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함정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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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함정 - 프레데릭 피에루치
본문
수많은 사람들이 미국으로 몰립니다. 그 이유는 바로 돈을 버기 위해서입니다. 우리나라도 조선 시대부터 큰 물에서 놀아라. 돈을 벌으려면 한양으로 가라는 말이 있듯이 큰 곳에 가면 크게 생각하고 그만큼 기회가 많아진다는 의미이기도 할 것입니다. 세계 경제 대국 1위는 부동의 미국이 점령하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와 미국의 경제 구도 패권을 둔 경쟁이 활발하지만 아직까지 역시 세계에서 가장 강한 국가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미국입니다. 미국에는 세계적인 기업이 많이 있습니다. 기업 활동은 때로 어떤 드라마보다 더 극적이죠. 감동의 성공담이 있는가 하면 끔찍하고 비밀스러운 음모와 희생양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오늘 읽어 본 책은 이야기는 잘 나가던 프랑스 대기업의 CEO가 미국에서 체포되고 오늘은 우리가 잘 몰랐던, 아니 꼭 알아야 하는 미국의 해외기업에 대한 제재의 진실을 드러내는 책 <미국 함정>입니다. 저자는 프랑스 에너지 대기업인 알스톰의 자회사 CEO였는데요, 어느 날 미국 출장을 갔다가 죄목은 미국 해외부패방지법 위반이었죠. 당연히 착오라고 생각했지만 그건 오판이었죠. 미국 법무부가 알스톰의 거의 십년 전에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따라한 발전소 프로젝트 수주 과정에서 뇌물을 준 것 때문에, 알스톰의 담당 간부 중 한 사람인 저자를 체포한 것이었습니다. 당시 뇌물을 주는 것이 명목상 금지되어 있어도 실제로는 매우 흔한 관행이었고, 알스톰도 중개인을 이용해 저자는 그 길로 지옥 같은 미국 교도소로 끌려가 2년 동안 수감됩니다. 끔찍한 환경에서 중범죄자들과 함께 수감생활을 하며 상상 못할 고역을 겪게 됩니다. 잘 나가던 글로벌 경영자에서 덫에 걸린 짐승 같은 처지로 전락한 거죠. 그는 처음에 미 법무부가 수사에 협조하라, 그러면 선처하겠다고 한 제안을 거절합니다. 곧 회사가 변호사를 동원해서 자신을 빼줄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죠. 그를 지켜주지 않았습니다. 더 높은 고위직을 보호하느라 저자와의 연관성을 부정해야 하고, 그래서 업무 미복귀 사유로 해임까지 합니다. 그는 중간에서 인질 같은 신세가 됩니다. 당연한 보석 신청도 기각되었고, 악명 높은 교도소에 수감당한 채, 알스톰의 내부 배신자 역할을 수용할 때까지 2년의 수감생활과 3년의 보석 상태를 견뎌야 했습니다. 주목할 것은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이 개 인의 불행이 아니라, 미국의 해외부패방지법이라는 점입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결과적으로 자국 기업을 교묘히 도와준다고 주장합니다. 여러분은 잘 알고 계신가요? 저는 이 책에서 처음 접했는데요. 이 법은 미국인이나 미국 법인이 아니어도, 또 미국에서 발생한 부패범죄가 아니어도 단지 거래과정에 미국의 통신망이나 법인, 계좌 등을 이용하는 등 미국과 조금이라도 연관이 있으면 그런 사업을 대상으로 선고할 수 있는 법입니다. 경제활동을 하면서 미국의 통신서비스나 IT 인프라, 금융제도를 사용하는 게 흔한 상황에서 누구나 그 법의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가희 무소불위죠. 1977년 발효된 이 법은 25년간 사용된 적이 없었습니다. 원래는 해외에서 뇌물을 주는 미국 기업을 단속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이 조항 때문에 자국의 에너지, 군수, 제약 등 수출기업이 경쟁에 불리해지자 미국은 법을 개정, 역외관할권을 부여합니다. 2008년 이후에 본격적으로 법 집행에 착수하면서 독일의 지멘스, 도이치텔레콤, 영국의 롤스로이스, 2008년 이후 징벌금 상위 10개 중 미국 회사는 2개에 불과하고 1억 달러 이상 벌금을 낸 유럽기업이었습니다. 미국 기업은 5개에 불과하죠. 저자는 해외부패방지법이 미국 기업을 보호하고 교묘히 적용된다고 주장합니다. 간부에 대한 기소 등 고초를 겪다가 미국의 GE에 인수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인수가 결정되어서야 알스톰 최고경영자는 기소를 피하고 저자의 재판도 마무리되었죠. 미국 GE의 품으로 넘어간 데다가 거의 빈털터리로 GE로 넘어갔습니다. 마치 음모론의 완성처럼 섬뜩한 느낌마저 주는 결말입니다. 미국 법무부와 증권거래위원회가 기업뿐 아니라 개인에 대한 처벌에도 또한 꼭 반부패 위반에 대한 증거 없이도 일단 문제가 되면 거래금지 등의 부수적 불이익 등 돈으로 환산하기 어려운 피해를 입게 되죠. 자칫 기업의 존폐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저자는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화웨이가 표적이 된 것은 “미국이 캐나다 사법당국에 부탁해 멍완저우 부회장을 체포한 것은 나의 사례와 완벽하게 일치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는데요. 우리가 이 법률을 주목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이유는 우리 기업 상당수가 미국주식예탁증서를 발행하거나 미국 법인과 통신망을 이용하고 있어서 언제든지 적용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은 생생한 수기 형식으로 사건을 극적으로 재구성합니다. 미국 사설교도소의 열악한 감옥 생활과 수감자들도 디테일하게 묘사하죠. 사건과 재판을 둘러싼 검사와 변호사, 주고받은 대화와 거래들, 사랑하는 가족과 의리 있는 지인들에 이르기까지 사건이 흘러가면서 각자의 입장이 어땠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요, 마치 한 편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빠르게 읽힙니다. 이 책을 통해 미국 해외부패방지법의 적용 사례를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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