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자본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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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기로에 선 자본주의
Part. 7 보살핌 사슬과 감정의 잉여가치
제3세계의 여성은 자신의 자녀를 양육하기 위해 제1세계에서 보모로 일한다. 그리고 그녀의 아이들은 제3세계 내의 더 하층 계급 사람에 의해 양육된다. 이렇게 해서 전지구적인 보살핌 사슬이 생겨나며 그 계층/인종/국가 사슬의 더 아래에 있는 사람들은 ‘잉여가치’를 공유하지 못한다. 전지구적인 윤리감각을 갖고 있는 비판적 현대주의자로서, 우리는 보살핌 사슬에서 숨은 패자들에게 관심을 돌려야 한다.
비키 디아즈(가명)는 34세로서 다섯 아이의 엄마이다. 필리핀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학교 교사를 하다가 여행사에서 근무했던 그녀는 미국으로 건너왔다. 미국에서 비키는 로스앤젤레스의 비벌리힐스에 있는 부유한 가정의 가정부 겸 두 살짜리 아들의 보모로서 일한다. 그녀는 연구 조사자인 라첼 파레나스(Rhacel Parenas)에게 이렇게 설명했다.
지금도 내 아이들은 내게 집으로 돌아오라고 설득한다. 아이들은 내가 떠날 때 화를 내지 않았다. 그때는 아이들이 아직 아주 어렸기 때문이다. 남편도 화를 낼 수가 없었다. 그것만이 아이들을 기르도록 내가 실제적으로 도울 수 있는 유일한 길임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야만 아이들이 학교에 다닐 수가 있었다. 나는 매달 아이들에게 돈을 보낸다.
곧 출판될 자신의 저서 『전지구적인 하인들(The Global Servants)』에서 라첼 파레나스는 ‘엄마되기의 세계화’인 이 당혹스런 이야기를 소개한다. ‘비키’는 그녀가 여기서 소개하는 여성 응답자의 이름이다. 이 장에서 소개하는 비키의 이야기와 그밖의 다른 사례들은 파레나스의 캘리포니아 대학교 보고 논문에서 인용한 것이다. 비벌리힐스의 그 가족은 비키에게 주급 400달러를 지급한다. 그리고 비키는 다시 필리핀에 있는 자기 가족의 가정부에게 주급 400달러를 지급한다. 하지만 이와 같은 ‘전지구적인 보살핌의 사슬’ 속에서 사는 것은 비키와 그녀의 가족에게 쉬운 일이 아니다. 비키는 파레나스에게 이렇게 얘기했다.
보수가 많다 해도 일이 너무 힘들다. 옷을 다리고 있다가도 부엌에서 부르면 가서 그릇을 닦아야 한다. 그것은 또 울적한 상황이기도 하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모든 사랑을 아이(두 살짜리 미국아이)에게 주는 것뿐이다. 내 아이들과 떨어져 있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모든 사랑을 그 아이에게 주는 것이다.
역설적이지만, 비키는 잠재적인 고용주에게 자신의 아이들을 기른 경험이 있다고 말함으로써 일자리를 얻었다. 그녀의 얘기를 들어보자, “나는 신문 광고에서 그 자리를 알게 되었다. 나는 그들에게 전화했고, 그들은 나에게 와서 면접을 받으라고 얘기했다. 나는 결국 채용되었다. 그들은 나에게 아이를 어떻게 돌보는지 아느냐고 물었을 뿐이고, 나는 나에게도 다섯 명의 아이가 있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보면, 아이들을 보살핀 사람은 내가 아니었다. 가정부가 그 일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세계 자본주의는 무엇이든 그것이 만지는 것에 영향을 끼친다. 그리고 그것은 거의 모든 것을 만지는데, 그 중에는 내가 얘기하는 ‘전지구적인 보살핌의 사슬’도 포함된다. 이것은 유급 혹은 무급의 보살피는 일을 바탕으로 한 전세계 사람들간의 일련의 개인적 연결이다. 대개는 여자들이 이런 사슬을 만들지만, 어떤 경우에는 여자와 남자 모두가 만들고, 드문 경우에는 남자들만이 만든다. 이와같은 보살핌의 사슬은 국지적, 국가적 혹은 전지구적일 수도 있다. 전지구적인 사슬은 (비키 디아즈가 이에 해당하는데) 대개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해 부자 나라에서 끝난다. 하지만 어떤 경우 그런 사슬은 가난한 나라들에서 시작하고, 바로 그 가난한 나라 안의 농촌에서 도시로 이동한다. 혹은 그것들이 하나의 가난한 나라에서 시작해 다른 약간 더 가난한 나라로 확장되고, 이어서 후자의 나라 안에서 하나의 장소와 다른 하나의 장소로 연결한다. 사슬들은 또 연결되는 지점의 수에서도 다양하다. 어떤 것은 하나이고, 어떤 것은 둘이나 셋이다. 그리고 연결되는 강도도 다양하다, 이런 사슬의 한 가지 흔한 형태는 다음과 같다. (1) 가난한 가족의 손위 딸이 동생들을 보살피고, 그동안에 (2) 어머니는 보모로 일하면서 다른 곳에 보모로 가 있는 사람의 아이들을 보살피고, 후자의 보모는 다시 (3) 부자 나라에 있는 가족의 아이를 보살핀다. 어떤 보살핌의 사슬은 보살핌의 대상(가령 아이나 혹은 돌봐야 할 나이 든 사람)에 기반하고, 어떤 사슬은 보살핌의 주체(보살피는 사람들 자신, 그들도 보살핌을 받기 때문에)에 기반한다. 각각의 사슬 종류는 보살핌의 비가시적인 인간 생태학을 표현하는데, 한 종류의 보살핌이 다른 종류의 보살핌에 의존하는 식이다.
국제이주기구(ICM)의 책임자는 1994년에 1억 2,000만의 인구가, 합법적이든 불법적이든, 한 국가에서 다른 국가로 이주했다고 추산한다. 이것은 세계 인구의 2퍼센트에 해당한다. 스피븐 캐슬스(Stephen Castles)와 마크 밀러(Mark Miller)에 의하면, 향후 20년 동안 이와 같은 이주는 계속해서 세계화되고 가속화될 것이다. 아울러 이들 이주자들 중 여성들이 점점 더 많은 비율을 차지할 것이라고 그들은 얘기한다. 이미 1996년에 미국에 합법적으로 건너간 사람들의 절반 이상은 여성이었고 그들의 평균적인 나이는 29세였다. 이들 여성들 가운데 얼마큼이 보살핌의 사슬을 형성하는지 아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파레나스가 면접한 대부분의 젊은 여성보모들은 젊은 여성 합법적 이주자들이기도 했다.
이 장에서 나는 이렇게 묻고 싶다. 우리는 보살핌에 대한 세계화의 영향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우리는 그것에 대해 무엇을 알며 그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느끼는가? 더 많은 전지구적 보살핌 사슬들이 형성되면, 그것들의 동기와 효과는 친절과 불친절 중에서 어느 쪽일까? 가난 자체의 혹독함을 감안할 때, 이것들은 절대로 간단한 질문들이 아니다. 왜냐하면 세상의 대부분의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세계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삶은 전지구적이지만 우리의 생각은 지역적이다.
이런 사슬이 얼마나 길건, 이것이 어디에서 시작해 어디에서 끝나건, 이런 사슬 속의 하나 혹은 다른 하나에만 집중할 경우 보살피는 사람의 아이에 대한 사랑은 사적이고, 개인적이고, 전체적인 맥락과는 무관한 것으로 보인다. 위에서 언급한 그 고용주는 이렇게 생각할지도 모른다. “엄마들은 아이들을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사랑은 늘 독특한 것으로 여겨지며, 보살피는 사람의 그런 아이에 대한 사랑(이를테면 비키가 그 아이에게 보이는 사랑)도 독특하고 개인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그것은 그 자체말고는 어떤 맥락도 없다. 시시때때로 비키 자신도 보수를 받고 보살피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과 보수를 주고 보살피도록 부탁한 자기 아이들에 대한 사랑 사이의 연결을 분명하게 느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의 미국인 고용주들은 이와 같은 사랑을 자연적이고, 개인적이고, 무맥락적이고, 사적인 것으로 볼 가능성이 높다. “비키는 사랑이 많은 사람이다.” 그들은 그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그리고 “비키는 톰을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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