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소설사 위진남북조에서 청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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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적 입장에서 ‘소설’이라 함은 작가가 자기의 눈을 통해 본 현실적 인생을 구성적(構成的)으로 서술한 창조적 이야기로써, 현대의 문학적 위치를 당당히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소설이 처음부터 이렇게 인정을 받았던 것은 아니다. 소설이 지금의 지위를 차지하기 까지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부터 2500여 년 전에 살았던 중국 사람들은 짤막한 이야기 혹은 간단한 비유담이나 자잘한 일화등을 가리켜 ‘소설(小說)’ 이라고 하였다. 중국에서 ‘소설’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한 문헌은〈장자 莊子〉이다. 최초로 소설이라는 명칭이 언급된 <장자>를 비롯하여 <순자>, <논어>, <예문지> 등 여러 다른 문헌들을 보면 알 수 있듯이, 당시 소설에 대한 인식은 오늘날과는 큰 차이를 보인다. 당시 중국인들은 자질구레하고 짤막한 이야기를 재미있게 꾸며대어 남의 이목을 끌고, 또 그 덕에 이름을 날리려 하는 것을 상당히 천박한 것으로 여겼다. <장자>의〈외물편 外物編〉에 "대체로 작은 낚싯대로 개울에서 붕어새끼나 지키고 있는 사람들은 큰 고기를 낚기 어렵다. 이와 마찬가지로 ‘소설’을 꾸며서 그걸 가지고 현(縣), 수령의 마음에 들려 하는 자는 크게 되기 어렵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소설(小說)은 오늘날의 소설이라는 문장 또는 문학 갈래를 가리키는 하나의 명사 단어가 아니라, 작은(즉 하찮은) 말이라는 뜻의 복합어〔詞組〕로 이해해야 한다. 이 점에 있어서는 비슷하게 인용되는 <순자 정명편>의 소가진설(小家珍說)을 줄여 소설로 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장자와 순자가 살았던 당시에는 소설(小說) 이란 귀담아 들을 필요가 없는 말재간을 뜻했으며, 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장자도 ‘소설’이라는 것을 다분히 경멸조로 사용했다. 또한 <한서 閑書〉의 예문지(藝文志)에도 "소설가라는 것은 대개 패관에서 비롯된 것으로 소설이란 길에 떠도는 이야기와 항간에서 들을 수 있고 말할 수 있는 것들로 만들어진 것" 이라고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기록을 통해 중국 초기의 ‘소설(小說)’이란 대도(大道)의 상대적 개념으로서, 국가를 경영하고 삶의 철학적 의미를 따지는 엄중한 논의와는 거리가 먼 자질구레한 이야기를 지칭하는 것이며, 당시 이미 소설이라는 말이 사용되기는 하였지만 그것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문학 양식으로서의 소설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민담이나 우스갯소리 혹은 한담이라고 부를 만한 짧은 이야기를 가리키는 말이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은 초기 문인들의 낮은 평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발전과 변혁을 거듭하여 오늘날의 위치에 이르게 되었다. 즉, 중국 소설의 지위는 시대적 요청에 따라 변모해 왔다고 할 수 있다.
남북조 시대에는 ‘지괴’(괴이한 이야기)가 성행하였다. ‘지괴’는 길이가 상당히 짧고, 그 구성이 복잡하지 않으며 주로 소재의 신기함에 소설적 흥미를 의존하고 있다. 이 시기의 소설의 의미는 크지 않았다. 자잘한 이야기나 한담 정도에 지나지 않을 뿐 이었다. 아직 소설의 형태를 완벽히 갖추진 못한 이 문학 양식은 당대에 들어 조금 발전을 한다. 당대에 성행했던 ‘전기’에는 전(前)시기에 비하여 소설적 구성과 기교가 매우 우수한 작품들이 많이 등장한다. ‘지괴’와 비교해 볼 때, 이야기가 훨씬 현실에 접근해 있고 분량도 오늘날의 단편소설과 비슷할 정도로 길어진다. 당대를 거쳐 송대에 들어오면서 백화소설의 초기 형태인 ‘화본 소설’이 등장한다. 화본이라 함은 설화자의 대본이라는 뜻인데, 당시 시민들의 경제 상황이 여유로워짐에 따라 여가생활에 대한 욕구의 증가는 화본소설의 유행을 선도하였다. 물론 다른 사회적 상황역시 화본소설이 유행,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 주었다. 설화의 대본 수준에 머물렀던 화본은 원말 명초에 이르러 장회소설 혹은 연의소설이라고 불리는 장편소설 로 발전한다. 장편소설 양식이 설화로부터 독립하여 정착하면서 소설은 비로소 본격적으로 문학 양식의 틀을 갖추게 된다. 이렇게 오랜 과정을 통해 갖추어진 소설양식은 청말 까지 꾸준한 발전을 거듭하여 오늘날까지도 두루 읽혀지는 명작들을 배출한다.
청말, 서구 열강의 침략으로 인한 역사적 위기를 극복하려는 견책소설을 끝으로 중국 문학은 쇠퇴의 길로 접어들게 된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소설은 유일하게 발전 도상에 있었던 문학 양식이었다. 비록 오늘날 고대 중국의 소설의 전통이 온전히 계승되지 못 했지만, 그동안 이루었던 소설의 문학적 성과 위에 21세기 중국의 소설은 더 큰 발전과 비상을 준비하며 꿈꾸고 있다.
중국 문학 속에는 많은 장르가 존재한다. 시(時)와 사를 비롯한 방대한 양의 문학세계가 펼쳐져 있다. 하지만 내가 중국 소설에 더 많은 관심과 애착을 갖는 이유는 눈 속에서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듯이 소설이 모든 역경과 시련을 딛고 오늘날에 와서는 독립된 문학 양식의 위상과 지위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소설은 다른 어떤 문학 양식에 비하여 인간사의 모습 잘 조명하며 형상화 한다. 지구상에는 60억이 넘는 인구가 존재한다. 60억 인구의 생김새가 가지각색 이듯이 그들의 삶의 모습 역시 천태만상이다. 이렇게 다양한 인간들의 삶의 모습은 소설이라는 도구를 통해 우리에게 그려진다. 우리는 소설을 읽음으로써 간접적으로 타인의 삶과 생각, 감정을 체험하며, 그 속에서 많은 교훈과 감동을 느낀다. 소설을 통해 대통령이 되기도 하고, 비운의 여주인공이 되기도 하며, 위기에서 나라를 지킨 영웅이 되기도 한다. 소설은 우리에게 많은 효용을 준다. 소설을 통한 간접 체험은 삶을 더욱 풍부하게 해주며, 내일을 향한 꿈과 이상, 희망을 갖게 한다. 소설이 갖는 힘은 조용하지만 크다.
다가올 미래에는 소설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 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최첨단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마음의 풍요와 타인의 삶을 이해하고 존중하게, 그들의 생각과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방법은 바로 소설을 통해서이다.
이렇듯 앞으로의 소설은 지금까지도 그래왔지만, 그 문학적 성과를 뛰어넘어 인류에게 정신적 안식처와 같은 역할을 할 것이다.
한 학기 동안의 소설의 발전 과정을 공부하면서 소설에 국한된 내용 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과거를 통한 소설의 발전 과정을 공부하면서 다가올 미래의 소설의 발전 전망은 밝다고 조심스럽게 결론지어 본다.
“소설의 끝은 없다.
그 가능성과 잠재 능력은 무한하며 인류에게 커다란 축복이 될 것이다.
소설의 길은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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