이처로 방황하더니
문득 노래를 지어 화창(話唱)하니 갈왔으되
어와 내 몸이여 섧고도 분한지고 이 설움을 어이하리
인간만사 설운 중에 이내 설움 같을쏜가
설운 말 하자 하니 부끄럽기 측량없고
분한 말 하자 하니 가슴 답답 그 뉘 알리
남 모르는 이런 설움 천지간에 또 있는가
밥이 없어 설워할까 옷이 없어 설워할까
이 설움을 어이 풀리 부모님도 야속하고
친척들도 무정하다 내 본시 둘째딸로
쓸데없다 하려니와 내 나이를 헤어보니
오십줄에 들었구나 먼저는 우리 형님
십구 세에 시집가고 셋째의 아우년은
이십에 서방 맞아 태평으로 지내는데
불쌍한 이내 몸은 어찌 그리 이러한고
어느덧 늙어지고 츠릉군이 되었구나
시집이 어떠한지 서방맛이 어떠한지
생각하면 싱숭생숭 쓴지 단지 내 몰라라
내 비록 병신이나 남과 같이 못할쏘냐
내 얼굴 얽다 마소 얽은 궁게 슬기 들고
내 얼굴 검다 마소 분칠하면 아니흴까
한 편 눈이 멀었으나 한 편 눈은 밝아 있네
바늘귀를 능히 꿰니 보선볼을 못 박으며
귀먹다 나무라나 크게 하면 알아듣고
천둥소리 능히 듣네
오른손으로 밥 먹으니 왼손 하여 무엇 할꼬
왼편 다리 병신이나 뒷간 출입 능히 하고
콧구멍이 맥맥하나 내음새는 일쑤 맡네
입시음이 푸르기는 연지빛을 발라보세
엉덩뼈가 너르기는 해산 잘할 장본(張本)이오
목이 비록 옴쳤으나 만져보면 없을 쏜가
내 얼굴 볼작시면
곱든 비록 아니하나 일등 수모(手母) 불러다가
헌거롭게 단장하면 남대되 맞는 서방
낸들 설마 못 맞을까 얼굴 모양 그만두고
시속행실 으뜸이니 내 본시 총명키로
무슨 노릇 못할소냐 기역 자(字) 나냐 자를
십년만에 깨쳐내니 효행록 열녀전을
무수히 숙독하매 모를 행실 바이 없고
구고(舅姑)이 모인 곳에 방귀 뀌어본 일 없고
밥주걱 엎어놓아 이를 죽여본 일 없네
장독소래 벗겨내어 뒷물 그릇 한 일 없고
양치대를 집어내어 추목하여본 일 없네
이내 행실 이만하면 어디 가서 못 살쏜가
행실 자랑 이만하고 재조 자랑 들어보소
도포 짓는 수품(手品)알고
홑옷이며 핫옷이며 누비 상침 모를쏜가
세 폭 붙이 홑이불을 삼일만에 맞춰내고
행주치마 지어낼 제 다시 고쳐본 일 없네
함박쪽박 깨어지면 솔뿌리로 기워내고
버선본를 못 얻으면 닛뷔자로 제일이오
보자(褓子)를 지을 제는 안반(案盤)놓고 말아내니
슬기가 이만하고 재조가 이만하면
음식 숙설(熟設) 못할쏜가
수수전병 부칠 제는 외꼭지를 잊지 말며
상치쌈을 먹을 제는 고추장이 제일이오
청국장을 담을 제는 묵은 콩이 맛이 없네
청대콩을 삶지 말고 모닥불에 구워 먹소
음식묘리(飮食妙理) 이만 알면 봉제서(奉祭祀)를 못할쏜가
내 얼굴 이만하고 내 행실 이만하면
무슨 일이 막힐쏜가
남이라 별 수 있고 인물인들 별날쏜가
남대되 맞는 서방 내 홀로 못 맞으니
어찌 아니 설울쏜가
서방만 얻었으면 뒤 거두기 잘 못할까
내 모양 볼작시면 어른인지 아해런지
바람 맞은 병인(病人)인지 광객(狂客)인지 취객인지
열없기도 그지없고 부끄럽기 측량없네
어와 설운지고 내 설움 어이할꼬
Ⅰ. 내용
뒤 귀밑에 흰 털 나고 이마 위에 살 잡히니
운빈화안(雲 花顔)이 어느덧에 어데 가고 속절없이 되었구나
긴 한숨에 자른 한숨
먹는 것도 귀치않고 입는 것도 좋지 않다
어른인 체하자 하니 머리 땋은 어른 없고
내인(內人)이라 하자 하니 귀밑머리 그저 있네
얼씨고 좋을씨고 우리 형님 혼인할 제
숙수(熟手) 앉혀 음식하며 지의(地衣) 깔고 차일 치며
모란병풍 둘러치고 교주상에 와룡촉대(臥龍燭臺) 세워놓고
부용향(芙蓉香) 피우면서 나주불 질러놓고
신랑 온다 왁자하고 전안(奠雁)한다 초례(醮禮)한다
왼 집안이 들빌 적에 빈 방안에 혼자 있어
창틈으로 여어보니 신랑의 풍신 좋고
사모풍대 더욱 좋다 형님도 저러하니
나도 아니 저러하랴 차례로 할작시면
내 아니 둘째런가 형님을 치웠으니
나도 저러할 것이라 이처로 정한 마음
그대로 아니 되어 괴악(怪惡)한 아우년이
먼저 출가한단 말가 꿈결에나 생각하며
의심이나 있을쏜가 도래떡이 안팎 없고
후생목(後生木)이 우뚝하다
원수로 온 중매어미 날은 아니 치워주고
사주단자(四柱單子) 의양단자(衣樣單子) 오락가락 하올적에
내 비록 미련하나 눈치조차 없을쏜가
용심(用心)이 절로 나고 화증(火症)이 복발(復發)한다
풀쳐 생각 잠깐 하면 선하품이 절로 난다
만사에 무심하니
앉으면 눕기 좋고 누으면 일기 싫다
손님 보기 부끄럽고 일가 보기 더욱 싫다
이 신세를 어이할꼬 살고 싶은 뜻이 없네
간수 먹고 죽자한들 목이 쓰려 어찌 먹고
비상 먹고 죽자한들 내음새를 어찌할꼬
부모유체(父母遺體)난처하다 이런 생각 저런 생각
빈방 중에 혼자 앉아 온가지로 생각하나
입맛만 없어지고 인물만 초췌하다
생각을 마자 하나 스스로 먼저 나네
곤충도 짝이 있고 금수도 자웅(雌雄)있고
헌 짚신도 짝이 있어 음양의 배합법을
낸들 아니 모를쏜가 부모님도 보기 싫고
형님도 보기 싫고 아우년도 보기 싫다
날다려 이른 말이 불상하다 하는 소리
더구나 듣기 싫고 눈물만 솟아나네
내 신세 이러하고 내 마음 이러한들
뉘라서 걱정하며 뉘라서 염려하리
이런 생각 마자 하고 혼자 앉아 맹세하여
마음을 활짝 풀고 잠이나 자자하니
무슨 잠이 차마 오며 자고 깨면 원통하다
아무 사람 만나볼 제 헛웃음이 절로 나고
무안하여 돌아서면 긴 한숨이 절로 나네
웃지 말고 새침하면 남 보기에 매몰하고
게정풀이 하자 하면 심술궂은 사람되네
아무리 생각하나 이런 팔자 또 있는가
이리 하기 더 어렵고 저리 하기 더 어렵다
아주 죽어 잊자함이 한두 번이 아니로되
목숨이 길었던지 무슨 낙을 보렸던지
날이 가고 달이 가매 갈수록 설운 심사
어찌하고 어찌하리 베개를 탁 던지고
입은 채 드러누워 옷가슴을 활짝 열고
가슴을 두드리며 답답하고 답답하다
이 마음을 어찌할꼬 미친 마음 절로 난다
대체로 생각하면 내가 결단 못할쏜가
부모동생 믿다가는 서방맞이 망연(茫然)하다
오늘 밤이 어서 가고 내일 아침 돌아오면
중매파(仲媒婆)를 불러다가 기운 조작으로 표차로이
구혼하면 어찌 아니 못될쏜가
이처로 생각하니 없던 웃음 절로 난다
음식 먹고 체한 병에 정기산(正氣散)을 먹은 듯이
급히 앓는 곽란병( 亂病)에 청심환을 먹은 듯이
화짝 일어 앉으면서 돌통대를 입에 물고
끄덕이며 궁리하되
내 서방을 내 갈히지 남다려 부탁할까
내 어찌 미련하여 이 의사(意思)르 못 냈던고
만일 벌써 깨쳤더면 이 모양이 되었을까
청각(聽覺)먹고 생각하니 아주 쉬운 일이로다
적은 염치 돌아보면 어느 년(年)에 출가할까
고름 맺고 내기하며 손바닥에 침을 뱉아
맹세하고 이른 말이
내 팔자에 탕인 서방 어떤 사람 몫에 질꼬
쇠침이나 하여보세 알고지고 알고지고
어서 바삐 알고지고 내 서방이 뉘가 되며
내 낭군이 뉘가 될까 천장배필(天定配匹) 있었으면
제라서 마다 한들 내 고집 내 억지로
우김성에 아니 들까 소문에도 들었으니
내 눈에 아니 들까 저 건너 김도령이
날과 서로 연갑(年甲)이오 뒤 골목에 권수재(秀才)는
내 나보단 더 한지라 인물 좋고 줄기차니
수망(首望)에는 김도령이오 부망(副望)에는 권수재라
각각 성명 써가지고 쇠침통을 흔들면서
손 고초와 비는 말이 모년 모월 모일 야(夜)에
나이 사십 넘은 노처녀는 엎디어 묻잡나니
곽곽선생 이순풍(李淳風)과 소강절(邵康節) 원천강(袁天剛)은
신지영(神祗靈)하오시니 감이순통(感而順通)하옵소서
후취(後娶)에 참여할까 삼취(三娶)에 참여할까
김도령이 배필 될까 권수재가 배필 될까
내 일로 되게 하여 신통함을 뵈옵소서
흔들흔들 높이 들어 소침 하나 빼어내니
수망(首望)치던 김도령이 첫가락에 나단말가
얼씨고 좋을씨고 이야 아니 무던하냐
평생 소원 이뤘구나 옳다 옳다 이제는
큰 소리를 하여보자 형님 불워 쓸데없고
아우년 저만 것이 나를 어이 숭을 보랴
큰 기침 절로 나고 어깨춤이 절로 난다
누워시락 앉아시락 지게문을 자주 열며
어찌 오늘 더디 새노 오늘 밤은 긺도 길다
역정스레 누으면서 기지개를 길게 켜고
이리저리 돌아누으며 이마 위에 손을 얹고
정신을 진정하니 잠간 사이 잠이 온다
평생에 맺힌 인연 오늘 밤 춘몽중(春夢中)에
혼인이 되었구나
앞뜰에 차일 치고 뒷뜰에 숙수 앉고
화문방석(花紋方席) 만화방석(滿花方席)
안팎 없이 포설(鋪設)하고 일가권속 가득 모여
가화(假花) 꽃은 다담상이 이리저리 오락가락
형님이며 아주미며 아우년 조카붙이
긴 담장 자른 담장 거룩하게 모였으니
일기는 화창하고 향내는 촉비(觸鼻)한다
문전이 요란하며 신랑을 맞아들 제
위의(威儀)도 거룩하다
차일 밑에 전안(奠雁)하고 초례하러 들어올 제
내 몸을 굽어보니 어이 그리 잘났던고
큰머리 떠는 잠(簪)에 준주투심 갖추오고
귀의 고리 용잠(龍簪)이며
속속들이 비단옷과 진홍 대단치마 입고
옷고름에 노리개를 어찌 이루 다 이르랴
용문대단(龍紋大緞) 활옷 입고 홍선(紅扇)을 손에 쥐고
수모와 중매어미 좌우에 옹위하여
신랑을 맞을 적에 어찌 이리 거룩한고
초례교배(醮禮交拜) 마친 후에 동뢰연(同牢宴) 합환주로
백년기약 더욱 좋다
감은 눈을 잠깐 뜨고 신랑을 살펴보니
수망 치던 김도령이 날과 과연 배필이다
내 점이 영검하여 이처로 만났는가
하늘이 유의하여 내게로 보내신가
이처로 노닐다가 짓독에 바람 들어
인연을 못 일우고 개 소리에 놀라 깨니
침상일몽(寢上一夢)이라
심신이 황홀하여 섬거이 앉아보니
등불은 희미하고 월색(月色)은 만정(滿庭)한데
원근의 계명성(鷄鳴聲)은 새벽을 재촉하고
창밖에 개 소리는 단잠을 깨는구나
아까울사 이내 꿈을 다시 얻어보리
꿈을 상시 삼고 그 모양 상시 삼아
혼인이 되려무나
미친증이 대발(大發)하여 벌떡 일어 앉으면서
입은 치마 다시 찾고 신은 버선 또 찾으며
방춧돌을 옆에 끼고 짖는 개를 때릴 듯이
와당퉁탕 냅들 적에 업더지락 곱더지락
바람벽에 이마 박고 문지방에 코를 깨며
면경(面鏡) 석경(石鏡) 성적
자료평가
    아직 평가한 내용이 없습니다.
회원 추천자료
  • [방송] 장르와 드라마 연구
  • 결국 드라마 비평은 현실 사회와 지배이데올로기를 분석하고 평가함으로써 대중문화 창달의 조력자의 역할을 담당할 것이다.참고 문헌 및 사이트MBC사이트 www.imbc.com시네21 www.cine21.co.kr대자보 www.jabo.co.kr오마이뉴스 www.ohmynews.co.kr조선닷컴 www.chosun.com한겨레 www.hani.co.kr구조주의와 기호학(T.혹스 저, 정병훈 역, 1996 을유문화사)텔레비전 장르의 이해(글렌 크리버 등 저, 박인규 역, 2004 산해)2003년 대중문화론 강의 노트2006년 방송비평론 강의 노트

  • [고전시가론] 가사문학
  • 노처녀의 불구적 상황을 외모와 관련시킨 묘사는 매우 해학적인 표현을 하고 있다. 윤덕진, 『가사읽기』, 태학사, 1999, p. 2417. 종교가사 (宗敎歌辭)(1) 정의: 포교를 목적으로 자기가 믿거나 창건한 종교를 노래한 가사이다. 韓國文學編纂委員會,『韓國文學槪說』, 螢雪出版社, 2002, p.153가사의 효시작품을「서왕가」라고 한다면 가사는 종교적인 색채를 띤 것에서 유래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가사발생 초기에 보이던 이러한 종교가사는 조선시대

  • [조선시가론] 가사의 주제 분류론
  • 조선 중기에 정훈(鄭勳, 1563〜1640)이 지은 가사로 전 84구이다. 그의 문집 『수남방옹유고(水南放翁遺稿)』에 실려 전한다. 두산 대백과사전 참고.작품의 제목 그대로 시인 정훈의 가난한 생활상을 소재로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였지만, 가난과의 의리를 생각해서 저버릴수 없다고 희화화하면서 현실에 대해 순응하고 한편으로는 의리를 추구하는 내면을 보여준다.화자는 빈궁한 자신의 신세를 말하고 힘든 현실에 대해 계속해서 자신의 마음을 이야기

  • 고소설의 발달과정
  • 이야기의 흐름은 그의 전세, 내세를 암시적으로 거론하고 있으며, 그 세계는 천상계와 지상계의 이원세계이고, 현세의 주인공은 천상인의 謫降人이라는 면에서는 謫降小說로 지칭될 수 있다.군담계 영웅소설은 다시 역사상 실존 인물을 소재로 한 역사 군담계 영웅소설과 허구적 인물을 소재로한 創作軍談系 영웅소설로 구분된다. 역사군담계 영웅소설에는 왜족을 소재로 한 壬辰錄, 泗冥堂實記, 郭再祐傳 등이 있고, 호족을 소재로한 劉忠烈傳, 朴氏

  • 고전시가론요점
  • 조선초기 (15c);악장, 경기체가->16c; 고려 말엽부터 이어져온 시조, 가사(가사는 사대부 지식인 중심)->19c 기 층민 중심의 잡가(시조, 가사와 병존)는 개화기 지나서도 성행1.3. 고전시가 이해의 바람직한 태도-텍스트 중심주의적 이해 탈피; 텍스트가 산출된 컨텍스트(context), 곧 텍스트 ‘상황’, 배경도 중시예)향가의 배경설화는 작품해석의 중요 정보-시인- 텍스트-독자는 긴밀한 결속-직접 낭송, 몸으로 경험*2강. 제2장. 상대시가 (p.17~47)*개관; 향가

사업자등록번호 220-06-55095 대표.신현웅 주소.서울시 서초구 방배로10길 18, 402호 대표전화.02-539-9392
개인정보책임자.박정아 통신판매업신고번호 제2017-서울서초-1806호 이메일 help@reportshop.co.kr
copyright (c) 2003 reoprtshop. steel All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