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리주의 - 사례와 적용 - 교과서 - 2 안전한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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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리주의
1. 이론 개관
공리주의(功利主義, utilitarianism)는 공리성(utility)을 가치 판단의 기준으로 하는 사상이다. 곧 어떤 행위의 옳고 그름은 그 행위가 인간의 이익과 행복을 늘리는 데 얼마나 기여하는가 하는 유용성과 결과에 따라 결정된다고 본다. 넓은 의미에서 공리주의는 효용·행복 등의 쾌락에 최대의 가치를 두는 철학·사상적 경향을 통칭한다. 하지만 고유한 의미에서의 공리주의는 19세기 영국에서 벤담(Jeremy Bentham, 1748~1832), 제임스 밀(James Mill, 1773~1836),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 1806~1873) 등을 중심으로 전개된 사회사상을 가리킨다.
(1) 벤담-양적 공리주의
벤담은 19세기 영국의 경험론을 바탕으로 공리주의를 창시하였고 공리주의를 가장 명료한 형태로 정식화였으며 강하게 옹호하였다. 벤담은 당시 행위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 종교와 전통, 미신을 거부하고 행위 선택의 기준에 대한 경험적 근거를 확립하게 되는데 이는 바로 행복(쾌락) 추구이다. 그에게 행복은 쾌락이며 고통이 없는 상태이다.
벤담은 가장 기본적인 도덕 원리로 공리의 원리를 제시하였다. 많은 사람에게 유용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행위가 가치 있는 행위이며 옳고 선한 행위이다. 벤담은 개인과 사회와의 행복의 관계에 대해서 사회는 개개인의 집합체이기 때문에 개개인이 행복은 사회 전체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개개인의 행복의 양이 증가하면 사회 전체의 행복도 증가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개인의 행위 선택은 중요한 것이고 기준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위의 원리에서 최대 다수를 계산함에 있어 모든 사람은 오직 한 사람으로만 계산되며, 결코 한 사람 이상으로 계산되지 않는다. 벤담에게 있어서 인간이 가장 유용한 결과를 택하는 기준은 강도, 확실성, 신속성, 다산성, 순수성, 지속성, 쾌락의 범위로 어떤 행위를 선택하기 전에 7가지 기준으로 행복을 계산을 하여 행복의 총량이 가장 높은 것을 선택하게 된다. 이들 중 강도와 지속성은 현재 느끼고 있는 쾌락의 가치를 평가하는 기준이며 확실성과 신속성은 미래의 쾌락을 예측할 경우에 적용되는 기준이며 다산성과 순수성은 쾌락의 유형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다. 마지막으로 쾌락의 범위는 어떤 행위의 결과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쾌락을 주는가를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그런데 이러한 쾌락의 계산법에 있어 주목해야 할 점은 쾌락이 오직 양적으로만 고려될 뿐 질적인 차이는 무시되거나 질적인 차이도 양으로 환원하여 수량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벤담의 공리주의의 특징은 선은 곧 쾌락이고 행위는 결과에 비추어 선택한다는 쾌락주의적이고 목적론적, 결과론적 공리주의이다. 벤담의 이론은 심리적인 이기주의지만 윤리적 이기주의를 설명하는데는 실패한다. 또한 의무를 행하는 이유에 대해 개인의 이익과 연관되어 설명한다. 그러나 벤담의 공리주의는 많은 비판을 받게 되는데 먼저 모든 쾌락이 질적으로 동일한지 여부이다. 그리고 인간이 어떻게 공리주의적인 행동을 하는지, 인생의 목표가 행복이 될 수 있는지, 내가 다른 사람의 쾌불쾌를 예측할 수 있는지, 쾌락을 수치화 할 수 있는가 등이 있다.
(2) 밀-질적 공리주의
벤담의 공리주의가 위와 같은 많은 비판을 받게 되자 밀은 『공리주의』라는 저서에서 공리주의에 대한 비판을 걷어내고 공리의 원리가 기본적 도덕 원칙이 되는가에 대해 증명하려 했고 그러면서 벤담의 주장을 넘어선 특징적인 자신의 이론을 전개해 나가게 된다. 밀 역시 옳고 그름(선악, 시비)은 결과(행복, 쾌락)에 따라 결정된다는 목적론적인 윤리관을 따르고 있다. 그러나 밀은 벤담과 달리 쾌락의 질적 차이를 인정한다. 쾌락은 질적으로 차이가 있으며 인간은 저급한 쾌락에 만족하지 않고 정신적 쾌락을 얻고자 하므로 공리주의가 돼지에게나 어울리는 철학이라는 비판을 걷어낸다. 그렇다면 인간은 어떻게 쾌락의 우위를 알 수 있는가? 합리적인 인간은 양자의 쾌락을 모두 경험하고 나서 보다 선호하는 것을 우위의 쾌락으로 정한다. 이러한 선호 방식은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공리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었던 행복을 측정하여 계산할 수 있다는 이점을 잃게 하였다.
행복이 과연 도달 가능한 목표인가에 대한 비판에 대해 인간의 행복은 쾌락이 연속이 아니라 고통과 즐거움이 균형 잡힌 경우라고 하였다. 그렇기 위해서는 인간은 다양한 곳에 관심을 가져서 공동선을 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다음은 인간이 자신의 이익보다는 최대의 이익을 위해 행동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비판에 대해 공리주의는 옳음의 기준을 제시한 것이지 옳음을 행해야 하는 동기를 제시한 것은 아니라는 다소 애매한 설명을 하였다. 그리고 늘 쾌락을 계산할 수 있겠는가에 대한 비판은 행위에 대한 측정 기준을 매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인류 전체에 축적된 문화가 그 행위가 최선의 결과를 가져오는지 알려준다는 것으로 정당화하였다. 이는 규칙 공리주의의 효시로 볼 수 있다.
또한 밀은 유용성의 원리를 증명하려고 하였다. 인간의 목표로서 행복, 쾌락이 바람직한 것인가라는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 밀은 많은 사람이 행복을 원한다는 사실을 제시하였다. 그러나 이는 어떤 것이 ‘욕구된다’는 사실로부터 그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도출한 자연주의적 오류의 전형을 보여준다. 당위의 옳음을 증명하기 위해 사실을 제시하는 것이 타당하려면 그 속에 숨겨진 전제에 동의를 해야 한다. 밀은 전체의 행복과 모든 개인의 집합체에 있어 선을 동일시하고 있는데 이 또한 ‘결합 또는 분해의 오류’를 범한 것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밀의 논증이 가능하려면 모든 사람들의 마음이 하나가 되어 어떤 집합체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위의 증명은 오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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