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선설과 성악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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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선설과 성악설
1. 성선설과 성악설의 정의
성선설(性善說)
성선설은 인간의 본질을 도덕적인 존재로 파악하는 이론이며, 맹자에 의해 주장되었다. 맹자는 인간은 한 사람도 예외 없이 모두 다른 사람에게 차마 모질게 할 수 없는 마음을 갖고 태어나는 것으로 이해했다. 맹자는 남의 어려움을 보고 측은하게 여기는 마음을 갖는 것은 인간의 본래적인 특성이라는 관점이다.
인간에게 본래적으로 갖추어진 인의예지의 도덕성이 원인과 과정과 결과까지 외부적인 요인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 자체의 내부적인 요인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으로써 인간의 특성을 철저하게 도덕적인 존재로 여기는 근거가 된다.
맹자가 성선설을 주장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전쟁이 일반적으로 행해지던 당시, 전쟁은 주로 제후들의 사적인 이기심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는 이렇게 전쟁이 발생하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과 같은 사회적 제도를 주장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세계에 존재하는 도덕성의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누구나 본래적으로 가지고 있는 선한 본성을 마음을 다하여 현실에 드러내는 일이야말로 당시의 문제를 본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길이 될 것으로 생각했다.
스토아 학파는 인성(人性), 물성(物性)의 자연에 근거하여 공동의 이성 법칙을 찾았는데 인간은 단지 자연의 이성 법칙에 따라서 행하기만 하면 이것이 바로 지선(至善)한 행위라고 생각했다. 이러한 관점은 시세로(Ciecero, B.C. 106∼43)와 세네카(Ceneca, B.C. 4∼A.D.65)에서부터 루소에 이르기까지 영향을 끼쳤다. 루소는 인간의 본성은 본래 선한 것인데, 문명과 사회 제도의 영향을 받아 악하게 되었다고 생각하였다. 그는 “자연이 만든 사물은 모두가 선하지만 일단 인위(人爲)를 거치면 악으로 변한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선은 천성에 속하고 악은 인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그 후 피히테(Fichte, 1762∼1814), 프뢰벨(Fr bel, 1782∼1852) 등도 이러한 성선의 관점을 주장 했다.
성무선무악설
고자는 인간의 본성이 자연적인 욕망 부분에 해당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래부터 ‘선(善)’과 관계가 없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에게 ‘선’이나 ‘악’과 같은 관념은 처음부터 선험적으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문화를 형성해 가면서 갖게 되는 후천적인 하나의 가치일 뿐이다. 선악에 대한 고자의 이러한 관점은 시간과 공간과 구체적인 상황에 따라 가치 관념이 다를 수 있다는 상대적 윤리설로서 각 문화의 특성을 존중하는 다원주의적인 경향을 띤다.
성악설(性惡說)
성악설은 인간의 본성을 생물학적인 면으로 취급하는 순자에 의해 정초된 이론이다. 순자는 태어나면서부터 이익을 좋아하고 질투를 하며 눈과 귀 등 감각 기관의 욕구대로 행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을 인간의 본성으로 여기고, 이러한 인간의 본성을 따를 때 다툼과 도적질과 음란함이 발생하여 사양함과 충성스러움과 예의 제도 등이 사라지므로 인해 사회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으로 이해했다.
이러한 혼란스러운 사회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성인의 가르침과 예의가 필요함을 역설했다. 순자는 만일 올바른 가르침이 없다면 편벽되고 위험하여 바르지 않게 되고, 예의가 없다면 어그러지고 어지러워져서 잘 다스려지지 않기 때문에 옛 성왕이 사회의 혼란을 극복하기 위해 예의와 제도를 세운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배울 수 없고 일삼을 수 없으면서도 사람에게 있는 것이 인간의 본성이고, 배워서 할 수 있고 일삼아서 이를 수 있는 것을 인위라고 하면서 본성과 인위의 차이를 확실하게 구별했다. 순자는 본성에는 예의와 같은 도덕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본성이 예의와 같은 도덕성을 알지도 못하는 것으로 생각하였고, 선과 악의 기준을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절대 불변의 고정적인 상태로 설정한 것이 아니라, 사회 환경의 영향을 받는 경험의 상태로 설정하였다. 그는 인간의 노력에 의해 확립된 사회 질서를 선으로 보았다. 맹자와 같이 인간에게 본래적으로 존재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인의예지 자체를 선의 근거로 설정하지 않고, 인간의 노력에 의해 예의가 실현되는 사회를 선의 근거로 설정함과 아울러 생물학적인 본성에 따른 결과로 드러나는 혼란된 사회를 악의 근거로 설정함으로써, 선과 악의 기준을 모두 경험적인 사회 현상에 두었다.
따라서 순자는 선한 사회가 인간의 노력 없이 하늘로부터 저절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회 문제를 철저히 자각한 후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체적인 노력을 가할 때 비로소 이루어 질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중국의 성악설은 성선설 다음에 건립되었지만 서양에서는 성악설이 생기고 난 뒤에 성선의 관점이 대두되었다. 기독교의 원죄는 인간의 본성이 근본적으로 악하다는 관점에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중세의 아우구스티누스 (Augustinus, 354∼430) 이래의 논자들은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는 관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 후, 마키아벨리 (Marchiavelli, 1447∼1527)는 당시 이탈리아 사회의 부패를 직접 보고 인간의 본성이 악하다고 단정하였고, 홉스 (Hobbes, T., 1588∼1679)는 자연 상태를 “만인의 만인에 대한 투쟁 상태”라 가상하여 인간의 본성이 악함을 추론하였으며, 그리고 쇼펜하우어 (Schopenhauer, 1788∼1860)도 죄악이 인간 본성 가운데 뿌리 깊게 박혀 있기 때문에 제거할 방법이 없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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