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개론] 글 읽기와 삶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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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읽기와 삶 읽기를 읽고서>
익숙해진다는 것
‘탈식민지 시대 지식인의 글 읽기와 사람 읽기’ 처음에 이 제목을 보고 일제 식민지 시대에서 벗어날 무렵 지식인들의 글에서 드러나는 생활상을 써낸 책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첫 장을 펼쳐보니 ‘자신의 문제를 풀어갈 언어를 가지지 못한 사회, 자신의 사회를 보는 이론을 자생적으로 만들어 가지 못하는 사회’를 식민지적이라고 써져있었다.
나는 어떠한 시대를 살고 있을까? 나도 아마 지금까지 식민지 시대에 살아온 것 같다. 나는 책뿐만 아니라 영화 드라마에 나오는 내용을 보고 나는 ‘아 정말 저렇구나.’ 하고 믿어버리는 경향이 있다. 그리고 나는 그냥 읽는다. 정말 말 그대로 그냥 읽는다. 책을 읽을 때 생각 없이 책장을 넘기는 경우가 많다는 말이다. 의문을 가지고 능동적으로 책을 읽어본 기억이 많지 않다. 그렇게 책을 읽어오다 보니 글쓴이가 쓴 교과서를 읽은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재미는 있지만 교과서는 될 수 없겠어요. 어디다 밑줄을 쳐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라고 한 말에 엄청난 공감을 하고 살아온 것 같다. 지금까지의 교과서는 핵심에 밑줄을 그으며 외우는 식이었다. 솔직히 처음 1학년 때 사회학개론 강의를 들었을 때에는 도대체 이 강의에 핵심이 뭐지? 교수님이 무엇을 말하시는 걸까? 시험엔 도대체 뭐가 나온다는 말이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입시위주의 공부를 해오다가 대학에 와서 강의를 듣고 두꺼운 교재를 보니 정말 막막했다. 1년 동안도 아니고 그 두꺼운 책을 단 한 학기에 마친다니. 처음에는 이해를 할 수가 없었다. 물론 지금은 4학년이고, 지금까지 많은 강의를 들었는데 대부분의 강의가 비슷했다. 교재는 있으나 교재를 벗어나는 수업을 해 시험에 뭐가 나올지 예측할 수 없었고, 교수님이 무엇을 말씀하시는지 알지 못했다. 교양수업이나 사회학과 전공의경우가 더 그랬던것 같다. 나는 내가 입시위주의 책읽기에 길들여져 있지 않다고 생각했다. 다른 친구들 보다는 나름 자유롭게 살았고, 적어도 고등학교 때 만큼은 많은 경험을 하며 살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결국 나 역시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입시위주의 생활습관, 생각습관에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있었다는 사실에 놀랐다.
책에서 소개된 사례들에 나는 대부분 공감했다. 그 중 이론으로 채워진 다른 수업들에서는 왠지 모를 공허함을 느끼게 하는 반면 토론수업은 자신이 안고 있는 문제, 일상과 가까운 문제가 그것의 내용이었으므로 많은 친밀감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특히 ‘분명 수업이 지루하거나 재미없는 것은 아닌데 주체적인 참여를 할 수가 없었다. 다른 사람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는 것이 전부였다. 다른 사람들은 편안한 모습으로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나는 자꾸만 긴장이 되고 지나간 시간들이 떠올랐다.’ 라는 말에 공감했다. 개인적으로 나는 토론수업시간이 가장 싫었다. 물론 나와 또래의 아이들은 모두 질문이나 자신의 의견을 내는 것에 익숙해지지 않아서인지 그들도 마찬가지로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하지 못했다. 책을 읽으면서 이런 생각을 해 보았다. 내가 훈련되지 않아서 익숙하지 않아서 이런 것 이니 조금 더 참여하려고 애쓰고 익숙해진다면 나도 능동적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말을 이론적으로, 논리적으로 하려고 하다 보니 말을 하기가 어려운 것이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말을 조리 있게 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없지 않아 있는 것 같다. 다른 아이들처럼 말을 할 때 굉장히 똑똑해 보여야하고 더듬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말을 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 같다. 문화 읽기는 상대주의적 입장을 전제로 한다고 한다. 극단적인 유물론의 입장을 버리지 않으면 삶을 읽어낼 수 없다고 글쓴이는 말했다. 음식을 섭취할 때 손을 쓰는 나라, 돼지고기 또는 소고기를 먹지 않는 나라. 우리나라에선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지만 그 나라에서는 그게 문화이다. 그 외에도 그런 경우는 셀 수 없이 많다. 세계화 시대에 사회를 이해하려면 선입견을 먼저 버린 후에 다가 가야 할 것이다. 그런 면에서 나는 생각의 차이를 존중해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가치관의 차이라고 생각하며 다를 수 도 있지. 라며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강의시간에 가끔 교수님께서 이런 문제에 대해서 생각을 해봐야 할 것 입니다. 라며 던져주시는 경우가 많은데, 항상 나의 입장은 정리되지 않지만 우리나라 풍습과 다른 문화라도 한편에서는 괜찮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마르크스주의에 대해서도 아직 이해하지 못했고, 다른 사회학과 관련된 용어도 잘 알지 못해서 책에 나온 내용을 다 이해하지는 못했다. 그 외에는 읽기가 어렵지 않았고 내 생각을 옮겨 놓은듯해서 친근하기도 했다. 나는 대학에 입학해 사회학공부를 하고있다. 4학년이 된 지금도 고등학교 때의 버릇을 버리지 못해 고민하고 있는데 이제 갓 졸업한 12학번 신입생들은 어떨까? 사회학과의 수업이 토론수업이 많다. 인문학에서 자신의 생각은 정말 중요하다. 1학년때 교양으로 어떤 수업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인간과 사회라는 과목이었는데, 다른 교과목에 비해서 외울 것은 없었다. 그 당시 수업을 들을 때는 정말 도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무슨 수업을 이런 식으로 하는가? 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사회적 관점, 그리고 그 생각들을 나누면서 나는 이렇게 생각했는데 또 다른 방향으로 생각 할 수도 있구나! 라는 것을 깨달아 갔다. 시험도 처음에는 황당했다. 웹툰을 보고, 노래를 듣고 시험문제를 쓰라니. 이제 생각해보면 교수님께서는 우리에게 생활 속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눈을 길러주려는 것이 아니었을까 한다. 고등학교 교육에 익숙해진 우리에게는 당시 황당할 수밖에 없었지만, 좋은 수업이었다.
계속 지금까지 읽어오던 방식대로 책을 읽는다면 어린 마인드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첫 과제로 읽은 책도 그렇고 지금 이 책도 처음 읽을 때는 왜 이런 책을 읽어야 하는 거지? 하고 처음 읽기엔 너무 어려운 책이 아닌가 하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과제로 선정해준 책이 지금 읽기에, 이제야 대학생활을 시작하는 그리고 막 사회학에 입문하는 우리가 읽기에 아주 적절한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또, 나의 책읽기에 대한 반성을 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이 책은 내가 나도 모르게 길들여져 있는 책 읽기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겠다는 반성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어떻게 책을 읽어나가야 할지 알려주었다. 물론 이런 생각을 지금도 하고 있는걸 보면 평생 가지고 다녀야 할 숙제 일지도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익숙해진 책읽기 방식에서 벗어나 앞으로 능동적으로 생각을 하며 적극적으로 책을 읽는 것에 익숙해져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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