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축객서 독후감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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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의 <간축객서>는 진나라 왕실의 대신들 사이에서 외국에서 들어온 유세객을 벼슬자리에서 쫓아내자는 발의가 일자, 당시 승상 자리에 있던 이사가 진왕에게 그 부당함 간한 글이다. 이 글을 좀 더 깊이 감상하기 위해 당시의 시대배경과 ‘이사’라는 인물을 파악하며 감상하였다. 이사는 본래 초나라 사람으로 순자로부터 제왕의 도리를 배우고, 진나라로 가 진시황을 도와 중국을 통일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평소 ‘이사’ 하면 <분서갱유>와 자신과 동문수학한 한비자를 모함하게 죽게 한 사건이 떠올라, 자신의 출세와 권세를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르지 않는 기회주의적이고 비정한 인물이라는 인상이 강했다. 하지만 <간축객서>를 통해 글 하나로 왕의 마음을 바꾼 이사의 영민한 재능을 엿 볼 수 있었다.
이사는 축객령을 받아 진나라를 떠나면서 <간축객서>를 황제에게 올린다. 먼저 진의 목공, 효공, 혜왕, 소왕 등 네 임금 모두 진나라 출신이 아닌 빈객들을 중용하여 위대한 업적으로 세웠음을 예로 든 뒤, 현명한 신하를 등용하지 않았다면 진이 강대해 질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진나라가 사용하고 있는 귀중한 물자들이 대부분 다른 나라에서 건너온 것들이라는 예를 들면서 왜 인지등용에는 경솔한 태도로 빈객을 추방하냐고 반문하고 그에 대한 폐단을 날카롭게 지적한다.
이 글을 감상하면서 당시 이사의 상황을 생각해보았다. 그가 객으로 진나라에 와서 10년간 이루어놓은 업적이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상황. 죄도 없이 타국에서 왔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쫓겨나는 상황에서 그는 매우 참담하고 황제에 대한 원망도 깊었을 것이다. 그 와중에 어떻게 이렇게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었을까? 이 글에는 개인적인 원망이나 울분이 아니라 시종일관 냉정함과 침착함을 잃지 않는 논리적 필치가 담겨있다. 결국 이사는 이처럼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글을 통해 위기를 넘기고 자신의 위치를 더욱 상승시키게 된다. 이를 통해 나는 이사의 탁월한 위기대처에 감탄하게 되었다.
<간축객서>의 또 다른 특징은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적절한 비유와 상호대비의 수법을 사용한 것이다. 선왕들의 현명한 인재 등용과 진나라의 빈객 축출을 대비시키고, 물자미색에 대한 중시와 경솔한 인재 축출 효과적으로 대비시켰다. 또한, 오늘날까지 자주 인용되는 ‘是以泰山不讓土壤, 故能成其大 ; 河海不擇細流, 故能就其深’을 통한 적절한 비유는 글의 설득력에 힘을 불어넣어 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구절은 ‘今逐客以資敵國, 損民以益수, 內自虛而外樹怨於諸侯, 求國無危, 不可得也.’이란 마지막 구절이었다. 그 이유는 그 전 문장들을 통해서는 인재등용을 중요성을 설명했다면, 이 마지막 구절은 빈객 축출에 대한 위험을 일깨우면서 마지막까지 글에서 눈을 뗄 수 없기 만들었기 때문이다.
<간축객서>가 우리에게 주는 의의
이사의 <간축객서>가 오늘날까지 회자되는 이유는 세계가 글로벌화 되는 현시대에 주는 의의가 크기 때문일 것이다. <간축객서>는 시대의 간극을 뛰어넘어 글이라고 생각된다. 글을 읽으면서 가장 크게 놀랐던 점은 당시의 개방적인 문화였다. 물질문명은 지금과 같지 않지만 그 시대의 문화와 사상은 훨씬 더 글로벌화 되어있었다. 글에 나왔듯이 진의 선왕들은 다른 나라의 인재를 등용해 나라를 부강하게 했고, 이사는 신하로서 최고위층까지 올랐다. 이것은 지금으로서는 상상이 되지 않는 일이다. 이처럼 문화와 사상의 교류가 자유롭다는 것은 나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주었다.
만약, 진시황이 이사의 말을 받아들이지 않고 빈객을 축출하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히틀러의 유대인 탄압으로 아이슈타인, 비트겐슈타인 등과 같은 위대한 자연과학자와 철학자들이 미국과 영국 등 독일의 적국으로 망명한 것과 같은 결과를 낳지 않았을까?
세계의 경계가 없어지고 글로벌화 되어가는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이사의 <간축객서>는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 준다. 그것의 핵심은 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차별 없이 인재를 등용하고 사회적으로 개방적 사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개방적 사고로 성공한 사례를 생각해 보면 가장 먼저 미국을 떠올리게 된다. 미국이 지금의 강대국이 된 원동력중 하나는 다양한 이민자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이렇게 다양성을 받아들이는 문화는 세계의 우수한 인재들을 미국으로 몰려들게 했고 그 힘은 미국을 더욱 강성하게 만들었다.
나는 평소에 영국 프리미어리그 축구를 즐겨 보는데, 특히 ‘맨체스터 유나이트’란 팀을 좋아한다. 맨유는 현재 우리나라 축구선수 ‘박지성’이 뛰고 클럽으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축구클럽으로 손꼽힌다. 그 성공요인 중 가장 큰 원인은 세계 각국의 우수한 선수를 차별 없이 기용했기 때문이다. 맨유의 선발 선수 중 반 이상은 자국 선수가 아니다. 사실 영국 축구의 수준이 대단하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맨유를 포함한 영국의 프리미어리그는 세계 각국의 우수한 선수들을 끌어 모아 지금의 명성을 얻게 되었고 그로 인해 여러 상품을 만들어내어 자국의 이익을 창출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한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인재 기용에 있어서 매우 폐쇄적이며 차별이 난무하다. 한국에는 학연, 지연, 혈연, 학벌 등 국가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온갖 장애 요인들이 존재한다. 다른 나라들은 외국인 투자유치와 우수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매진하고 있지만, 우리는 특유의 폐쇄성으로 인해 뒤처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 대표적인 예로 세계화의 흐름인 FTA에 대한 우리의 태도이다. FTA에 대해 경제적 논리로 접근 하는 것이 아니라 무조건적인 배타주의로 일관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리고 현재 개정된 ‘저작권’문제 또한 나라에 어느 것이 이익이 되는지 냉정하게 생각해 보는 것이 아니라 우리 것이니 무조건 회수해야한다는 사람들이 많다. 우리가 진정으로 세계의 강대국으로 발전하기 위해서는 폐쇄적인 시각을 떨치고 개방적인 글로벌한 시각을 갖춰야함을 이사의 <간축객서>를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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