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리 소설에 등장하는 돈과 죽음에 대한 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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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박경리(1926.10.28 - 2008.5.5.)는 한국전쟁의 비극과 개인의 불우한 가정환경을 토대로 한 작품부터 그 외의 작품까지 넓은 영역에 걸쳐 작품 활동을 펼친 인물이다. 그녀는 작품을 통해 부조리한 시대, 개인이 처한 경제적 궁핍과 비극적 상황, 그리고 인간성이 결여된 시대를 여성의 시선에서 사실적으로 묘사하여 전 후 시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삶을 보여주었다. 그녀의 작품 <암흑시대>와 <불신시대> 역시 작가 박경리가 바라보는 세상을 각 소설의 여성 화자를 통해 그려내고 있고, 이것은 전쟁 중 남편을 잃고, 전쟁 직 후에는 급작스럽게 아들을 잃어야 했던 박경리의 삶을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작품 <암흑시대>와 <불신시대>에는 ‘여성 주인공’, ‘주인공의 어머니’, ‘아들의 죽음’, ‘경제적 궁핍’, ‘비정한 사회’라는 공통된 요소가 등장한다. 두 작품은 등장인물과 배경에는 유사성을 보이고 있으나 각각의 특징들은 소설마다 약간의 차이점을 가지며 다르게 구현되고 있다. 나는 이러한 차이점에 중점을 두어 소설가 박경리가 <암흑시대>와 <불신시대>를 통해 말하고자 하였던 바를 도출해내고자 한다.
2. 본론
1) 여인과 죽음
소설 <암흑시대>와 <불신시대>에는 각각 ‘순영’과 ‘진영’이라는 여성 화자가 등장한다. 두 작품의 여성 화자들은 전쟁으로 인하여 가난한 삶을 살아가고 있으며, 전쟁 중에 남편을 잃고, 후에는 차례로 아들을 잃는다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는다. 그녀들이 경험하는 두 번의 죽음은 그녀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고, 그녀들의 삶의 방향과 사회에 대한 인식이 변화하는 시발점이 된다.
순영과 진영이 처음으로 마주하게 되는 죽음은 바로 ‘남편의 죽음’이다. 전쟁 중 남편이 죽음으로 인하여, 그녀들은 각각 가장이 되어 가계와 가족들을 떠맡아야 하는 중대한 임무를 부여받는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남편의 죽음으로 인해 세상에 던져진 그녀들이 이 모든 것을 떠안고 살아가기에 세상은 한없이 냉정하고 무정하다. 앞으로 자신들이 헤쳐나아가야만 하는 이 단단하고 드높은 현실의 벽을 마주한 그녀들은, 상식이 통하지 않는 비정사회를 바라보며 부정적 세계관을 세우게 된다.
순영과 진영이 두 번째로 마주하게 되는 죽음은 ‘아들의 죽음’이다. 아들의 죽음은 비정한 세계에 대한 2차적 인식을 하게 되는 계기로서 작용한다. ‘남편의 죽음’은 어느 날 갑자기 죽은 상태로 찾아온 죽음이기 때문에 그대로 받아드리고 순응할 수밖에 없었지만, 아들의 죽음은 그 모든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순영은 아들 명수가 죽어가는 과정을 지켜봐야 했고, 진영은 죽은 아들 문수를 ‘돈’으로 계산해서 다루는 사회의 모든 과정을 지켜봐야 했다. 그녀들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부조리한 사회의 실체와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되고, 이것은 개인의 내면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
개인의 내면과 삶에 큰 영향을 미친 ‘아들의 죽음’, 아들의 죽음에 대응하는 여성의 태도는 그녀들이 어떤 방식으로 세계에 대응하는지를 단편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암흑시대>의 순영을 살펴보면, 죽음의 문턱에 가 있는 아들이 병원에 입원한 뒤, 수술 할 피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며 수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이 때, 함께 병원을 지키는 친정 엄마로부터 “아가, 넌 집에 가야겠다. 아이들만 둔 집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겠고, 또 비녀 가락지를 내일 올 적에 가져와야 팔아서 치료비로 하지 않겠니.”라는 소리를 듣게 되고, 순영은 기다렸다는 듯이 병원 밖으로 도망쳐 나간다. 순영이 병원에서 도망가는 것은 ‘곧 경수가 죽게 될 것이다.’라는 불길한 예감을 받고 죽음으로부터 도망치고자 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아들의 죽음이라는 공포심에서 벗어나고자 아들이 있는 공간에서 도망치는 태도는 현진건의 <운수 좋은 날>의 김첨지가 죽어가는 아내를 방에 두고 일을 하러 떠난 것과 유사하다. 김첨지 역시 아내가 죽을 것이라는 것을 육감적으로 느꼈으나, 죽음의 기운을 인정하지 않고 일터로 도망친다. 진영과 김첨지의 죽음 외면은 자신들이 갖고 있는 마지막 희망이자 생의 이유였던 자식과 아내가 죽어 사라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었던 마음에서 비롯한다고 이해했다. 아들 문수는 병원의 무관심으로 인해 죽어버리고, 이와 마주한 순영은 깊은 슬픔에 빠진다. 이제는 더 이상 도망쳐 외면할 수도 없이 ‘죽음’과 정면으로 마주하게 된 순영은 결국 미쳐가기 시작한다. 아들이 죽어가는 과정을 모두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던 병원에 대한 분노, 생명마저 돈으로 계산하게 하는 비정한 세상, 아이를 데리고 나간 아저씨에 대한 원망과 자기 자신에게 갖는 혐오 이 모든 것이 순영을 미치게 만든 것이다. 나는 순영이 미친 것에 대하여, 전 후 사회라는 부조리한 세상, 즉 미친 세상을 살아가기에 순영은 한없이 작고 여린 존재라고 이해했고, 결국 순영이도 미친 세상의 횡포에 압사한 것으로 이해했다.
<불신시대>의 진영은 순영과는 사뭇 다른 현실 대응을 보여준다. <암흑시대>의 순영의 아들 경수와 마찬가지로, 진영의 아들 문수도 병원의 무관심으로 인해 죽어버린다. 아들의 죽음을 경험하며 정신적, 육체적으로 약해진 진영은 병원과 종교에 의지하려 하지만, 병원에서는 의사가 아닌 건달이 진료를 보고 있고 주사에 들어가는 약의 양을 눈속임 하고 있다. 마음을 다지려 종교를 찾아 성당에 가지만, 성당 역시 헌금주머니가 돌며 ‘돈’을 지향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실망을 준다. 자신을 속이기만 하는 세상에 염증을 느낀 진영은 고민 끝에 절에 아들 문수의 위패를 모시기로 결정한다. 하지만 백중 당일 문수를 돈으로 계산하고 돈에 액수에 따라 추모의 정성이 달라지는 절의 태도를 보며 그녀는 마지막으로 의지하고자 했던 것에 실망하고 세계에 대한 진영의 분노가 차오르기 시작한다. 결국 진영은 절에서 아들의 사진을 가져와 불로 태워버린다. 나는 진영이 마음을 품고 절에 찾아갔을 땐 당연히 절에 방화를 저지르고자 하는 것으로 이해했다. 그러나 진영이 태운 것은 절이 아닌 문수의 사진과 위패였다. 아들의 사진을 태우며 “그렇지. 내는 아직 생명이 남아 있었지. 항거할 수 있는 생명이”라고 중얼거리는 진영의 태도는 이 미친 세상에 항거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암흑시대>속 순영이 미친 세상에 압사하여 미쳐버렸다면, <불신시대>의 진영은 한층 더 발전 된 인물로 세계와 대응하고자 하는 태도를 보여주며 이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을 믿지 않으며 나 자신만 믿고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절을 방화하여 이 세계를 부정하려는 것이 아닌, 절에 위패를 모시며 위로받고자했던 과거의 자신을 불태우며 새로운 의지를 다지는 것이다.
이처럼 비슷한 유형의 죽음이 순영과 진영 앞에 찾아왔지만, 대응하는 방식은 차이점을 보이고, 우리는 죽음에 대응하는 여성들의 태도를 보며 개인의 성질과 의지를 알아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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