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감상문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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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읽고 나서 …….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은 고등학교 때 친구의 추천으로 읽었었던 책이었다. 자원봉사론 과제로 자원봉사와 관련된 도서를 읽고 소감문을 쓰는 과제를 내주면서 교수님께서 예로 들어 준 책 사이에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있어 몇 년 만에 다시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읽어봤던 책이어서 이 책을 선택한 이유도 있었지만 사실 오래되어 기억이 잘 나지 않았던 이유에서도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처음 교수님이 자원봉사 관련 도서로 이 책의 제목을 말씀하셨을 때 이 책도 자원봉사와 관련이 되는 것인가라는 의구심이 들었었다. 책의 내용은 루게릭이라는 희귀병을 앓게 된 교수와 제자의 마지막 수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제자는 매주 화요일 교수를 찾아가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는데 그것이 수업이라고 하기에는 대화수준이 전부이지만 그 대화 속에서 많은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이러한 책의 내용이 왜 자원봉사와 관련이 있을까하고 생각을 해보았다. 교수님께서 추천해 주신 이유도 있을 텐데 왜 이런 내용이 봉사와 관련이 있을까 책을 읽으면서도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나의 머릿속에 인식되어 있는 자원봉사의 개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았다.
그리고 문뜩 자원봉사를 했었을 때의 일이 생각이 났었다. 어느 기관에 자원봉사를 하러 가서 아동 성교육에 쓰일 교구 만드는 일을 도와드린 적이 있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도 아니었고, 금방 만들 수 있는 거였지만 기관 사람들이 너무 고맙다며 아이들이 좋아할 거라며 기뻐하시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하기에 어려운 일이 아니었는데도 이로 인하여 누군가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하였다. 그리고 그때 만든 교구를 찍어 홈페이지에 올리시면서 자원봉사자의 능력 나눔으로 인하여 아이들에게 교육을 할 때 잘 사용될 것 같다는 멘트도 함께 적어주셨다. 간단히 할 수 있는 일인데 이것을 능력 나눔이라고 표현한다는 것이 쑥스럽기도 하였지만 정말 작은 나의 힘으로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뿌듯해졌었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의 책과 나의 이 경험을 통하여 자원봉사가 어떠한 것일까라는 나의 의구심은 조금 풀렸다. 어떻게 생각하면 자원봉사라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정말 단순히 생각하면 누군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작은 행동을 하게 되더라도 이것이 봉사라고 여겨도 무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행동이지만 이것을 직접 하는가 안하는가에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앞에 자원이라는 단어가 왜 붙는지 그리고 이 단어가 주는 중요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봉사는 본인이 원해서 하는 경우와 점수를 위해서 할 수 없이 하는 봉사가 있을 수 있다. 자원봉사는 말 그대로 자신이 원해서 하는 봉사를 말하고 있다. 물론 막상 기관에 가서 봉사를 하더라도 자신이 하고 싶었던 분야에서 봉사를 할 수 없고 기관에서 시키는 일을 하게 되더라도 자신이 원한 곳에 아니 자신이 원해서 봉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책을 보면 제자가 루게릭이란 희귀병으로 인하여 죽음으로 향하고 있는 교수를 매주 찾아가게 된다. 교수를 매주 찾아가는 것이 봉사라고는 나와 있지 않지만 어떻게 보면 봉사의 의미로 받아 드릴 수 있을 것이다. 생각하기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가는 것이 뭐가 어렵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막상 이것을 실천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개인적인 사정이 생길 수도 있는 것이고,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것이 쉽지는 않기 때문이다. 물론 책속의 제자 미치는 모리와 화요일에 보기로 약속을 했지만 자신의 급한 일이 생기면 못 올 수도 있었을 텐데 그 약속을 지켜냈었다. 매주 교수님을 찾아간다고 해서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누가 인정을 해주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자신이 좋아서 교수님을 찾아뵙고 교수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교수님을 위한 마음으로 매주 찾아갔었던 것이다.
이러한 작으면 작은 제자의 방문으로 인하여 교수님은 힘을 얻을 수 있고,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더 해 줄 수 있고, 한 사람이었지만 지금은 여러 사람에게 삶의 큰 교훈을 주게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교수님에게는 단지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 자신에게 누군가 찾아와 주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고 행복이지 않았을까 싶다. 모리교수에게 미치는 자신의 죽음을 좀 더 편하게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와준 사람 중 한명일 것이다. 남들보다 더 긍정적이고 삶을 즐길 줄 아는 그리고 죽음도 거부하기보다는 아름답게 받아들일 수 있는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삶을 살았던 모리교수에게 미치는 소중한 제자로 남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한편으로 생각해 보았다. 내가 미치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점점 죽어가고 있는 교수님을 만나러 매주 갈 수 있을까... 나의 대답은 쉽게 나오지 않았다. 지금 일반 기관에 행정보조로 자원봉사를 나가고 있지만 가끔씩 몸이 너무 안 좋거나 할 일이 많을 때 봉사를 갈까 말까 고민을 할 때가 있었다. 사람을 만나는 봉사가 아니어서 쉽다면 쉬운 봉사를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내가 사람을 만나 그것도 건강한 사람이 아닌 죽음을 코앞에 둔 사람을 만나러 매주 간다는 것이 쉽게 느껴지지 않았다. 미치는 한때 자신이 존경했던 교수였고, 그 교수로 인하여 자신의 인생에 많은 도움을 얻었고, 자신의 삶이 그때와는 다르게 변하여 살고 있음을 교수를 다시 만남으로써 알게 되어 자신의 모습에 실망을 하고 그렇게 살아오지 못한 것에 후회를 하는 마음에 교수님을 찾아뵌다고 하여도 쉽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라고 생각이 든다. 어떠한 이유가 되었든 간에 자신에게도 물론 좋은 점이 있어서 찾아가게 된 것이라도 미치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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