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자전거 도둑 자전거 도둑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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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도둑
I. 네오 리얼리즘
<자전거도둑>은 비토리아 데 시카 감독이 1948년에 제작한 영화로 네오리얼리즘 영화다. 당시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들이라 할 수 있는 흔들리는 대지(비스콘티), 무방비 도시(로베르트 롯셀리니) 등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이고 야외촬영, 비전문배우의 기용 등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가장 충실한 네오리얼리즘 영화라 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 도둑에 대해 쓰는 데에 앞서, 이러한 네오리얼리즘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알고 넘어가야 할 것이다.
제2차 세계대전 후 황폐한 이탈리아 땅에서 시작된 네오리얼리즘은 패전 이전의 파시즘 정권의 억압으로 인한 선전영화, 진부한 코미디나 상류계급을 대상으로 한 멜로, 소설의 영화화와 패잔국의 공통적인 특징인 문화침식으로 미국영화의 잠식이라는 현실에서 벗어나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려고 한 영화제작방식으로 하나의 특별한 영화 운동이다. 비스콘티의 <강박관념>으로 시작된 네오리얼리즘의 옹호자들은 영화의 목적이 사건들의 일상성을 찬양하는 것이라고 믿었고, 그들은 이전부터 있었지만 결코 주목받지 못했던 어떤 디테일을 파헤치려고 노력했다.
네오리얼리즘은 인간에 대한 보다 솔직한 결함과 욕망을 묘사했고, 주제의 대부분이 전쟁, 레지스탕스, 전쟁의 여파로 인한 가난, 실업, 매춘, 암시장을 다루었다. 등장인물도 대부분 노동계급이나 하층민을 대상으로 하였고, 사회적, 정치적 환경을 비판하기도 했다. 영화의대부분이 야외에서 촬영되었고, 자연광을 이용하였다.
네오리얼리즘 영화 감독은 편집과 카메라작업과 같은 기교를 중요시하지 않고, 진실성을 위해 형식적인 아름다움을 희생시켰다. 네오리얼리즘은 이탈리아에서 전쟁 직후의 절박한 상황이, 어느 정도 개선된 사회경제적 환경의 변화와 흥행부진에 따른 제작 기피 등으로 인해 1950년대 중반에 거의 끝났지만, 하나의 영화적인 방식으로서 세계영화사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비토리아 데 시카가 만든 <자전거도둑(1948)>은 당시 이탈리아 상황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는 네오리얼리즘의 대표작이다.
II. 자전거도둑에 대한 감상
우선 영화는 한 일자리 중개소를 배경으로 시작한다. 중개소의 외곽에서 졸고 있는 주인공 안토니오의 모습과 중개소에 몰려있는 많은 인파, 일자리를 하나하나 소개해 줄 때의 중개인과 다른 구직자들의 대화에서 이 당시 일자리를 구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소요됐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게 하여 영화는 취직자리를 얻을 수 있을 거라는 점에서 희망적인 분위기로 전개되어 간다. 물론, 안토니오가 소개 받은 일자리에 필수적인 요소인 자전거에 잡힌 저당을 풀기 위해 잠잘 때 필요한 이불을 팔아 넘기긴 하지만, 보수 좋고 안정적인 직업을 가질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어 이들은 시종일관 기분이 좋다. 누구보다도 안토니오의 표정이 좋아 보이는데, 이것은 아마 여태껏 아내에게 심지어는 아들인 브루노에게 까지 가정 수입을 맏겨 왔기에 생긴, 자신의 무능력함으로 인해 유발된 그 간의 죄책감을 덜어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의 자아실현적 수단이라고도, 객관적으로 보아 그리 좋은 일자리라고만은 할 수 없는 벽보를 붙이는 일을 하면서도 말이다.
하지만, 이런 행복은 그리 오래가지 못한다. 안토니오가 채 일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조직적인 자전거 절도단에 의해 그의 생계수단이라 할 수 있는 자전거를 도둑 맞기 때문이다. 잽싸게 달아나는 젊은이와 그를 쫒는 안토니오를 도와주는 척 하면서 방해하는 중년 남성, 끝내 젊은이를 붙잡지 못한 안토니오의 시야에 들어온 도심의 모습은 너무나도 야박하게만 느껴진다. 막막하다. 생계수단을 잃어버린 안토니오 따윈 아무런 상관없다는 듯이 아무런 관심도 기울여주지 않고 각자 갈 길만 찾아가는 사람들, 그리고 자전거 보다 훨씬 값 비싼 차들이 계속해서 돌아다니는 모습에선 빈부격차, 불공평함마저 느껴진다.
자전거를 도난 당한 후, 안토니오는 당연히 자전거를 찾기 위해 경찰서에 신고를 한다. 허나, 어찌된 일인지 경찰은 안토니오에 대해 무관심을 넘어선 거의 푸대접까지라 할 수 있는 정도의 태도를 보인다. 신고는 접수만 하고, 자기는 회의에 가야 한다며 자전거는 안토니오 스스로 찾되, 그 찾은 연후에나 어떤 조치를 취해 주겠다는 것이다. 참으로 기가막힐 노릇이다. 그 온 로마시내를 어떻게 혼자 개인이 일일히 수색을 할 것이며, 무슨 권한으로 사람들의 협조를 구할 것인가, 게다가 어떤 범인이 순순히 내가 범인이오라고 선뜻 응해 줄 것인가. 그런 의미에서 "그냥, 자전거 한대일 뿐이야." 라고 하는 경관의 한 마디는, 시청자로 하여금, 힘 없는 하층민에 대해 공권력이 취하는 부조리한 태도에 대한 밑바닥으로부터 끓어오르는 분노와 비판적 관점을 갖게 해준다.
이런 경찰의 태도에 낙심하며, 어쩔 수 없이 안토니오는 자신의 세상물정을 어느 정도 아는 듯이 보이는 친구와 그의 동료들, 아들 브루노와 함께 자전거를 찾기 시작한다. 하지만, 영상이 계속될 수록 자전거를 찾을 수 있을 거란 희망은 옅어져만 간다. 전부 부품화가 되어 버린 자전거를 무슨 수로 다시 되돌린다는 말인가, 새로 사지 않고서야. 설상가상으로 이런 안토니오들의 눈 앞에 끝 없이 펼쳐진 나열된 자전거들의 행렬과 주인과 함께 도로를 달리는 자전거들의 모습을 보고 있으면, 누구라도 힘이 빠져 허탈한 기분이 들 것이다. 자전거가 이리도 많은데, 이 중에 내 것은 없단 말인가 하고. 그렇게 한참을 찾은 후, 어느 정도 체념한 듯이 일행은 둘로 나뉘어 찾기로 결정한다. 그리고 안토니오와 브루노의 일행이 찾은 곳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흑백임을 감안해도 어두웠던 화면이 더욱 어두워진다. 다른 행복한 영화들에서처럼 비가 은총이라든가, 감수성의 의미로 쓰여진 것이라면 좋았겠지만, 유감스럽게도 여기선 그렇지 않다. 비가 내리면 자전거를 내다 파는 시장도 영업을 중지하게 되는 것이고 이는 수색전선에 먹구름이 꼈음을 의미한다. 게다가 자전거는 또 어찌나 많이 나오는 지, 그 자전거들을 바라보는 안토니오와 브루노의 마음은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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