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석규 문학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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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고석규 문학 분석
1. 고석규는?
1932년 9월 7일 함경남도 함흥에서 태어났다. 6·25전쟁 때 자원입대하여 참전하였으며, 부산대학교와 동대학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모교에서 강사로 학생들을 가르쳤다. 문예지 《문학예술》을 통해 등단하였으며, 김춘수·유치환·김현승 등과 시연구 동인, 조영서 등과 신작품 동인, 이철범·이어령 등과 현대비평가협회 동인등 시와 평론 분야에서 치열하게 활동하다 몸을 혹사하여 26세에 요절하였다.
6·25전쟁을 치른 뒤 곳곳에 도사린 죽음과 파괴, 절망감과 부조리 속에서 문학을 실존의 문제로 인식하고 실존주의를 이론적으로 체계화했을 뿐 아니라 구체적 삶 속에서 실천했다. 《문학예술》에 발표한 평론 《시인의 역설》에서는 키르케고르와 릴케를 준거로 삼아 윤동주·김소월·이육사 등의 시를 설명하였다. 그에 따르면 작가는 장소로 있는 현실과 허무 앞에서 드러나는 현실 사이에서 자신의 현실을 생성해야 하는데, 이 허무의 긴장을 견디지 못하여 정지용은 자연으로 도피하고 김기림은 새것으로 도피했다는 것이다. 이밖에 《초극(超克)》, 《시적 상상력》 등의 평론을 발표하였으며, 1991년 오늘의 비평 동인이 유고를 모아 평론집 《여백의 존재성》을 펴냈다.
1992년 《전야》《1950년》《자화상》《죽음》《별》 등 140여 수의 시가 실린 유고 시집 《청동의 관》이 출간되었는데, 그의 시는 감상이 짙고 상징주의 기법이 드러난다. 이듬해 일기를 모은 《청동일기》, 번역서 《실존주의》, 동료·후배 문인들의 추모 글과 평가를 모은 《고석규의 면모》가 간행됨으로써 유고 전집 5권이 완간되었다. 1996년 그의 문학 정신을 기리기 위한 고석규비평문학상이 제정되어 서영채가 제1회 수상자로 선정되었다.
2. 고석규 문학의 문학사적 의의
고석규는 1950년대라는 무참한 폐허의 공간과 삶의 한계성에서 비롯된 실존의 의미를 역설적으로 형상화 한 비평가이자 시인이다. 고석규에 대한 연구는 유고 평론집 《여백의 존재성》이 출간되면서부터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었고, 1993년 <오늘의 문예비평>동인들에 의해서 《고석규 유고 전집》이 간행됨으로써 그의 문학에 대한 온전한 평가와 무학사적 자리매김이 모색되었다. 이처럼 고석규에 대한 관심이 뒤늦게 활발히 이루어진 것은 전후 비평에 대한 문학사적 의미 제고와 맞물린 것으로, 1950년대 한국문학사의 한 비평적 흐름이라는 통시적 차원이 아닌, 한국문학의 전환기에 대응하는 정신 활동이라는 측면에서 그의 비평이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1950년대 한국문학사, 특히 비평문학을 정리하는 가운데 결코 지나쳐 버리거나 폄하되어서는 안 될 그의 문학적 면모는, 그가 걸어 온 ‘미완의 문학적 행로’만큼이나 구석진 곳에 묻혀 있었다. <오늘의 문예비평>동인들의 집중적인 노력과 그를 아끼던 은사, 주변 친우등의 애정 어린 관심 속에 그가 남긴 문학적 성과는 비로소 전모를 드러내면서 문단 안팎의 적지 않은 주목을 받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1940년대 문학연구에서 그를 제외시켜 버리면 미완의 문학이 되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 되었고, 따라서 그의 문학 세계는 50년대 문학사를 새롭게 쓰는 데 중요한 밑바탕이요 근원이 된다는 저에서 의미심장한 문학사적 의의를 지니고 있다.
3. 실존주의 모더니즘
전쟁이란 한 집단의 적대자로 하여금 그 집단의 완벽하게 이행하도록 강요하려는 의도에서 출발하는 것으로, 그것은 언제나 정치적인 근거에서 배태되어 정치적인 목적으로 수행된다. 이러한 정치적 이데올로기에 의해 파생된 전쟁의 물질적정신적 피해는 막대한데, 특히 자아의 분열과 인식론적 단절현상 등의 정신적인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심각성을 드러낸다. 결국 1950년대는 폐허의 현실과 폐쇄적인 사상의 강요에 의해서, 민족이나 합리적인 사상보다는 전쟁과 폐허 속에서 그것을 표현해 줄 수 있는 새로운 사상이 필요하게 된다. 이러한 맥락에서 1950년대 한국문학, 특히 전후비평은 전쟁 이전의 문학사상이나 문학적 방법에 대해 문제적 이의를 제기한다. 따라서 비평가들은 전쟁이라는 폐허의 극한 상황에서 문학은 말할 것도 없고 인간 자체가 부정되는 현실을 과거적인 문학사상이나 방법으로는 극복할 수 없다고 보고 새로운 만학사상이나 문학적 방법을 요구했는데, 이것이 바로 실존주의 모더니즘이다.
4. 《초극》과 형이상학적 세계인식
1950년대 문학은 기성세대의 문학을 철저히 거부함으로써 새로운 문학의 출발을 모색했다. 기성세대를 질타하는 그들의 목소리는 단호했고, 기성세대들은 그들의 질문 앞에 “마음 드디어 견딜 수 없음”의 허무와 절망을 토로할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절망과 폐허의 중심에는 새로운 질서와 의지의 씨앗들이 자라고 있었는데, 이것이 바로 고석규 김재섭의 2인 문집인 《초극》이다.
기성세대가 절망과 죽음의 형식을 취하고 있을 때, 임시수도 부산으로 몰려온 전국의 대학과 부산대학의 학생들은 구덕산 기슭에서 형이상학을 논하고 있었다. 살육과 피비린내가 들끓고 생존의 절박함이 현실을 짓누르는 힘겨운 상황 속에서 현실과는 다소 유리된 문학과 철학의 세계로 빠져든다는 것 자체는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구덕산 기슭의 신인들에게 이러한 형이상학적 동경은 일종의 환각인데, 이 기묘한 환각의 세계를 지향하는 것이 바로 《초극》이다. 이는 형이상학(문학철학)의 성채 속으로 진입하는 것으로, 수사학적 ‘초월’이 아니라 구덕산의 현실을 똑바로 직시하는 《초극》있었다.

참고문헌: ※ 참고문헌
1. 김윤식 ‘한국현대문학사’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8)
2. 하상일 ‘1950년대 고석규 비평의 근대성 연구’ (부산대 석사논문, 1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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