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승 자료 레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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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세덕 <동승>
-희곡의 갈등구조, 캐릭터의 구축양상, 극적 시공간의 특징
함세덕의 <동승>에는 인물들 간의 갈등을 통해 ‘도념’이라는 주인공의 내적갈등과 성인으로 성장해 가는 과정을 그려내고 있다. 여기서의 갈등은 속세로 내려가고 싶어 하는 도념과 이를 말리는 주지의 대화를 통한 외적 갈등으로 대부분 형상화되어있다. <동승>의 내용전개의 주된 배경은 심산 고찰의 한 절이고, 이 공간적 배경은 크게 속세와의 단절의 상징인 산문(山門) 안의 절과 도념이 속세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품고 마을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인 산문 밖 우물가로 나눌 수 있다. 도념은 항상 떠난 어머니를 그리워하고 또래 아이들이 자유롭게 노는 것을 부러워하면서, 어머니를 찾아갈 수 있고 여느 아이들처럼 놀 수 있는 속세를 항상 그리워한다. 주지는 도념이 어머니를 잊고, 주지 자신의 경험에 비추어 봤을 때 험난했던 속세의 삶을 택하지 않고 순수한 그대로 수도자의 길을 가기를 바란다. 이런 그의 생각이 도념과의 갈등을 만들어 내는 원인이다.
또 다른 갈등으로는 초부의 아들인 인수와 도념과의 갈등이 나타난다. 초부는 도념이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것을 안쓰러워하며, 도념이 잡은 토끼를 자신이 잡았다고 주지에게 거짓을 말해서라도 도념을 궁지에서 벗어나게 해 주려 한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초부는 도념이 자신에 관한 것을 터놓고 말할 수 있는 아버지 같은 존재로 형상화되어있다. 이 희곡에서 초부가 도념에게 아버지 같은 존재로 자리매김하면 자신의 위치가 불안정해지는 인물은 초부의 아들인 인수이다. 인수는 이런 이유로 도념을 미워하며, 초부가 덮으려 하던 도념의 잘못을 주지에게 일러바쳐 도념이 안대가집 미망인을 따라 서울로 가는 꿈을 좌절시킨다.
마지막 장면에서의 초부와 도념의 대화를 통해 도념이 여러 번 산을 내려가 어머니를 찾으려는 시도를 했던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통해 도념이 주지의 금기와 어머니를 찾으려는 욕망 사이에서 많은 내적 갈등을 거쳤을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도념이 이런 내적 갈등을 극복하고 결국 자의에 따라 어머니를 찾고 세상을 경험하려 산문 밖으로 나와 산을 내려가는 모습으로 희곡은 마무리된다.
동승에서 나타나는 캐릭터들을 두 부류로 나누면 동승의 입장에 동조하는 초부와 미망인 두 캐릭터와, 동승의 의지에 반대를 가하는 주지와 정심으로 나눌 수 있다. 부수적으로 인수와 미망인의 친정모도 동승과는 반대 입장인 부류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주위 사람들이 수근 거리는 말에 따르면 도념은 여승이었던 어머니가 사냥꾼이었던 아버지와 눈이 맞아 낳아놓고 절에 버린 아이이다. 태어나자마자 절에 맡겨진 도념은 한 번도 어머니를 보지 못하고 자라왔다. 이 때문에 항상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주지에게 어머니가 있는 곳을 가르쳐 달라고 조른다. 새를 잡을 수도 있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놀 수 있고 집에 가면 어머니가 기다리고 있는 동네 아이들을 동경하면서, 속세로 내려가면 어머니를 찾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주지에게 계속해서 속세로 내려가게 해달라고 하지만, 주지는 허락하지 않는다. 주위 사람들이 어머니와 닮았다고 하는 안대가(大家)집 미망인에게 정을 느끼며, 미망인을 따라 서울로 가서 자유롭게 살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다가 토끼를 살생한 것이 발각되어 꿈이 깨어진다. 도념이 살생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도 그 일이 어머니를 위한 마음 때문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미망인은 개의치 않고 도념을 데려가려 하지만, 주지는 도념이 속세에 물들 것이라는 우려가 더욱 커져 도념의 서울행을 완강하게 반대하고 나선다. 미망인이 자신을 데려가려는 마음을 접자 혼자 절을 나와서 도망이라도 가 어머니를 찾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실질적 보호자인 주지의 말에 순종적으로 따르기 보다는 자신의 의지에 따라 행동한다는 데에서 더 이상 어린아이가 아닌 어른으로 성장했다는 것을 보여준다.
초부는 희곡의 처음 부분부터 등장하며 동승과 오래 알고 있었던 사이라는 것을 둘 사이의 익숙한 대화를 통해 알 수 있다. 초부는 도념이 수행보다는 어머니를 찾는 데에 더욱 신경을 쓰며, 주지스님이 금기로 했던 살생을 저지르는 것을 보고도 어린아이의 당연한 행동이라는 생각을 하면서 도념을 안쓰럽게 생각한다. 오히려 도념의 행동을 자신이 했다고 덮어주어, 서울로 가려는 도념의 꿈이 깨지지 않게 도와주려한다.
미망인도 처음에는 도념이 살생을 저질렀다는 것에 놀랐지만 어머니를 위해서였다는 말을 듣고 도념에게 더욱 애착을 가지게 된다. 어머니가 자신을 닮았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잘 따르는 도념을 보고, 아들을 잃은 슬픔을 도념에게 위로받으려 그를 서울로 데려가려 한다. 이 희곡에서 미망인이 도념에게 애착을 가지는 부분이 설득력 있게 전달되지는 않는다. 아무리 어머니를 생각해서 한 행동이라고 해도, 자신의 친 아들의 위로제를 지내는 공간에 토끼를 잡은 것을 놔두었다는 것은 불쾌한 일일 것이다. 하지만 미망인은 이에 괘념치 않고 도념을 서울로 데려가겠다고 주장한다. 아들을 잃은 슬픔을 도념을 보며 보상받겠다는 심리는 알겠지만, 그런 마음을 먹게 된 과정이 어색하게 다가오는 측면이 있다.
위의 두 캐릭터와 달리 주지는 속세를 경험하고 다시 수도의 세계에 들어오기 위해 힘들었던 자신의 경험을 생각하고, 어머니와 아버지의 죄를 수도를 통해 씻어야 하는 도념에게 더욱 힘든 짐을 지우고 싶지 않다는 생각으로 도념이 마을로 내려가는 것을 막는다. 이 때문에 어머니가 절에 도념을 보러 찾아왔을 때도 도념이 흔들릴까 염려되어 어머니와 만나게 해 주지도 않고, 어머니의 거처를 알고 있는 것 같지만 도념에게 가르쳐주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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