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문학사 농촌의 가난을 사실적 모순적으로 나타낸 김유정의 단편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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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 e p o r t ]
농촌의 가난을 사실적, 모순적으로 나타낸
김유정의 단편소설
1. 서론
많은 사람들이 작가 ‘김유정’하면 떠오르는 작품으로 「봄·봄」혹은「동백꽃」을 말할 것이다. 이 두 작품이 김유정의 대표 작품으로 알려져 있기도 하고 학창시절 문학수업 시간의 교과서에서 두 작품 중 하나는 꼭 보았기 때문이기도 하다. 「봄·봄」에서는 주인집 데릴사위가 될 꿈을 가지고 3년 동안이나 열심히 잃나 신부 될 처녀가 아직 키가 덜 컸다는 이유로 성례를 시켜주지 않자 총각이 장인 될 사람과 멱잡이를 벌이는 이야기다. ‘뒤통수를 긁고 나이가 찼으니 성례를 시켜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하는 주인공의 모습은 순진해 보인다. 하지만 이 주인공은 종아리의 파리를 쫓는 척하고 허리를 구부리며 장인의 궁둥이를 콱 떠밀어 버린다. 그래도 주인공은 말한다. ‘그러나 내 사실 참 장인님이 미워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고 말이다. 김유정의 다른 작품「동백꽃」은 염문을 일으키면 소작논을 떼일 위험이 잇으니 마름집 처녀 가까이 가지 말라는 부모의 명 때문에 그 처녀가 와서 수작을 걸자 어쩔 줄 몰라하는 총각의 이야기이다. 굵은 감자 세 개를 내밀며 ‘느 집엔 이거 없지?’ 하고 내미는 마름집 처녀 점순이의 모습은 주인공 총각막 모르고 책을 읽는 독자들은 모두 잘 알 수 있다. 두 작품을 읽으면 시골을 배경으로 한 순진한 남녀의 이야기가 나와 순수함이 느껴진다. 하지만 이 속에도 분명 아름다움만 있는 것이 아니다. 「봄·봄」에서 장인의 모습을 보면 ‘허나 인심을 잃었다면 욕보다 읍의 배참봉 댁 마름으로 더 잃었다. 번이 마름이란 욕 잘 하고 사람 잘 치고 그리고 생김 생기길 호박개 같아야 쓰는 거지만 장인님은 외양이 꼭 됐다. 장인이 닭 한 마리나 좀 보내지 않는다든가 애벌논 때 품을 좀 안 준다든가 하면 그해 가을에는 영락없이 땅이 뚝뚝 떨어진다.’ 라고 주인공은 말하고 있다. 작은 시골마을 안에서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차이가 있고, 가진 자인 장인은 인심을 잃으면서까지 자신의 배를 채우고 있다. 하지만 그 마름과 소작농의 차이는 주인공과 장인의 사이에서 살짝 비껴갔다. 주인공은 물론 혼례를 시켜 주겠다는 장인 밑에서 억울하게 일하고 있지만 그것이 현실 세계에서의 피폐함을 보여주지는 않고 있다. 「동백꽃」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주인공 총각은 ‘그렇잖아도 저희는 마름이고 우리는 그 손에서 배재를 얻어 땅을 부치므로 일상 굽실거린다.’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마름과 소작농의 관계로 인한 갈등이나 참담함은 보여주지 않는다. 그래서 이 두 작품을 보면 농촌에는 분명히 마름과 소작농의 관계처럼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이 분명히 존재하고 있음에도 독자는 그것에 초점을 맞추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면 김유정의 다른 작품에서도 위의 두 작품처럼 1930년대 현실의 궁핍이나 처참함은 독자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비껴가는 것일까. 이 보고서에서는 작가 김유정의 작품 중 3작품 「소낙비」, 「가을」, 「만무방」을 통해 그것을 알아보고자 한다.
2. 본론
(1) 작가 ‘김유정’
김유정은 1908년에 태어났다. 2남 6녀 중 일곱째로 태어났는데, 첫 아들을 낳고 내리 딸 다섯을 둔 후에 얻은 아들이라 귀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게다가 아버지 김춘식은 춘천부 남내이작면 증리 실레마을의 천석을 웃도는 지주였다고 한다. 또 서울의 진골에도 백여 칸 되는 집을 가지고 춘천과 서울 양쪽에서 생활하였다고 한다. 이것으로 보아 작가 김유정이 어린시절에 유복한 환경에서 귀하게 컸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김유정의 부모님은 김유정이 채 10살이 되기 전에 연달아 돌아가셨다. 그리고 재산을 탕진하는 방탕한 형의 밑에서 자라야 했다. 김유정은 학교에서 제적을 당하기도 하고 거절당한 사랑의 아픔에 힘들어 하다가 춘천에서 마음을 잡기 시작한다. 그의 집 사랑방에서 문맹 퇴치 운동을 하게 되는데 이 활동이 점점 확대되어 농촌의 생활 개선을 위한 노름 퇴치나 마을 길 넓히기, 부녀자들을 위한 야학 운동, 현동조합 운동 같은 것을 전개하게 된다. 이러한 김유정의 삶이 그의 작품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있다. 먼저, 김유정은 춘천에서 문맹 퇴치 운동과 함께 여러 가지 농촌 생활 개선 운동을 하면서 농촌의 마을 사람들과 교류를 많이 하게 된다. 이러한 그들의 일상생활은 작가 김유정은 메모를 하기도 하고 머릿속에 담아 두기도 한다. 훗날 이것이 작가 김유정이 농촌을 배경으로 소설을 쓰게 된 것에 밑거름이 되었다. 또 김유정은 이 보고서에서 살펴볼 작품 「소낙비」, 「가을」, 「만무방」같이 현실세계의 궁핍한 모습을 담은 작품을 쓰는데, 유복한 환경에서의 넉넉하지 않은 생활로의 급변한 생활환경이 김유정의 작품에 영향을 주었으리라 생각한다.
(2) 김유정의 작품 속 1930년대 농촌의 모습
1930년대는 식민지 시기 중에서도 수탈과 탄압이 중첩되던 시기였다. 그 중에서도 토지 와 식량 수탈이 농민들에게는 견디기 힘든 것이었다. 토지의 주인이 일본인들이 되면서 일본인 지주는 토지 소유자로 농지가 없는 소작농민에게 토지를 빌려주고 소작료을 받았다. 이 때 마름을 시켜 소작 농민을 감독하고 소작료를 징수했다. 그런 과정에서 지주는 소작료를 더욱 올려 받고 마름은 마름대로 지주와 별개로 농민들을 수탈하였다. 당시 지주는 수리조합비, 비료대 등의 각종 부담까지 소작농민에게 저가하여 80%의 소작료를 수탈하였다고 한다. 또 소작료 이외에 노력봉사, 경조사비용 등 각종 명목을 소작농민에게 부담시켰다. 소작농민은 지주에게 신분적, 경제적으로 예속되어 노예나 다름없었다. 또 일본으로 곡물이 빠져나가면서 농민들은 쌀보다 더 비싼 가격에 만주에서 들여온 조를 먹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상황을 김유정의 작품 「만무방」에서 볼 수 있다.
그러나 캄캄하도록 털고 나서 지주에게 도지를 제하고, 장리쌀을 제하고 색조를 제하고 보니 남는 것은 등줄기를 흐르는 식은땀이 있을 따름. 그것은 슬프다 하기보다 끝없이 부끄러웠다. 같이 털어 주던 동무들이 뻔히 보고 섰는데 빈 지게로 덜렁거리며 집으로 돌아오는 건 진정 열적기 짝이 없는 노릇이었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일하고 성실한 응칠이의 동생 응오도 추수를 하고 난 뒤 남는 것은 빈 지게 뿐이다. 또 다음은 응오의 아내가 아파 아내에게 먹일 것을 준비하는 장면이다. 이 장면에서 주식인 쌀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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