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소설 이춘풍전을 읽고 - 유흥풍조에서 가정지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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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이춘풍전』을 읽고
(유흥풍조에서 가정지키기)
Ⅰ. 서론
소설 <李春風傳>을 읽으며 춘풍의 아내가 어느 대목에서는 장끼전의 까투리의 모습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李春風傳>에서 춘풍의 아내가 평양으로 장사길을 떠나려는 춘풍을 만류하는 대목에서 까투리가 지혜로운 말로 그릇된 행동을 하는 장끼를 내내 만류하는 모습이 떠올랐다. 미련하도록 또 지겹도록 아내의 말을 부정하려고만 하던 장끼가 자신의 주장대로 행동하고자 들었던 합리화들이 그 당대 남성들의 왜곡된 가치관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면, <李春風傳>의 춘풍이라는 형편없는 인물은 그 당대에 만연했던 왜곡된 가부장적인 태도와 유흥을 탐닉하던 남성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대표주자라 할 만 하다. 시대를 막론하고 집안이 잘 되려면 자고로 아버지들이 바로서야 한다. 물론 이춘풍의 자식에 대한 언급은 없지만 가장은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식솔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는 존재인 만큼 그 책임감도 중한 것이다. 조선시대를 살았던 여성의 삶을 이춘풍의 아내의 입장이 되어 상상해 보니 여성으로 살아가기 힘들었던 시대에 태어나지 않은 것과 이춘풍과 같은 남편을 만나지 않은 것에 정말 감사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늘날에도 이춘풍과 같은 남편을 두고 사는 아낙네는 반드시 있을 터이다. 그러므로 <李春風傳>을 통해 떠오르거나 궁금했던 것을 중심으로 하여 우리네 삶과 연관 지어 보며 사유를 진전시켜 보려고 한다.
Ⅱ. 본론
Ⅱ-① <李春風傳>에서 보이는 풍자의식
이춘풍은 놀기 좋아하는 한량 중에 한량이다. 춘풍의 아내가 춘풍에 대해서 갖고 있는 불만도 유흥을 쫓는 그릇된 그의 삶의 태도였다. 바른 길을 가도록 여러 번 권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춘풍은 기회만 되면 아내의 바람을 저버리기 일쑤다. 돈을 다 탕진한 후 태도를 바꾼 듯하나 그 뒤의 일련의 행위를 보면 진정으로 잘못을 뉘우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아내에게 각서와도 같은 수기를 써줬음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치가하여 수천 금을 모으자 마음이 교만해진 춘풍이 호조 돈 2천 냥을 십변으로 얻어 평양으로 장삿길을 떠난다는 대목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이는 절제되었던 춘풍의 본성이 드러난 것 권순긍, 「<李春風傳>의 풍자성과 근대적 지향」, 『고전소설의 풍자와 미학』, 박이정, 2005.
이으로 이해되는데, 끝없이 유흥을 쫓아 탐닉하려는 것이 가히 춘풍이 가진 본성이라 할 만하다.
춘풍은 수기를 내놓고 만류하는 아내를 두들겨 패고 머리채를 휘어잡는 등 폭력적으로 반응한다.
“춘풍이 이 말을 듣고 대노하여 어질고 착한 아내 머리채를 선전시전 비단 감듯, 상전 시전 연줄 감듯, 사월파일 등대 감듯, 뱃사공의 닷줄 감듯, 휘휘청청 감아쥐고 이리치 고 저리 치며” (장덕순본)
시대를 막론하고 권위적인 남성은 절박한 마음만큼 딱히 내 놓을 만한 명분이 없을 때 보통 윽박지른다든지 폭력을 행사하는 것 같다. 춘풍은 “천리원정 장사길에 요망한 계집년이 잔말”(장덕순본)을 많이 한다며 마치 장사가 목적인 냥 처세하고 남자 일에 여자는 간섭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부장적 권위를 내세운다. <장끼전>에서 미련 할 만치 아내의 말을 무시하며 가부장적 권위의식을 내세우며 자신의 주장을 합리화하는 장끼의 모습과도 매우 흡사하다. 그러나 이춘풍이 장사를 하겠다는 말은 기실 거짓이고 미색이나 술 같은 유흥에 탐닉하려는 계획인데 춘풍의 왜곡된 권위의식은 춘풍이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합리화하는 토대가 된다. 추후 기생 추월과 허랑방탕하게 지내며 일년이 못가 돈을 모두 탕진하고 추월의 사환이 되어 비참하게 지내는 춘풍을 찾아간 아내는 비장으로 행세하며 자신이 먹던 음식을 먹게 하는 등 남편에 대한 일종의 조롱을 가한 후 그를 구출해낸다. 눈뜨고는 못 볼 정도의 춘풍의 굴욕이나 망가진 모습들은 그에 대한 그리고 당대 왜곡된 가치관을 가진 남성들에 대한 풍자로 이어진다고 추측할 수 있다. 춘풍 처에 하여 한량 이춘풍의 구출 사건이 잘 마무리 된 뒤, 서울로 온 춘풍은 궂은일을 겪고도 반성하지 않는다. 더구나 가장에 대한 대접을 잘 못한다고 부인에게 트집을 잡기도 한다. 마지막까지 허위적인 권위를 내세우던 춘풍은 또다시 비장으로 변장한 처에 의하여 그의 모든 위선이 백일하에 드러나게 되고 여기서 그에 대한 풍자는 더 분명해진다고 할 만하다. 이것은 그 당시 사회에 만연했던 왜곡된 가부장적 권위의식을 지닌 가장들에 대한 풍자이자 지혜로운 조강지처를 무시하며 유흥에 탐닉하던 남성들에 대한 풍자이다.
Ⅱ-② <李春風傳>에서 보이는 여성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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