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의 폭력성과 사회적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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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의 폭력성과 사회적 의미
<쉬리>의 성공이 발단이 된 우리 영화의 흥행작들은 <공동경비구역 JSA>, <친구>, <신라의 달밤>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두가 폭력을 바탕에 둔 획일성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였다. <쉬리>는 남북분단이라는 큰 주제를 업고 지금껏 냉혹하고 비정상적 인물로 묘사해온 간첩을 인간적인 시선으로 묘사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 그들도 우리처럼 사랑하고 뜨거운 감정을 지니고 있다는 메시지에 폭력과 액션을 눈요기를 제공한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엄청난 물량공세 속에서 우리 영화의 돌파구와 기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도 불구하고 그 활성화가 폭력지향의 트랜드를 남겼다는 아쉬움은 여전하다. 수년 전 <서편제>가 단조로운 구성과 지루해 보이는 화면에도 흥행성공을 이룬 것과 비교하면 <쉬리>이후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폭력성의 설득력은 취약해진다.
몇 개의 흥행에 성공한 영화에서 폭력을 주제로 삼았다고 해서 뭐 그렇게 야단들인가 하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한국영화계에는 조직폭력배를 주인공으로 한 이른바 ‘조폭 영화’가 일종의 장르를 이루면서 시장을 주도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개 그래왔듯이 어떤 문화적 현상이 사회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면 다수 관객과 여론들 사이에 뚜렷한 반응 차이가 있다. 한 쪽은 <친구>, <신라의 달밤>, <조폭 마누라>, <킬러들의 수다>에 나오는 폭력배들의 모습을 즐기면서 종종 흥행기록까지 갈아치우고 있다고 난리를 피우는 반면에, 다른 한 쪽은 폭력영화가 미학적으로 가치가 떨어지며 윤리적으로도 문제가 많다는 이유로 배척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사실 폭력을 주제로 삼은 영화는 이제까지 많이 있었다. 폭력은 부인할 수 없는 삶의 리얼리티이다. 미디어를 통해 만들어진 이야기를 통해 삶의 실재의 한 부분을 드러냄으로써 그 실재의 의미를 음미해 보기 위해 만들어진 영화라는 문화적 도구에서 폭력을 주제로 삼을 수 있다. 이것은 마치 사랑을 주제로 삼는 영화들이 쏟아져 나옴으로 사랑이라는 삶의 실재에 대한 공감을 경험하도록 돕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최근 흥행한 일련의 폭력 영화들은 이전의 폭력을 주제로 삼은 영화들과 다른 새로운 측면을 보여 주고 있다. 그것은 조폭 영화가 보여 주고 있는 것이 폭력이라는 삶의 실재가 아니라 삶의 어떤 다른 실재를 표현해 내기 위한 도구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폭력이 오늘날 한국 사회의 삶의 실재를 드러내는 코드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이다.
조폭 영화를 만든 감독이나 제작자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면 그 어떤 제작자도 자신들이 만든 영화를 통해 폭력 그 자체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할 것인가를 목표에 두고 있었다고 말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다. 단지 폭력은 자신들이 드러내려고 했던 삶의 한 모습을 이해하는 과정 혹은 도구로 사용됐다고 말한다.
<친구>는 폭력 세계를 그리려고 했던 것이 아니라 우정이 무엇인가를 그리려 했다고 말하고, <조폭 마누라>의 경우 액션을 수반하는 폭력 이미지보다 관객에게 더 호응을 얻으려 했던 것은 여성성을 잊고 지내던 여자 조폭이 결혼을 앞두고 남녀 관계를 시작하는 법을 하나하나 배우게 되는 과정을 코믹하게 묘사함으로서 여성문제를 다뤘다고 주장한다. 여성이 새롭게 사회에 뛰어드는 의미를 담고자 했다는 것이다. 즉 <조폭 마누라>는 남성 주인공들이 과시했던 모든 자질들을 다 갖추고 있는 여성 조폭을 내세우면서, 성에 대한 순진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여성 관객에게는 성적 코미디로, 조폭 영화의 관습에 익숙한 남성 관객에게는 여성성과 모성성이 초래하는 근본적인 부조화를 선보이는 장르의 변환을 통해 호소력을 얻고자 했다는 것이다.
이권 다툼에서 밀려나 도망 온 조폭들과 스님들과의 이야기를 다룬 <달마야 놀자>는 싸움 잘하는 조폭에게서 멋스러움을 끌어내거나 폭력을 통해 쾌감을 주려는 영화는 아니다. 산사에 더 있겠다는 이들 패거리와 그만 나가라는 스님들의 대립을 목격한 큰 스님이 시합을 제안 할 때 큰 스님은 조폭의 손을 들어준다. 나중에 조폭 두목이 "왜 저희 편을 들어주었냐"고 묻자 큰 스님은 "네가 밑 빠진 독을 연못에 빠뜨렸듯이, 나는 밑 빠진 너희들을 내 마음속에 빠뜨렸을 뿐이야"라고 말함으로서 이 영화가 추구하는 것이 폭력이 아니라 휴머니즘임을 보여 주려 했다는 것이다.
학원무협이란 새로운 장르를 들고 나온 <화산고>에서 학생과 교사가 ‘죽느냐 사느냐’의 지존 싸움을 벌이면서 교사와 학생과의 갈등을 이야기하려 했고, 겉은 코믹 조폭 영화인 <두사부일체>는 실제 있었던 사학비리 사건을 소재로 학원문제에 개입한다. ‘두목과 스승과 아버지는 한 몸’이라는 뜻의 <두사부일체(頭師父一體)>는 제도교육의 문제점과 학교 비리를 꼬집어보겠다는 연출자의 야심이 속에 품은 의도라는 것이다. 공적 질서의 대표 기구인 교육 기관이 오히려 부패와 결탁되어 있거나 부패 그 자체라는 생각은 <두사부일체>와 <화산고>가 가장 강력하게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이다. 관객 대상을 청소년층으로 두고 있는 조폭 영화가 온갖 교육문제들로 들끓고 있는 학교로 찾아 들어가 한바탕 뒤집어놓고 대리만족감을 선사한다는 전략이 먹혀들어 간 것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폭력영화의 제작자들의 입장과 보는 사람들의 입장은 조금 다르다. 물론 관객들은 한번 웃고 떠들 수 있으면 그만이겠지만, 여론들은 그러한 관객들에게 높은 우려의 목소리를 낸다. 폭력영화로서 사회에 조장되는 폭력적 성향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얼마 전 우리에게 큰 충격을 준 사건을 기억할 것이다. 바로 2001년 부산의 한 고교 1학년 교실에서 한 학생이 수업 중인 친구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사건이다. 폭력영화와 모방범죄의 상관관계를 보여준 단적인 사례다. 자신을 괴롭혀 온 친구에게 복수하기 위해 영화 <친구>를 40번이나 보면서 용기를 키웠고, 친구를 칼로 찌르는 영화 장면이 떠올라 식칼을 사용했다는 범행학생 진술에 사건의 성격이 낱낱이 드러난다.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수단과 방법을 써도 괜찮다는 관념을 무엇이 심어 주었는가. 폭력영화의 폐해가 이렇게 심각할 수도 있다는 좋은 본보기다. 여론들이 이 사건을 더욱 큰문제로 보는 것은 가해자도 피해자도 폭력서클과 관계없는 평범한 학생들이라는 점이다. 하물며 폭력조직과 관련된 학생들에게 당하는 수많은 학생들이나, 폭력학생 상호간의 불화가 어떤 사건을 일으킬 것인가. 굳이 통계를 인용하지 않더라도, 청소년들의 일탈행동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물의 폭력성과 선정성이라는 것은 다 아는 사실이다. <주유소 습격사건>이라는 영화가 히트했을 때 전국에서 비슷한 사건이 경쟁하듯 터졌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런 여론들의 우려의 목소리를 그냥 흘려서는 안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폭력영화의 ‘폭력’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되짚어 보아야 할 것이다. 조폭 영화에서 폭력 자체가 주제가 되기보다는 소위 말하는 새로운 장르로 소개된 ‘조폭 코미디’라는 다소 부자연스러운 설정이 만들어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의미를 이해해야 한다. 즉 영화가 폭력을 주제로 삼고 있는 것이 아니라 폭력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보여 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또 사람들이 이것에 환호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폭력이 문화와 사회를 읽는 코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여론들이 우려하는 폭력 영화가 사회에 폭력을 조장한다거나 혹은 반대로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준다는 등의 밀고 당기는 논쟁은 별 의미가 없어진다. 이것이 우리가 주목해야 할 관점이다. 다시 말해서, 일련의 폭력 영화의 호황을 통해 우리가 읽어야 할 사회의 모습은 사람들이 세상을 폭력이라는 코드로 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우정도, 사랑도, 여성 해방도, 청소년문제도, 휴머니즘도 그리고 휴식도 폭력이라는 코드로 읽어내기 시작했고 이러한 변화에 대해서 별 저항감을 느끼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이렇게 될 때 폭력은 더 이상 폭력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한 채 전달되고 폭력은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된다. 예를 들면, 영화를 통해서 조폭 사회의 절대 윤리가 의리인 것처럼 보여 진다. 오늘날 일반사회에서 전통적인 가족관계를 묶어주는 효도 등의 윤리가 쇠퇴한 대신 의리가 대두하면서 남녀를 불문하고 의리를 최고의 윤리적 덕목으로 간주하는 경향이 확산되고 <친구>는 그러한 사람들의 감정을 자극하면서 조폭 = 의리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창출했다. 그 결과 조폭 사회의 배신과 부정과 폭력이라는 실체가 의리라는 새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되고 사람들은 이것이 사실인 것처럼 이해하게 된다.
<달마야 놀자>에서 나오는 조폭은 우리가 이제까지 상상하고 있던 난폭하고 폭력적인 사람들이 아니라 아주 인간적이고 우리에게 삶의 새로운 것을 깨닫게 해 주는 인물들로 등장한다. 더 나아가서 <두사부일체>와 <화산고>에서는 폭력이 오늘날 커다란 사회 문제인 학교문제를 해결하는 코드로 등장한다. 폭력은 더 이상 폭력으로 이해되지 않고 사회의 문제 혹은 개인이 가진 문제를 풀어가는 코드로 이해된다는 것이다. 오늘 우리가 접하는 영화에 우리가 심각해야 하는 이유는 바로 폭력이 폭력으로 해석되어 전달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참고문헌
< 참고문헌 >
김성곤, 『김성곤의 영화기행』, 효형출판, 2002.
김창배, 『영화 친구보고 고교생 친구 살해 』, 한국일보, 2001.10.14.
이상일, 「한교폭력 영화」, 『씨줄날줄』, 서울신문, 2005.11.17.
장세진, 『한국영화 째려보기』, 신아출판사,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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