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인권의 이해, 조효제 교수의 인권오디세이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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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효제 교수의
인권 오디세이를 읽고
1. 시베리아의 리코프 가족
2. 군대 없는 나라, 가능한가?
3.재난에서 보호받을 권리
4. 다문화 사회를 위한 인권 교실
1장에선 ‘시베리아의 리코프 가족’이라는 내용이 나온다. 리코프 가족은 1978년 헬기로 지형을 살피던 지질학자들로부터 발견되었다. 그곳은 가장 가까운 인가로부터 약 250km나 떨어져 있었고, 침엽수림이 끝도없이 펼쳐진 고산지대, 즉 사람이 살고 있다고 생각하기 어려운 곳이었는데 리코프 가족은 왜 여기에 들어왔을까.
리코프 가족은 독실한 크리스천이었다고 한다. 헌데 러시아 혁명 후 종교탄압이 거세지고 스탈린이 대숙청을 벌이면서 이를 피하기 위해 아내와 자식들을 데리고 깊은 오지로 들어왔다고 한다(리코프 형도 이때 사망). 1936년에 피신했고 그 후 두 자식을 더 얻었지만 약 40년간 단 한 번도 이 거주지 밖으로 나간 적이 없었다고 한다. 그 말인 즉슨 피신 후론 비단 리코프 뿐만 아니라 자식들도 가족 외엔 아무도 본 적이 없다는 말이었다.
작가는 로빈슨 크루소의 사례를 제시하며 말한다. 인권이 제대로 성립하기 위해선 권리를 요구하는 자, 그리고 이를 충족해줄 의무를 진 사람 등 최소 두 사람 이상의 공동체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헌데 로빈슨처럼 혼자 있다면 권리고 의무고 간에 인권을 논하는 건 의미가 없다는 것다고 한다.
여기서 작가는 또 한가지 질문을 던진다. ‘그렇다면 리코프 가족과 같은 상황에선 인권이 곧바로 확보될 수 있을까?’이다. 리코프 가족은 둘 이상의 공동체를 이루고 있기에 나름 일리있는 물음이라고 볼 수 있겠다. 헌데 이 답은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이다.
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고,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을 권리가 있다는 논리가 고대부터 내려온 자연법사상의 자연권이다. 사람의 인식, 의지와 관계없이 선험적으로 존재하는 것, 이것을 리코프가 식구들에게 가르치고 실천했다면 식구들이 인권의 존재를 알고 이를 제대로 누렸을테지만 리코프가 이 사실을 알리지 않았더라면 그의 가족들은 적극적으로 이를 누리지 못 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또 여기서 전통 자연법과 계몽주의 후 ‘근대인권담론’이 갈라진다. ‘근대인권담론’은 자유와 권리를 요구했던 혁명이 있었기에 발현될 수 있던 것이다.
이러한 사례와 논리를 통해 작가는 인권이 곧바로 서기 위해선 공동체성립 뿐만 아니라 인민의 ‘정치적 기획’이 필요하다고 하고 있다.
이를 보곤 난 생각했다. 자연법에선 자연권이 선험적이라고 하곤 있으나 인권을 얻고 그 권리를 누리는 게 그냥 이루어지는 것만은 아니라고. 딱 인권운동이라고 정의하긴 어렵겠으나 마틴루터킹의 흑인인권장려 운동, 넬슨만들라의 활동, 바네사 레드그레이브 등의 사례를 보고 알 수 있듯이 어느 권리를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인민의 계몽과 혁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고 모두가 인권을 보장받는 게 당연하지만 이를 누가 가르치지 않았다? 정말 깨어있는 사람이 아니라면 스스로 알아차리는 게 정말 힘들 것이다.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난 한치의 의심도 없이 이렇게 알고 있었다. 인권이란 건 모든 인간이 태어나자마자 자연적으로 얻게 되는 것이라고. 헌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다시 한 번 알게 되었고 인권이 제대로 이루어진 후세에 태어난 점이 참 감사하기도 했다.
2장에서 내가 독후감을 쓸 주제는 ‘군대 없는 나라, 가능한가?’ 이다. 분단국가에 살고 있는 나로서, 그리고 곧 국방의 의무를 다하러 가야할 사람으로서 이걸 독후감으로 쓰는 게 제일 좋을 것 같았다.
이 책의 필자 조효제 교수는 코스타리카에 방문한 적이 있었는데 그곳을 간다고 할 때 주위 사람들로부터 ‘그 나라엔 군대가 없다던데’ 라는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고 한다. 이 장의 내용에선 군대를 폐지한 코스타리카의 사례가 주로 나온다.
1948년 코스타리카, 대통령 선거에서 야당이 승리했고 이에 반해 전 집권여당이 의회 소집 후 재선거를 결의하며 정치 상황이 휘청거리기 시작했다. 이때 ‘피게레스’가 등장하는데 마침 그는 기존 권력에 비판적이기도 했고 혼란 속 나라를 구하기 위해 민병대를 조직하여 정부군과 싸우기 시작한다. 정부군에 승리한 피게레스 측은 집권 후 “군대 폐지”를 비롯한 여러 개혁을 시도하고 18개월 임기 후 야당 후보 ‘울라테’에게 정권을 이양했다. 그렇게 코스타리카는 군대를 폐지한 최초의 나라가 되었다.
코스타리카는 군대 폐지 후 어떤 식으로 바뀌었을까. 군 폐지 후 군인이 해야할 업무의 일부를 경찰이 대행하고 있다. 14000명의 경찰들이 치안 유지 업무를 겸하면서 군인처럼 기관총, 장갑차, 수류탄 등을 다루며 국경 순찰 업무까지 하고 있다. 그리고 군사적 수단을 통한 안보가 아닌 비군사적 안보를 택하면서 도덕적 우위의 이미지를 창출해 냈다.
그리고 작가는 군대를 폐지한다는 건 군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드는 군수 산업 비용, 무기 개발 비용, 군인 급여 등의 각종 지출을 다른 곳에 쓸 수 있게 하기에 복지 수준과 자기 개발 수준이 올라갈 수 있게 만든다고 한다.(실제로 코스타리카 국민들의 노동 생산성과 행복지수는 타국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은 수준이다)
작가는 이러한 코스타리카의 사례를 들며 우리나라도 군에만 안보를 의존할 것이 아니라 인권, 평화를 바탕으로 해서 외교력으로 대체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역설한다. 군예산을 의료, 교육, 복지 방면으로 써서 인권신장과 개발에 힘쓰고 우리 시민들의 의지로 비군사적 안보를 지향한다는 의도가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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