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시간 속으로 작품 분석

작품 속에서 모랫길은 두 번 등장한다. 처음 아저씨를 따라 외할머니 집을 갈 때 등장하며, 두 번째는 외삼촌을 따라 강으로 향할 때 등장한다. 단순한 연결점의 역할로 받아들여질 수도 있고, 더운 날씨를 묘사한다거나, 낯선 곳으로 향하는 주인공의 기분을 묘사한 것으로 보이기도 하는 이 부분은,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 작품에 등장하는 장소는 크게 세 곳이다. 문방구를 하는 자신의 집과 외할머니의 집이 있는 강변마을, 그리고 강. 이 세 군데

속한 도시화의 변화를 겪고 있는 공간 혹은 전근대적인 질서와 근대적인 질서가 혼재된 공간임을 환기하고 있다.다음으로 고현학적 방법에 대해 살펴보자. 고현학적 방법은 근대인의 생활을 조직적으로 조사 연구하여 근대의 세태 풍속을 분석 해석하는 학문을 이른다. 이 두 작품은 박태원의 고현학적 글쓰기가 가장 잘 나타난 것이다. 『소설과 구보씨의 일일』은 주인공 구보의 심리를 통해 당대 어두운 경성의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 이 소설

시간에 걸쳐 전개된 향가는 숱한 변모와 굴곡을 경험하면서 존재했고 그런 과정을 거쳐 오늘날 그 일부가 전하는 역사적 장르이다.향가의 지위와 힘은 삼국통일 이후 향가의 주 향유층이던 화랑이 무용(無用)하게 변하고 군왕들이 전재왕권을 강화하려 함에 따라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진평왕대(579-632)부터 경덕왕대(742-765)까지 약 160년간 화랑의 역할과 그들이 즐겨 부르던 향가가 국가적인 차원에서 급속한 하강곡선을 그린 것이다. 후기 신라의 혼란

작품도 그러했다. ‘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에서 기린, 수성과 금성, 그리고 화성, 이러한 인간이 아닌 것들이 등장한다. 이러한 동물계, 우주계 관점을 취함으로써 인간계를 기이하고 낯선 곳으로 만들어 버린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계급구조가 만연한 사회에서 그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는 소외된 계층과 눈앞에 보이는 것만 셈하고 빼는 산수 같은 세상, 어둠과 같은 현실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아무런 발전 없이 제자릴 걸음만 하는 상습범들이

낯선 사람들과 스스럼없이 함께 술잔을 기울이는 곳이기도 하다. 작품에서 보여 지는 선술집은 빈부, 학력, 나이, 계층 간의 차이를 무화시키는 공간이기도 하다. ‘나’와 ‘안’은 자기소개를 하면서 서로의 이름을 알게 되고, 두 사람이 서로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음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도 서로는 자신의 이름과 나이, 현재 하고 있는 일정도 뿐 자신들의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누지 않는 것이다. 그렇게 잠깐의 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