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려윤리 - 이론설명, 사례, 교과서 교육에 적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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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차 ≫
Ⅰ. 이론 설명(배려의 개념, 배려 개념의 발달)
Ⅱ. 사례
Ⅲ. 교과서 교육에 적용
※ 참고문헌
Ⅰ. 이론 설명
1. 배려의 개념
배려라는 개념은 도덕철학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아주 짧은 역사를 갖고 있다. 물론, 박애나 동정심과 같은 도덕적 감정에 관한 전통적인 이론들이 배려라는 미덕의 선조에 해당하는 것이라고 할 수도 있으나, 20세기 윤리학에서 이해되고 있는 배려는 박애나 동정심과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다. 배려는 박애나 동정심에 비하여 더욱 심층적이고 특수한 도덕적 감정이라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배려는 동정심이나 박애에 비하여 특수한 상대방 혹은 그 사람의 상황에 대하여 더욱 포괄적인 관여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1980년대 초반 이후로 페미니스트이건 그렇지 않든 간에 도덕철학자와 사회과학자들은 ‘배려 윤리’(ethics of care)라 불리는 도덕에 대한 새로운 접근의 근거, 규범적 장점, 그리고 함축 의미들에 대하여 열띤 논쟁을 벌여 왔다. 배려 윤리는 서구의 지배적인 도덕 이론들, 특히 칸트의 윤리학에서 일반적으로 강조되지 않았던 도덕적 추론의 측면들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도덕적 추론의 측면들은 대부분 전통적으로 여성의 활동과 경험 속에서 중요한 것이었기 때문에 배려 윤리는 특히 페미니스트들의 특별한 관심의 대상이 되어 왔다. 그 가운데서도 나딩스(Noddings, 1984)는 가장 독보적인 배려 윤리의 옹호자라고 평가할 수 있다. 나딩스는 배려를 기본적인 윤리적 현상이라고 보고 있는 가운데, 배려의 개념에 대한 윤리적 이론화 작업을 공식화하였다.
나딩스의 배려 윤리는 페미니즘과 실용주의적 자연주의에 이론적 근거를 두고 있다. 배려 윤리가 페미니즘적 시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은 배려 윤리가 전적으로 관계적이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며, 실용주의적 자연주의에 토대를 두고 있다는 것은 배려가 보편적이고 관찰 가능한 것이며 실제적인 인간의 상호작용을 초월해 있는 도덕 생활의 근원을 상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에 대하여 나딩스(1995)는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배려 윤리와 칸트 윤리학의 차이점은) 배려 윤리가 페미니즘적 시각에 뿌리는 두고 있다는 점이다. 배려 윤리는 전적으로 관계적인 것이다. 우리가 ‘배려를 해 주는’이라는 표현을 사용할 때, 우리는 관계에 초점을 두게 된다. 배려자가 배려를 해 주는데 실패하거나, ‘나는 해야만 한다’는 것을 거부하거나, 또는 피배려자의 요구 사항에 반응하는데 실패하기 때문에, 어떤 하나의 관계가 배려 관계가 되는데 실패할 수도 있다. 또는 피배려자가 반응할 수 없거나 반응하지 않을 때, 즉 피배려자가 배려자의 노력들을 수용하지 않아 배려 행위가 이루어지지 못했을 때에도 배려 관계가 실패할 수 있다. 끝으로, 배려자와 피배려자 모두 적절하게 반응하고자 하지만, 어떤 조건들이 배려 행위를 방해할 수도 있다. 아마도 적절한 관계를 발전시키는데 필요한 시간이 너무 충분하지 못한 경우가 있을 수도 있다. 그리고, 배려자가 자신이 생각하기에 피배려자가 필요로 하는 것들을 무턱대고 실행하려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배려 행위에 대한 관계적 해석은 우리로 하여금 도덕 행위자뿐만 아니라, 그들에 의해 행해진 행동의 수혜자들 그리고 행위자와 수혜자가 서로 상호 작용하는 조건들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 준다.
그러므로, 성인의 경우에 있어서 배려 행위의 근원은 두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우리는 출생 이후부터 배려의 관계 속에 몰두해 있기 때문에, 우리는 자연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배려자로서 반응하게 된다. 우리가 윤리적 배려를 이끌어 내는 것을 필요로 할 때, 우리는 배려를 해 주고 배려를 받았던 기억들 속에서 만들어진 윤리적 이상으로 향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배려 윤리는 실용주의적 자연주의의 한 형태라고 여겨질 수도 있는 것이다. 배려 윤리는 실제적인 인간의 상호작용을 초월해 있는 도덕 생활의 근원을 그리지 않고 있다. 배려 윤리는 신이나 영원한 실체, 본질적인 인간 본성, 추측에 의해 설정된 인간 본성의 기저 구조 등에 의존하지 않고 있다. 심지어 배려 윤리에 있어서 그것의 관계적 존재론은 이 세상에서 관찰 가능한 어떤 것들에 지칭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나딩스에게 있어서 배려라는 개념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가? 나딩스는 배려에 관한 세 가지의 사전적 정의를 분석하면서 그러한 세 가지의 정의는 배려라는 말의 상이한 용법을 나타내는 것이며, 가장 심층적인 인간적 의미에서 볼 때에 배려는 사실상 세 가지 정의 모두를 포함하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Noddings, 1984).
우리의 사전들은 배려가 정신적 고통의 상태 혹은 전념(engrossment)의 상태임 말해 주고 있다: 배려한다는 것은 부담을 느끼는 정신적 상태, 즉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걱정근심 혹은 염려의 상태 속에 있는 것이다. 둘째,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한 존중심이나 좋은 의향을 가지고 있다면 우리는 그 사물이나 사람을 배려하는 것이다. 만약 내가 수학에 좋아하는 의향을 가지고 있다면, 나는 기꺼이 수학에 상당한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며, 만약 내가 당신에 대한 존중심을 가지고 있다면 당신이 생각하고 느끼고 바라는 것이 나에게 중요한 것이 될 것이다. 그리고 부연하자면, 배려한다는 것은 어떤 사물이나 사람을 위한 보호복지존속의 책임을 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이러한 정의들은 배려에 관한 상이한 용법을 나타내는 것이지만 가장 심층적인 인간적 의미에서 볼 때에 우리는 그것들 각각의 요소들이 배려 속에 포함되어 있음을 보게될 것이다.
이러한 정의만을 놓고 보자면, 우리는 나딩스가 말하고 있는 배려가 개인이 지녀야 할 하나의 미덕을 의미하는 것인 양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딩스는 관계의 중요성에 초점을 둠으로써 그러한 견해를 거부하고 있다. 궁극적인 삶의 실재로서의 배려는 관계적인 것이기 때문에, 나딩스는 배려에 관한 개념 정의에 있어서 이전의 학자들과는 다른 입장을 취하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형태로서의 배려 관계는 배려자와 피배려자라는 두 인간의 연관성(connection) 혹은 만남(encounter)이다. 그리고, 그러한 관계가 배려라고 적절하게 불려지기 위해서는 양자가 모두 특징적인 방식에서 배려에 기여해야만 한다. 배려자와 피배려자 가운데 어느 한 쪽에서의 실패는 배려의 완성을 방해하게 된다.
나딩스는 배려 관계에서 배려자가 지녀야 할 의식 상태로서 전념(engrossment)과 동기적 전위(motivational displacement)를 들고 있다. 전념은 피배려자에 대한 개방적이고 비선택적인 수용성을 의미한다. 나딩스는 전념을 “타인을 위하여 영혼이 스스로 자신의 내용물을 비우는 것” 혹은 “완전한 수용성”에 비유하고 있다 (1992, p. 16). 즉, 전념은 다른 사람의 실체를 이해한다는 개념으로서 자신을 멀리 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말한다 (박병춘, 19998). 나딩스는 전념을 “함께 느끼는 것(feel with)”으로 묘사하기도 한다. 나딩스는 부버의 포함(inclusion) 개념이 자신의 전념 개념과 유사하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전념한다는 것은 다른 사람과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을 내 안으로 완전히 수용하여 함께 느끼는 것을 의미한다. 그 결과, 나의 눈으로 그리고 그 사람의 눈으로 동시에 세상을 볼 수 있는 상태가 바로 전념의 상태인 것이다. 그러므로 전념은 배려자 자신의 눈과 피배려자의 눈을 통해서 피배려자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동기적 전위는 배려자의 동기적 에너지(motive energy)가 피배려자와 피배려자의 프로젝트를 향해 흐르는 것을 의미한다. 신발 끈을 매려고 애쓰고 있는 아주 어린아이를 목격했을 때 우리는 종종 마치 우리의 손가락이 신발 끈을 매고 있는 것처럼 움직이는 것을 느끼곤 하는데 이것이 바로 동기적 전위이다. 따라서 동기적 전위란 배려자가 자신의 목표에 두었던 관심을 피배려자의 목표로 전환하여 그 목표를 자신의 목표로 간주하고 그것을 실현시켜 주기 위하여 행동하고자 하는 의식이나 정신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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