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상 - 샤이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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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이닝
우선 레포트를 쓰기 전 근래의 영화를 선택하지 않고 ‘샤이닝’이라는 오래된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저는 영화를 보는 것을 싫어해서 영화관에 가지 않고 집에서 노트북으로 볼 수 있는 영화를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는 구성이 좋아서 사람이 죽기 전 꼭 봐야할 공포영화 10순위 안에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이 영화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영화 전체를 연출자의 관점에서 바라 본 것이 아니라 한 장면을 가지고 그 장면을 연출자의 관점으로 보고 분석해 보았습니다.
영화의 전체 줄거리
은퇴한 교사인 잭은 조용한 곳에서 희곡창작을 위해 겨울 동안 오버룩호텔을 관리하는 하는 일을 맡게 된다. 아내 웬디, 아들 데니와 함께 호텔에 도착한 잭. 하지만 그는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감을 잃어 간다. 이렇게 가장으로써 관리인으로써 자신의 의무에 대한 강박관념에 시달리던 잭은 호텔의 악령들에 물들어 점차 미쳐가기 시작한다.
한편 영혼과 소통하는 능력(샤이닝)을 갖고 있던 아들 데니는 그런 아버지를 걱정한다. 그는 호텔의 이상한 기운을 알아채고 자신에게 경고하는 환청을 듣기도 하고 유령들을 접하기도 하며 자폐아같은 모습으로 변해 간다.
그러던 중 잭의 환상인지 아니면 유령들의 장난인지 모를 파티를 둘러보던 잭은 그곳에서 가족을 모두 죽였다는 전 지배인 그래드와 만나는데 그로부터 호텔관리를 위해 아들을 죽이라는 말을 듣는다. 폭설로 인해 호텔은 고립무원이 되고 잭을 찾던 아내 웬디는 그 동안 작업해 놓은 All Work & No Play Makes Jack A Dull Boy이란 문장만 적혀있는 수 많은 원고를 보고 경악에 빠진다. 이로 인해 그녀는 잭이 미쳤다는 것을 알게 되고 아들과 아들을 구하기 위한 아내 그리고 아들을 죽이려는 아버지 사이에 싸움이 시작된다. 결국 정원미로에서 아들을 뒤쫓다 미로에 갇힌 잭은 죽음을 맞게 되고 웬디와 데니는 그들을 구하러 왔다가 죽임을 당한 요리사의 설빙차를 타고 호텔을 탈출한다.
문제의 장면
여기서 다루고자 하는 부분은 아들 데니와 잭이 데니를 추격하기 시작하는 시점, 즉 잭과 데니가 미로 안으로 들어가는 장면부터 잭이 미로 속에서 혼자 헤매다 결국 얼어 죽는 장면까지이다.
본론 : 장면의 분석
이 영화의 절정이라고 할 수 있는 이 부분에서 카메라는 동일한 시각에 두 가지 서로 다른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을 계속 교차시키며 병렬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한 사건은 정원미로에서 데니가 아버지 잭의 추격으로부터 도망치는 장면이고 또 하나는 웬디가 호텔 건물 안에서 온갖 기괴한 사건들과 맞닥뜨리게 되는 장면이다. 우리는 여기서 두 가지 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이러한 구성에서 오는 긴장감의 유발이고 또 하나는 이제 비로소 아버지 잭과 이 호텔, 오버룩이 이 장면에서 하나의 동일한 실체로 보여진다는 점이다. 이미 이 호텔의 기운에 물들어가던 잭은 이제 완전히 호텔의 일부가 되어, 아니면 그 자체가 되어 자신의 가족을 죽이려 드는 것이다. 이로써 쫓기는 자, 웬디와 데니 그리고 쫓는 자, 호텔 그자체와 잭 사이의 완전한 대비가 이루어져 긴장감 유발과 사건 전체의 절정이 되어 이 상황, 가족상극의 비극을 분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 장면에서 나타나는 눈의 역할에 대하여 생각해 볼 수 있다. 바깥에 산과 같이 쌓여 있는 눈은 데니와 웬디가 호텔로부터 도망치지 못하는 제약조건이다. 이러한 고립무원의 상황은 아들을 죽이려는 잭에게는 호재로 작용한다. 그리고 그것은 복잡한 미로 속에서 잭이 눈 위에 찍힌 데니의 발자국을 따라서 그를 뒤쫓을 수 있는 수단으로도 기능한다.
하지만 아이러니컬하게도 결국 그 눈이 잭을 파멸시키는 장치가 된다. 장면의 마지막에서 보면 데니가 그의 발자국을 지우고 새 발자국을 만들어 아버지를 따돌리는 그 시도 또한 눈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장면에서 눈이라는 것은 영화에서 이 장면의 사건이 벌어지게 된 이유이자 동시에 그 사건을 잭의 죽음으로 해소시키는, 장면의 내용전개에 핵이 되는 존재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잭과 데니의 추격이 벌어지고 있는 공간적 상황을 살펴 보자. 잭이 아들을 뒤쫓고 있는 미로라는 것은 입구와 출구가, 그리고 그 구조가 그 안의 사람에게는 불분명한, 혼란스러운 구조이다. 그러면서도 일방적으로 뚫여 있는, 좌우는 벽으로 막히고 오직 앞과 뒤라는 방향 밖에는 주어지지 않는 폐쇄성이 느껴지는 구조이기도 하다. 이런 구조적 특성이 추격이라는 행위와 연관되어 장면의 긴장감을 더욱 높이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은 웬디가 겪는 사건의 배경이 되는 호텔에서도 미로씬에서 우리가 볼 수 있는 특성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정원미로가 갖는 위와 같은 특성은 호텔에서 웬디가 쫓기고 있는 호텔 내부 분위기에서 ‘카메라에 의해’ 나타난다. 그리고 그러한 ‘폐쇄적 고립성’은 웬디가 마추치는 온갖 기괴한 모습, 현재 상황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남자의 섹슈얼한 모습이라든지, 피가 넘쳐 흐르는 엘리베이터 등의 으스스한 모습과 겹쳐지면서 ‘감독이 의도하고자 하는 공포’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힌트를 던지고 있다. 결론적으로 이 장면에서는 단절되고 고립되고 ‘닫힌’ 상황에서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공포, 그 심리상태 자체를 이 부분 상에서는 여주인공 ‘셜리 듀발’의 그 공포로 가득찬 표정연기와 그 특징적인, 마치 산송장 같은 분장술로 나타내고 있고, 또한 그러한 공포를 주는 상황은 카메라에 의해 연출된 호텔의 그 오싹한 분위기, 기괴한 사건과 유령들로써 시각적으로 표현해 내고 있는 것이다.
이제 정원미로로 다시 돌아가 보자. 여기서 공포를 주는 존재는 바로 호텔의 기운에 사로잡힌 아버지 잭이다. 이 미로에서의 공포는 건물 안에서의 초자연적인 존재에 의해 직접적으로 발생하는 공포가 아닌 바로 인간에 의한 공포이다. 물론 그도 호텔의 초자연적인 힘에 의해 변한 측면이 있지만 제 3자, 관객들의 눈에는 인간 대 인간의 갈등(자식 살해)으로 나타난다. 그리므로 여기서 관객이 느끼는 공포는 호텔에서의 공포와는 다른 공포를 준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 스스로의 것으로서 갖고 있는, 극한 상황에서 표출되는 폭력성의 문제이다.
그런데 여기서 이 장면을 찍는데 쓰인 카메라의 문제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도망가는 데니의 뒷모습을 찍는데 쓰인 카메라기법이 그것인데 그로 인해 이 장면은 스크린 상에서 마치 3D 액션게임의 장면과 같이 보여 진다. 따라서 이 장면을 보는 관객은 게임의 (추격하는)주인공처럼 마치 내가 데니를 쫓고 있는 착각을 들게 만들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착각은 카메라의 움직임, 데니로부터 멀어졌다 가까워졌다 또는 약간 흔들리기도 하는, 마치 사람의 안구와 같은 유동적인 움직임 때문에 관객은 카메라 앵글이 곧 내 눈이라는 순간적 착각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우리는 감독의 또 다른 의도 하나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여기서 잭 ‘잭 니콜슨’의 그 광기어린 연기로 표현되는 폭력성은 곧 우리 자신의 것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이 이 미로씬이 우리에게 주는 ‘공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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