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사상] 주자학과 양명학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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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6.18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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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전체에 대해 글을 쓰려니 그 내용이 너무 방대할 것 같아서 Ⅲ장 ‘양명학의 성립과 전개’ 에 대해 쓸려고 합니다.
평소 양명학에 대해 제가 가지고 있는 지식은, ‘양명학은 지행합일설을 주장한다는 것’입니다.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은 일치한다...이 부분도 얼마전까지는 ‘아는 것과 행하는 것이 일치해야 한다’(의무를 강조)는 것이 지행합일설로 알고 있었습니다. 문성학 선생님 수업을 들으면서 제가 고등학교때부터 잘못 알고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리고 딱딱한 이론만 강조하는 주자학과는 다르게 양명학은 실천을 강조하므로 주자학보다는 훨씬 괜찮은 학문이라고 혼자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양명학을 전개시킨 사람은 주자학과는 전혀 무관한 사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양명학을 발달시킨 왕양명도 처음 학문의 시작은 주자학이었다는 것이 의외였습니다. 학문을 공부하면서 대개 그 학문의 내용은 무조건 진리이고 절대적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서 나타납니다. 따라서 자신이 배우고 있는 학문을 부정하거나 비판할 생각을 하기란 정말 어렵습니다. 내가 23년간 살아오면서 학문을 탐구했다고 말하기는 우습지만, 고등학교 때까지는 나름대로 또래 친구들보다 똑똑하고 공부도 잘한다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습니다. 하지만 내가 공부를 잘하는 것은 남들보다 비판의식이 강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누구보다도 교과서에 나와 있는 내용이 절대적 진리라고 믿고 선생님의 말씀은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면서 수업에 몰두했기 때문입니다. 이미 사회적으로 옳다고 용인되고 있는 학문적 지식을 비판하기는 정말로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혹 혼자서 비판하더라도 그것을 겉으로 드러내어 남에게 설득시키며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은 더더욱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양명이 그 당시 절대적 학문이었던 주자학을 비판하고 나선 것은 참으로 대단하다고 생각됩니다. 또한 양명학이 주자학보다 진보된 학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양명이 주자학을 공부했기 때문에 양명학을 창시할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즉, 어떤 학문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그 학문을 비판할 수도 없고, 그 학문의 내용상에서의 취약점을 개선시킬 만한 대안의 학문도 나올 수 없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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