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과학 일제의 젠더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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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제하의 젠더와 젠더정치 ◈
식민지 여성교육 정책을 통해 본,
일제의 젠더정치
개요
Ⅰ. 머리말
Ⅱ. 1920년대 여성교육
1. 일본인 현모양처 만들기
2. 1920년대 교육의 모습
3. 1920년대 신여성의 등장과 일제 여성교육 비판
4. 제도권을 벗어난 여성교육의 확대와 일제의 딜레마
Ⅲ. 1930년대 여성교육
1. 1930년대 교육의 취지 - 개정된 교육령을 중심으로
2. 30년대 여성교육의 보급 양상
3. 우민화 교육의 최대 피해자, 여성 - 가부장제와 제국주의의 결합
4. ‘황국의 어머니’의 탄생
5. 규율 권력의 시각을 벗어난 여성에 대한 차별적 시각
Ⅳ. 맺음말
Ⅰ. 머리말
근대에 이르러 봉건 사회의 붕괴로, 예정된 사회적 역할이 해체된 공간에서는, 자유롭고 평등하게 태어난 개인이 자유 선택에 의해 사회적 역할을 획득한다는 보편 주체의 신화가 탄생하게 된다. 그 과정 속에 추상적 보편이 실제적인 실존으로 드러나게 되고, 개개인을 보편 주체로 통합하기 위한 교육의 역할이 강조된다. 따라서 보편권리 자유 주체로 대표되는 근대적인 의식과 근대교육은 불가분의 관계에 있다. 임옥희. 「신여성의 범주화를 위한 시론」. 『한국의 식민지 근대와 여성공간』. 여이연. 2004.
근대 국가의 경우 보편 주체의 통합은 ‘국민’ 담론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고 볼 수 있다. 학교 교육은 국민성을 생성하기 위한 구심점을 만들어내는 기제가 되며, 국가체제 아래에서 같은 언어 같은 가치관 같은 기억을 심어주는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인간을 구체적인 목표에 맞게 훈육한다는 측면에서 교육은 국가와 결합하는 순간, 국가의 목적에 맞는 인간을 양성하는 확고한 수단이 된다. 체제에 순응하고 체제를 지탱하는, 체제의 욕망을 체화한 인물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현대의 국정교과서를 떠올려 보면 이 점은 쉽게 이해된다.
하지만 교육은 모두에게 같은 방식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가부장제에 기초한 국가는 여성과 남성에게 각기 다른 국민의 모습을 요구할 수밖에 없었다. 대표적인 예로 여학생에게 가정을, 남학생에게는 기술을 가르치는 현행 한국 교육 제도를 들 수 있다. 이는 여성에게 가정 가사를, 남성에게 사회 기술을 맡기고자 하는 국가의 의도를 여실히 드러낸다. 결국 가부장제에서 요구하는 여성상 남성상을 만들어내는 것이 교육과정이다. 이렇게 사회에서 규정된 젠더는 국가 교육에 스며들고, 교육은 국가의 요구에 걸맞는 젠더를 재생산하며, 젠더정치 젠더정치가 무엇인가를 명확하게 표현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글에서 이야기하는 젠더정치는 여성과 남성을 분리차별하여, 가부장적 관념 속에 편성된 체제를 강화하고 지속해 나가려는 의식과 시도 전반을 의미한다.
를 이행해 나간다.
식민지 조선에서도 교육은 중요성을 가졌다. 조선인이 아닌 일본국민으로의 사회화는 교육을 통해 가능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교과과정에서 국어(일본어), 역사(일본의 역사), 수신에 다른 과목에 비하여 많은 시간이 할당된다. 보통교육의 확대 실시는 더 많은 일본인을 만들기 위한 목적에서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일제의 교육 의도는 여성에게도 관철되었다. 하지만 가부장제와 제국주의의 복잡한 연결망 속에서 여성교육은 남성교육에 비해 중요성이 떨어졌으며, 교육의 취지 자체가 식민적임과 동시에 성차별적이었다. 가부장제에 근본을 둔 식민 권력의 교육은, 현모양처형의 여성을 만들고 그녀들을 감응시켜 일제의 동화정책을 가족 단위에서 실행해 나가려는, 미시권력의 발현이었다. 그 결과 식민지배 전반기의 교육은 현모양처를 만들기 위한 교육기관의 설립을 중심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제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한다.
이후 만주사변이 발생하고 국가가 전시체제로 변함에 따라 일제는 이전과는 다른 여성상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산업현장의 부족한 노동력을 메우기 위해 교육받은 여성이 필요했다. 또한 전쟁에 필요한 병사를 양성하기 위해서 모성을 파괴하는 어머니, 남성들이 전쟁터로 나가고 남은 ‘후방’을 관리하는 여성 등을 필요로 하게 되었다. 이전처럼 가정 내부에 머무는 현모양처가 아닌, 가정을 나와 국가를 위해 일하는 현모양처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새로운 여성상을 창조하기 위해서 학교교육은 중요성을 가질 수밖에 없었으며, 그렇기에 더 많은 교육기관과 새로운 교육과정 목표가 필요했다. 동시에 일제가 원하는 교육을 받지 않거나, 기만적인 교육에 반대하는 여성들을 배제하는 작업도 이루어졌다.
일제의 여성교육 정책은 자신들의 목적에 따라 변한다. 여성의 교육은 일본제국주의의 번영을 위한 하나의 수단이었던 셈이다. 하지만 일제의 목표가 어떠했든지 간에 교육은 식민지의 여성에게 해방으로 다가왔다. 그간 인간으로서의 취급조차 받지 못했던 여성에게 교육은 남성과 같은 지위를 갖게 해주는 유일한 통로였다. 뿐만 아니라 교육을 받는 장소였던 학교는 가부장제의 압박을 그나마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었다. 그렇지만 학교는 여전히 가부장적인 여성상을 요구했다. 모성을 강요하고 어떤 때에는 그러한 모성의 파괴를 강요하기도 했다. 이렇듯 조선의 여성에게 일제가 행사하는 근대 교육은 하나의 결을 가지고 존재하는 것이 아니었다.
결국 근대의 대표적 이데올로기인 ‘모성’ 이데올로기와 ‘정상가족’ 이데올로기 속에서, 식민 통치를 받는 조선의 젠더 관념 역시 결코 자유롭지 못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이 이데올로기를 국가의 이익을 위해 제도 속으로 포섭하는 가부장적 제국주의의 ‘젠더 정치’ 속에서 보편 주체의 신화가 어떻게 여성들을 변방으로 몰아내었는지 발견할 수 있게 된다. 교육은 가부장제와 제국주의 두 권력의 긴밀한 결합을 여실히 담아내는 주제가 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일제가 행한 여성 교육의 양상을 알아보고, 이를 통해 일제가 조선 여성을 통해 구체화 하려고 했던 젠더정치가 무엇인지를 서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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