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학] 한국신흥종교와 남녀평등사상- 원불교를 중심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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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5.03.02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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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연구의 동기
“몇 달 전 나는 우리 집 근처의 큰 교회의 주일 아침 장년부 모임에 참석하게 되었다. 그들은 그 모임에서 여성의 동등한 참여라는 주제로 토론을 하게 되어 있었는데, …… 시간이 흐름에 따라 교회의 지도적 위치에 여성들도 동등하게 참여시킬 수 있는가 하는 문제로 토론이 진행되었는데, 계속 남자 발언자들만이 나와서 자신들의 찬반 의견들을 개진하는 것이었다. 단 한명의 여자도 단 한마디의 발언도 하지 않았다. 단 한 명의 남자도 여성 측의 침묵에 관하여 언급하거나 여성들의 의견을 묻지도 않았다. 적어도 그 모임의 반수 이상이 여성들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관계자들에게 보이지 아니하는 존재들이었다.
나는 내 주변을 돌아보았다. 그녀들은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었으며 몸은 완전히 굳어진 상태였다. 분위기는 긴장으로 가득 차 있었으나 아무도 발언하려 하지 않았다.
그 모임의 토론이 거의 끝나 가려하고 있었다. 나는 그때 내가 그 무엇인가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하였다. 그것은 내가 항상 깊이 생각해 오던 주제였으며 그렇기 때문에 나의 발언은 주제넘게 끼어들어 참견하는 것은 아니리라 생각되었다(나는 결국 이 교회에서는 국외자였다). 그러나 이것은 참으로 그 무엇이었다.
나는 즉시 가공할 두려움에 휩싸였다. 나는 내가 이 모임에서 발언을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던 것이다. 나는 지금 이 모임에서의 내가 다소 이질적이며 그다지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것은 내가 방문객이어서가 아니라 여성이기 때문이었다. …… 결국 나는 그곳에 있는 여성들이 단 한 사람도 그곳에서 토론되고 있는 주제에 대하여 무슨 발언을 함으로써 정말 그들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가능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음을 주목하면서, 외부인 방청객으로서의 나도 발언을 삼가는 것이 낫겠다는 쪽으로 마무리 짓고 떨리는 마음을 달래었다. 그리고 또한 나는 그녀들의 침묵이 충분히 의미심장한 발언이라 생각하였다.
그때 나보다 용기 있는 한 여자가 일어나 웅변적으로 솔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그 여자가 발언을 하는 도중에 사회자는 경멸 섞인 논평과 함께 그녀의 발언을 가로막았다. 나중에 교회에서 모임이 끝나 집으로 가는 길에 그녀를 우연히 만나게 되었다. 그녀는 나에게 “다시는 이 곳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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