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이해와감상] 박민규 소설에서의 현실과 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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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인턴은 모두 여덟 명. 즉 일곱 명의 경쟁자가 나와 함께 일하고 있다. 월급이라고는 말 못하겠고, 그저 왔다갔다 차비 정도를 받고 있다. 일은 거의 날밤을 새는 수준, 육 개월의 연수기간이 끝나야 그중 한 명이 정식사원으로 발탁된다.(39쪽)

월급은 차비 정도, 일은 거의 날밤을 새는 수준이라 한다. 그러나 날밤을 샌다 해서 '나'의 처지가 개선되는 건 아니다. 이렇게 사는 건 치욕이다. 그런데 '나'는 이 치욕을 받아들여야 한다. 생존을 위해서 '나'는 이 치욕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이런 치욕은 박민규의 다른 작품에서도 반복된다.「갑을고시원 체류기」의 '나'는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부도로 인해 집을 떠날 수밖에 없었는데, 결국 '나'가 찾아간 장소는 좁디좁은 갑을고시원의 한 방이다. '나'는 이렇게 좁은 관 속에 버려진 시체처럼 몸을 오그려 밀폐된 방에 누워 있다. 양진오, [특집 : 한국문학, 새로움의 저 밑자리] 당대의 발견과 현존하는 리얼 - 박민규, 오수연 소설을 읽으며 ,실천문학 ,실천문학사, 2005, pp.114~116.,
카스테라의 인물들에게 지구는 사람 살 곳이 못 된다. 지구는 너무도 부패해서(카스테라), 더 이상 나빠질 수 없을 정도로 엉망이며(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끝없이 흔들리는 답답한 공간이다(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이다. 따라서 지구 위의 인류는 지독하게 고독하다. 최첨단의 정보 통신 발달로 인류는 세계 전역과 우주 전체를 자유롭게 날아다니지만, 정작 인간은 이렇게 '고독'한 것이다. 권유리야,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박민규.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오늘의 문예비평, 오늘의 문예비평, 2005, pp.259~260.
그런 '나'는 외로워 눈물을 흘리지만 그 눈물이 '나'의 처지를 근본적으로 바꿔주는 건 아니다. 이렇게 『카스테라』의 주인공들 중에는 외로워 우는 자들이 적지 않은데, 달리 말하자면 이들의 눈물은 치욕의 눈물이며 동시에 그 치욕을 감수하는 데서 오는 체념의 눈물이다. 이 치욕의 기원은 어디인가? 바로 인간들을 소모품으로 배치하고 처리하는 신자유주의적 경제가 작동하는 당대적 한국사회이다. 아들이 배달한 도시락을 어두침침한 사무실에서 조용하게 까먹는 아버지들의 한국사회, 푸쉬맨들에 의해 짐처럼 전철 안으로 떠밀려 넣어지는 비즈니스맨들의 한국사회, 인턴의 신분이기에 직장 상사의 성추행을 감수해야 하는 한국사회에서 이 치욕은 기원한다.
그런데 이 치욕이 고조되는 순간 박민규 소설은 비약적으로 낯설어 진다. 치욕이 고조되는 순간 너구리가 새벽의 사우나 내부로 입장하는가 하면(「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기린이 벤치로 걸어와 앉는다(「그렇습니까? 기린입니다」). 너구리는 성추행 당한 인턴사원의 등을 밀며 위로해주는가 하면 기린은 아버지의 눈을 하고 '나'를 응시한다. 이 아들들은 너구리의 위로를 받기도 하고 아버지의 아우라를 느끼기도 한다. 진정 이런 낯선 결말은 한국소설사에서 그 유례를 찾을 수 없을 만큼 희귀하다. 동물을 등장시켜 환상적인 방식으로 소설을 마무리하는 방식은 결국 균열하던 세상과 그 세상 속에서 균열되던 '나'의 갈등, 즉 당대성의 갈등을 소실시키고 만다. 이런 점에서 박민규 소설의 결말을 당대적 긴장과 갈등을 일거에 소실시키는 결말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이 결말은 그의 유쾌한 유머와 은근한 풍자, 절대적 고독 등등을 무화시키고 그의 소설이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제기한 긴장과 갈등을 소실시킨다. 문제가 되는 건 이런 방식의 반복이며 이 반복 속에 내포된 세상에 대한 체념인데, 정말 어떻게 해볼 수 없다는 체념이 박민규 소설의 결말을 비약적인 소실의 결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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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유리야, [수상작품] 지구촌 실향민 - 박민규論 ,오늘의 문예비평, 오늘의 문예비평, 2009
-, 호모 루덴스, 놀이하는 인간, 박민규. 『카스테라』, (문학동네, 2005) ,오늘의 문예비평, 오늘의 문예비평,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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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오, [특집 : 한국문학, 새로움의 저 밑자리] 당대의 발견과 현존하는 리얼 - 박민규, 오수연 소설을 읽으며 ,실천문학 ,실천문학사, 2005
정혜경, 백수들의 위험한 수다 - 박민규ㆍ정이현ㆍ이기호의 소설, 문학과 지성 ,문학과 지성사,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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