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그랬어요 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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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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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로워서 그랬어요』를 읽고
누군가 다른 사람을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이 아니라 자신을 먼저 사랑하면서 자기 삶을 잘 엮어나가는 사람이 진짜 효자인 것 같다. 자신을 사랑할 수 있어야 남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이야기 일 것 이다. 저자는 아이들의 가슴 답답한 이야기를 들을 때, 삶이 힘든 아이들을 만날 때, 몸과 마음에 상처를 입은 아이들을 만날 때, 늘 아픔에 공감했다.
아이들이 울면 함께 울고, 너무 답답하고 먹먹하여 울지도 못하는 아이들을 만나면 대신 울어주기도 하는 따뜻한 선생님이다. 그는 아이들이 맞닥뜨리는 온갖 어려움을 도맡아 해결해주는 해결사는 아니지만 아이들이 겪고 있는 힘든 일을 함께 공감하고 겪어내는 ‘길동무’와 같은 역할을 해내는 선생님이다. 교사로서의 탁월한 전문성보다는 소박한 상담 장면을 통해 아픔에 공감하고 깊은 사랑으로 아이들을 만나는 참 교사의 면목을 엿볼 수 있다.
나는 열일곱을 위한 청춘 상담 책을 읽으면서 나오는 눈물을 주체할 수 없어 매우 곤란했다. 요즘은 아이들이 매우 조숙해서 초등학생부터 사춘기를 경험한다고 한다. 사춘기 경험을 빨리 시작했다고 해서 빨리 사춘기를 벗어나는 것만도 아닌데 말이다. 지나온 세월을 돌이켜 내가 열일곱 살이었을 때 그 시절의 나를 생각해 본다.
커다란 부푼 꿈을 가슴에 안고 있긴 했지만 괜히 이유도 없는 신경질과 우울함을 겪었던 것 같다. 나와는 친하지도 않은 어느 오빠를 마음속으로만 짝사랑하기도 해보고, 당시에 매우 인기가 많았던 세븐이라는 가수를 좋아하고, 당시 잡지들을 읽으며, 잠들기 전 옥주현의 ‘별이 빛나는 밤에’ 라는 라디오 프로를 들으며 혼자 울다가 잠이 들기도 했었다. 여중과 여고를 다녔지만 그 당시엔 학생들을 위한 상담실이 따로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학교를 계속 다닐 수가 없을 만큼 심각한 사고를 치는 아이들만 몇몇 선생님께서 따로 만나고 하셨을 뿐 커다란 문제를 외형적으로 보이지 않는 ‘당시의 나’ 같은 학생들은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중 2때, 국어 선생님께서 ‘토마스 하아디의 테스’ 라는 책을 읽고 오라는 과제를 내 주셨다. 선생님께서는 수업시간에 테스의 줄거리를 대략 설명하시고 또 다른 이야기(선생님께서 드라마에서 본 이야기-제목 생각 안남)를 해주셨다. 드라마의 내용은 본인이 원하지 않는 강간을 당하고 순결을 잃었던 여자 주인공에게 사랑하는 남자가 생겼다.
그 남자는 그 여자가 성폭행을 당했다는 아픈 과거도 우연히 알게 되었으나 그 여인을 진정으로 사랑했다. 그 여인과의 결혼을 약속한 뒤 무엇이든지 감추지 말고 모든 것을 말하면 다 용서하고 이해할 수 있다며 여인에게서 과거의 고백을 듣기를 간절히 원했었다. 그런데 그 여인은 절대로 고백해야 할 일 따위는 없다며 끝까지 자신의 과거를 숨겼고, 결국 남자는 그 여인이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판단하고 그 여인을 떠나게 된다는 내용이었다. 이 드라마의 내용과 테스의 내용을 비교하여 말씀하시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당시 어린 우리들에게 큰 가르침을 주셨다. 자신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성폭행을 당했더라도 결코 자책할 필요는 없으며 마음만 순결하면 육체적인 순결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물론 성폭력을 피하기 위해 많은 주의도 필요하지만, 혹시 성폭력의 피해자가 되더라도 후일에 사랑하는 사람이 생겼을 때 반드시 자신의 과거를 고백해아 하는 것도 아니고, 무조건 숨겨야만 된다는 식의 어떠한 정답도 없다고 말씀해주시며 우리 10대 소녀들이 잘 모르고 있던 주의사항을 일러주셨다.
그 때까지 성교육이라 하면 호기심으로 가득했던 터라 그 수업시간에는 단 한 명도 딴 짓을 하지 않고 모두들 눈망울을 반짝이며 집중해서 수업을 들었다. 그 수업을 받기 전부터도 난 그 선생님을 좋아했었는데 그 수업을 듣는 것이 계기가 되어 나도 커서 그 선생님 같은 교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다. 학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학생들에게 있어 교사는 커다란 역할 모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나이가 어린 학생일수록 교사의 영향력이 매우 중요하다. 좋은 교사들도 있지만, 일부는 교사로서 학생들에게 너무나 실망스런 모습으로 보여 진 분들도 계신다. 내 과거 시절의 좋지 못한 어느 선생님에 대한 기억도 있긴 하지만 어쨌든 난 교사라는 존재가 너무나 대단하고 훌륭해 보였기에 감히 나도 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었다. 어찌 보면 교사도 한 사람이며 사생활도 인정받아야하는 평범한 일반인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 일반인들의 사고에는 ‘교사는 ~ ~하면 안된다.’ 라고 하는 고정관념 때문 일수도 있지만 어느 시대에도 가르침을 주는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을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사실이다.. 이에 나는 좋은 교사가 되기 위하여 교육대학원에 진학하게 되었다.
저자 문경보 선생님은 글 속에서 담임선생님을 학교에서의 아버지와 어머니로 표현하셨다. 가정에서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역할이 매우 크지만 학교에서의 아버지 어머니 역할 또한 한창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 아이들에겐 매우 중요한 역할 모델로서 작용한다. 요즘의 청소년들은 과거의 내가 청소년이었을 때와는 너무나도 판이하게 다르다. 과거엔 교사를 교사로서 존경은 하지 않더라도 우리와는 다른 계층 즉 윗사람으로는 인정했기에 서로 얼굴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흉을 보는 경우는 많았지만, 요즘의 일부 청소년들처럼 교사의 면전에서는 절대 무례한 행동은 하지 않았다.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 올라오는 어처구니없는 동영상을 가끔 보게 된다. 어머니뻘 되시는 여교사에게 너무나도 무례하게 행동하며 거친 말도 서슴없이 뱉어 내는 남학생의 모습, 여중생과 여교사가 서로 머리를 잡아 뜯으며 교실 복도에서 뒹구는 몸싸움과 같은 리얼한 동영상, 수업시간에 교재를 준비하지 않았다고 나무라는 여교사의 얼굴을 주먹으로 세 번이나 때리고 교실 문을 박차고 나가는 고등학교 남학생 등, 여 선생님이 너무 화가 많이 난 채 자리에 앉은 학생을 일어나라고 하자 "내가 왜요? 싫은데요~~"라는 말을 여러 번 반복하며 능구렁이 마냥 교사를 놀리며 뻔뻔함을 유지하는 남학생....극도의 화를 참지 못한 여교사는 회초리로 학생 앞의 책상만 사납게 내리친다. 한참의 실랑이 끝에 결국 남학생이 자리에서 일어나긴 했지만 계속되는 무례함에 결국 교사는 "야~이 개새끼야!" 라는 욕설을 하였고 이를 놓칠세라 웅성거리며 동영상을 계속 찍어대는 아이들의 모습이 또 인터넷에 버젓이 올라와 있다. 혹여 내 아이가 밖에서 저런 행동을 하지는 않을까? 내가 만약 교사가 되었을 때 저런 무례한 남학생과 같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지는 않을까? 이래도 계속 교사가 되려고 해야 하나?....
변덕스런 마음으로 여러 번 되새김질을 해보니 교사 라는 직업에 혐오감이 밀려든다...옛 말에 선생 똥은 개도 안 먹는다. 라는 말도 들은 적이 있었다. 하루가 멀다 하고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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