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 새클턴의 파워리더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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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클턴의 파워리더십
5개월 동안 교육 현장에서 몸소 느끼고 고민했던 경험의 구심점에는 ‘사람’이 있었다. 학생, 동료 교사, 학부모 등 교사로서의 인생을 택한 이상 사람과 부대끼며 사는 것을 피곤해 하거나 부담스러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 한 학기 동안의 교직 체험을 통한 결과물이었다. 사람, 사람, 결국 그것만이 내가 평생을 바라보고 걸어가야 할 지표이며 답이었다.
『섀클턴의 파워리더십』에서는 진정한 리더로서 어떤 소양과 능력을 지니고 있어야 하는지를 제시하고 있다. 섀클턴이라는 사람이 남극 탐험이라는 극적인 체험을 통하여 역경과 시련의 상황을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해 나갔는지를 리더의 자질과 관련지어 설명하고 있는 책이었다. 올해는 담임을 맡고 있지 않지만, 나름대로 내년에 운영해 갈 학급의 모습을 그려 보는데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결국은 인간관계라는 큰 틀로 귀결되는 문제겠지만 학기 초부터 나의 고민은 학생들과 어떤 방향으로 의사소통해야 하는가였다. 교단에 서기 전에 먼저 내 자신에 대한 철저한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했으나 학생들 앞에서 언제나 내 부족함을 절절하게 느끼고선 교실 문을 열고 나와야 했다.
이 책에서 제시하고 있는 항목 중에서 ‘눈에 보이고 기억할 만한 상징과 행동으로 솔선수범하라’는 내용이 있다. 먼저 모범이 되어서 학생들에게 본보기가 되어 주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심적 부담감을 느꼈던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선생님이면 뭐든 잘해야 하는거 아니에요?’라고 묻는 아이들 앞에서 내 부족함을 인정하기 싫었던 것인지도 모른다.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완벽한 모습이 아니라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고 최선을 다하는 교사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학창 시절 그런 은사님들의 모습에 감화되어 교사라는 꿈을 마음 속에 품었던 학생 때의 소회가 다시 한 번 숨죽이고 있었던 열정을 일깨운다.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참으로 많은 생각을 했던 한 학기였다. 젊은 선생님들이 많이 계시다보니 마음이 잘 통하여 어려움을 겪었던 것은 아니지만, 내가 어떤 동료로 비춰졌을까에 대한 반성을 하게 되었다. 너무나 소극적으로 벽을 친 것은 아니었는지, 실수를 두려워한 나머지 인간관계를 좁혔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낙천성을 바탕으로 다른 이들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섀클턴의 리더십을 배워야겠다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자세와 낙천성은 하늘이 내린 선물이다. 끊임없이 내면화 시켜 갈 덕목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
궁극적인 목표를 잊지 말고 단기적인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라는 메시지는 참으로 마음에 와 닿았다. 시험에 합격하고 발령을 받은 후 나는 잠시 인생의 목표 부재로 인한 혼란을 경험했다. 그간 아주 오랜 시간 동안 교사가 되자는 푸른 꿈 하나만을 품고 열심히 달려 왔었는데, 그 꿈이 이뤄지자마자 더 이상 전진해야 할 방향을 잠시 잃고 그 자리에 우뚝 서버린 느낌이었다. 연수를 받으면서, 혹은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한 번 장기적인 목표를 수립했다. 사람 사는 세상 속에서 내 아이들의 푸른 꿈을 다독여 주고 격려해 주는 교사가 되자고 말이다. 내 푸른 꿈은 이미 이뤄진 것이 아니라 아이들로 인해 계속 생명력을 유지해 갈 것이라고 믿는다.
주말마다 다시 완도로 들어가는 버스 안에서는 언제나 눈물이 났다. 푸른 녹음을 봐도 눈물이 났고, 보리가 파랗게 들판을 덮고서 황홀하게 피어있는 모습을 보아도 눈물이 났다. 그토록 원하던 꿈이었는데 머리 속에서 그리던 교직의 모습과 현실의 괴리는 언제나 주말을 힘들게 했던 것 같다. 생각해보면 학생들은 언제나 초짜 교사인 나를 보고 웃어 주고 좋아해 주었다. 힘내세요 하며 격려해 주기도 하였고, 내 행동 하나, 옷차림 하나에도 관심을 가져 주기도 했었고, 목이 아프다 하면 목캔디를 사와 쑥스럽게 내밀어 주기도 했었다. 다시 되돌아보면 나는 참 행복한 교사이다. 아직도 스스로를 교사라고 일컫는 것이 쑥스러울만큼 나는 미숙하고 부족하지만 나를 믿어주는 아이들의 눈빛과 마음을 밑천으로 삼아 또 한 학기를 계획한다.
일단 낙천적인 마인드와 자기 확신을 가지라는 책의 메시지를 내면화하기로 했다. 이것은 나 자신을 위해서도 또 나의 아이들을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확실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는 없겠지만 교사가 보여주는 어느 정도의 확신감이 학생들에게 안정감과 신뢰를 주었으면 좋겠다. 교과 문제에 있어서건 진로 문제에 있어서건 확실한 방향을 잡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열악한 교육환경 속에서 빚어지는 현상이다. 도서 지역 혹은 농촌 지역이 대부분인 전남 지역에서 아이들에게 희망을 가져라, 꿈을 크게 가져라, 노력하면 뭐든 다 할 수 있다 등 등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부재해 있는 희망과 꿈을 전달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그 방법을 실천에 옮기는 것이 한 학기의 목표이다.
‘섀클턴의 파워리더십’에서 마지막으로 제시한 항목은 ‘절대 포기하지 말라, 항상 또 다른 방법이 있다’였다.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교육 현장이다 보니 예상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는 경우들이 많은 것 같다. 어떤 경우는 그냥 알면서도 모른 척하는 것이 편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임을 명심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연수 때 오신 강사님의 강의를 듣고 다짐했었다. 어떤 일이 있더라도 마음이 시키는 대로 할 것, 내 희망들의 마음 속에서 다시금 꿈 꿀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지원해 줄 것을 말이다. 절대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항상 또 다른 방법은 찾으려는 열정과 노력 속에서만 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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