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가 말하는 방송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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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 책은 17명의 방송작가들이 각자 자신들이 일하는 분야에 대해서 쓴 책이다. 이 17명의 작가 중에는 드라마 작가부터 교양 작가, 라디오 작가, 시트콤 작가, DMB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는 작가들이 있다. 실제 현장에서 일하는 작가들이 쓴 책이라서 인지 몰라도 마치 내가 작가가 된 느낌이 들 정도로 자세하고 생동감이 넘친다.
먼저 1장에서는 ‘새내기 방송작가의 고군분투 일기’로, 어떻게 방송작가가 되었는지, 막내작가로 어떻게 생활했는지에 대해 나와 있다. 2장에서는 ‘다양한 방송작가의 세계’로, 드라마 작가부터 교양작가, 다큐멘터리 작가, 버라이어티쇼 작가, 라디오 작가, 코미디 작가, 시트콤 작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 작가들이 각자의 일하는 환경은 어떠한지, 지금까지 일하면서 어떤 에피소드가 있었는지, 작가가 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등 여러 가지 이야기를 솔직하게 서술했다. 3장은 ‘더 넓은 방송작가의 세계’로, 앞서 말했던,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방송작가 외에 또 다른 곳에서 일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 대해 나와 있다. 여기에는 영상 번역 작가, 스포츠 전문 작가, 전문 음악 작가, DMB 방송작가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4장은 ‘방송작가 24시’라고 해서 방송작가의 하루가 어떠한지, 함께 동거 동락하는 PD와는 어떻게 일하는지 등 방송작가로써의 생활을 보여준다. 마지막 5장은 ‘방송작가 정보 업그레이드’라고 해서 방송작가에 대해 흔히 묻는 질문들과 그에 대한 답변, 또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저작권 시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 있다.
◎ 이 책이 주는 교훈
#로망은 버리세요!
이 책에서 작가 분들이 하나 같이 하시는 말씀은 ‘힘들다.’, ‘로망은 없다.’이다. 사람들은 ‘작가’라고 하면 집에서 앉아 글만 쓰고 가끔 창작의 고통을 느낄 거라고 생각하지만 큰 오산이라는 것이다. 어떤 분야에서 일하느냐에 따라 하는 일은 각자 다르지만 방송기획부터 시작해서 편성을 받고 진행자와 출연자 섭외, 아이템 선정 및 취재, 촬영·편집 구성안 작성, 대본 작성 및 수정, 방송 모니터 및 보완 등 업무가 30종류가 넘어간다고 한다. 오죽하면 한 작가 분은 자신을 ‘작가’가 아닌 ‘잡가’라고 칭하기도 했다. 나 또한 작가를 꿈꾸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힘들어봐야 얼마나 힘들겠어?’라는 생각과 함께 ‘글도 쓰고 방송국 구경도 하고 연예인 구경도 하면서 일하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얕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고 작가가 하는 일도 자세히 알게 되고 얼마나 힘들고 고단한 지도 알게 되었다. 그러면서 전에 했던 얕은 생각이 창피해졌다. 지금은 얕은 생각 대신 좋은, 재밌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되어주고 싶다는 기특한 생각을 한다. 마치 내가 작가가 된 것처럼 자부심과 사명감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티끌모아 태산!
막내 작가에서 메인 작가가 되기까지는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까지 걸린다.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면 20년이고 30년이고 더 걸릴 것이다. 작가는 철저히 능력제이고 개편 때마다 일자리를 고민해야한다. 때문에 빨리 성장하기 위해서 혹은 함께 일하는 동료에게 인정받아 계속해서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이 되거나 다른, 더 좋은 일자리를 얻어내기 위해 더 노력하고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 직업인 것이다. 나는 ‘내가 작가가 되면 어떨까?’라는 상상을 할 때면 막내 작가에서 메인 작가까지의 오랜 시간이 실감이 나지도 않았고 오래 걸릴 거라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다. 너무나 안일한 생각이지만 조금 참고 일하다보면 메인 작가가 되어 있을 것만 같았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일도 잘하고 누구에게나 인정받는 실력을 갖춰 높은 자리에 오르려면 그만큼의 시간도 노력도 경험도 필요하다. 이는 공짜로 갑자기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마치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른다.’라는 말처럼 천천히 조금씩 형성되는 것임을 알았다.
#천직의식
작가 일은 힘들다. 출·퇴근 시간은 일정하지도 않고 하는 일은 잡다하게 많고 막내 작가의 월급은 메인 작가의 반에 반도 안 된다. 비정규직이라 근무환경도 좋지 않고 4대 보험이나 퇴직금, 육아휴직, 출산휴가와 같은 혜택도 받아 볼 수 없다. 그래서 6개월도 버티지 못 하고 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한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작가 분들은 모두 자신의 직업인 ‘작가’에 자부심을 느끼며 일하고 계셨다. 자신이 틀었던 음악 한 곡에 감동을 받았다는 시청자의 한 마디에, 이번 주 프로그램 재밌었다는 주변 사람들 칭찬에 맘 같아선 몇 번씩 그만두고 싶은 일을 여태껏 하고 계신 것이다. 한 버라이어티쇼 작가 분은 몸이 아파 다 죽어가는 상황에도 일 생각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면서 ‘이게 내 천직이지 싶다!’라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좋아하는 일과 만나면 위 작가 분처럼 몸이 아프고 힘들어도 일 생각이 나나보다. 평소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동경하고 있었는데 ‘나도 만약 작가가 된다면 천직의식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또 한편으로는 ‘막상 작가가 내가 원하는 일, 좋아하는 일이 아닐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라는 걱정도 들었다.
#꿈은 이루어진다! 지금 꿈도 옛날 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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