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학사상의 집대성-정약용, 김정희의 철학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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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학사상의 집대성-정약용, 김정희의 철학사상
실학의 형성배경
성리학이 이기(理氣)·성정(性情) 등을 주제로 하여 철학적으로 전개시킨 유학이라면, 실학은 현실적인 입장에서 실리(實利)를 중시하는 유학이라고 할 수 있다. 조선왕조의 치국이념으로 채택된 주자학(朱子學)은 조선 중기의 융성기를 지나 학파의 분화 과정에서 학설이 다양하지고 이론이 정밀해지는 발전을 계속하였다. 그러나 학파의 분열과 대립이 객관적 합리성을 잃고 사변적 체계에 사로잡히게 됨으로써 현실 사회와 유리되어 폐쇄적이고 권위주의적인 공론을 일삼는 폐단에 빠지게 되었다. 따라서 실학은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당시의 피폐된 사회·경제적 혼란을 광정(匡正)하지 못한 데 대한 반발과 함께 중국을 통하여 유입된 청대 실학 및 서학(西學)의 영향에 의하여 당시의 학풍이 소홀히 하였던 현실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하려는 의지에서 비롯되었다. 한국철학사연구회, 『한국철학사상사』, 한울, 1999, 277p
정약용의 경학관
정약용은 학문 사변의 공은 성(誠)이 아니면 설 수 없다고 확신한다. 따라서 경전 주석에서도 “오직 옳은 것을 구하고 오직 옳은 것을 따르고 오직 옳은 것을 잡는” 태도로 널리 고증하고 정밀히 연구하여야 한다고 변론한다.
정약용은 경전 해석에 자의(字義)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이에 경서를 해석하는 법은 자의가 가장 중요하다고 하기도 하고, 먼저 조자(造字)의 원의를 안 후에야 본지를 얻을 수 있다고도 하여, ‘선식원의(先識原義)’를 경전 해석의 시발점이자 귀극처로 보았다. 정약용은 경서를 해석하는 데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전문, 사승, 의해가 바로 그것이다. 이 중 ‘의해’는 전문이나 사승에 의거하지 않고 자기의 뜻으로 결정하는 것으로 시세의 고금과는 관계가 없는 것이나, ‘전문’과 ‘사승’은 옛것에 기준을 두고 해석하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또 ‘경서로서 경서를 증명하는’ 태도를 강조한다.
결국 정약용의 경전 주석 작업은 이를 통하여 원시 유학의 근본정신을 회복하고 성인의 마음을 천고에 밝히며 나라의 빛을 사방에 떨치고자 한 것이었다. 특히 정약용의 이런 주석 작업은 경세학과의 연장선상에서 파악되는 점이 주목된다. 즉 정약용에게서 경학과 경세학은 하나의 고리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이다.
충서에 대해 정약용은 중심으로 남을 섬기는 것을 충, 다른 사람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헤아리는 것을 서(恕)라 하고, 일이관지의 ‘일’은 바로 서이고 서는 근본이 되고 행하는 것을 충으로 이것은 대대적(對待的)인 것이 아니고 충을 실행할 때 서(恕)는 이미 오래 전부터 있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또 서를 해설함에 있어서도 상하 전후 좌우의 교제를 잘하는 것이라 하고, 이를 혈구지도와 연결시키고 있다. 즉 오도(吾道)는 혈구지도이며 일이관지는 혈구지서이다. 아울러 이 장은 전도지결이 아님도 밝히고 있다. 정약용은 서를 추서(推恕)와 용서(容恕)로 구분한다. 즉 고경(古經)에는 추서만 있고 용서는 없는데 주희가 말한 것은 용서라고 하면서 추서는 자수(自修)를 주로 하여 자기의 선을 행하는 것이고, 용서는 치인(治人)을 주로 하여 남의 악에 너그러운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 서와 인의 관계에 대해서는 서가 인을 완성하는 방법임을 논하고 있다.
성(性)에 대해 정약용은 성을 기호(嗜好)로서 파악하고, 이를 형구의 기호와 영지의 기호로 분류한다. 그리고 ‘성상근’은 상지하우를 통하여 말한 것이며, 아울러 상중하 세 가지 성은 없고, ‘상지’·‘하우’는 모신(謀身)의 공졸(工拙)이지 성품의 고하가 아니며, ‘불이(不移)’는 남에게 옮긴 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지 자리에 굳게 앉아 옮기지 않음을 이른 것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기질지성은 본성의 선악과는 무관하며 기질은 다만 사람으로 하여금 지혜롭거나 우둔하게 할 수는 있을지언정 선하거나 악하게 할 수는 없다고 본다. 그리고 인물성에 대해서는 기질지성은 인물이 같이 얻은 바이지만, 도의지성일 것 같으면 오직 사람만이 소유한 것으로 금수 이하는 얻을 수 없는 것이라 하여, 선유의 본연지성은 인물이 다 같으나 기질지성은 사람과 짐승이 다르다는 설에 반론을 제기한다. 즉 선유의 리동기이(理同氣異)설에 대해 기동리이(氣同理異)설에 제창한다.
정약용 경학관의 특징으로는 수사지구관의 회복을 역설한 점, 실천의 중시, 주자학에 비판적 태도를 견지한 점, 인간의 주체성을 강조한 점, 평등 의식을 강조한 점, 경학과 경세학이 하나의 연장선상에서 파악된다는 점 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주로 정약용의 사서 주석을 통해서 정약용 경학관의 일단을 파악해 보았다. 물론 정약용 자신이 인·서·성에 대한 견해가 자기 사상의 핵심이라고 말하고는 있으나, 이로써는 부족한 점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더 나아가 육경까지도 포괄하여 육경사서의 주석에서의 경학관을 고찰하는 일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한국사상사연구회, 『실학의 철학』, 예문서원, 1996, 370∼372p,
정약용의 인식설
인간 인식과 관련하여 정약용이 일차적으로 중시하는 것은 사물 세계에 대한 직접 관찰, 곧 감각적 지각이다. 그러므로 특히 초등 교육 학생들에게는 자신의 직접 지각으로 체득하는 앎을 먼저 갖추도록 인도해야 한다. 감각적 지각에 대한 정약용의 강조는 인간의 앎이란 일상 생활과의 관련 속에서만 유효하게 형성된다는 점과 긴밀히 연관된다. 사람이란 자신이 이미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에 대해 더 깊이 들어갈 때 흥미를 갖고 열심히 탐구해 나가게 마련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정약용에 따르면 학문의 초기 과정에서는 추상적인 것에 앞서 구체적인 것을 배우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관점은 그가 초등 교육 교재로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 『천자문』에 대체하기 위해 만든 아동용 한문·한자 교과서 『아학편兒學編』에서 전형적으로 드러난다. 거기서는 동서남북의 방향이나 하나·둘·셋·넷 등의 기초적인 개념들을 포함하여 일체의 관념어는 철저하게 「후편」에. 그리고 풀·나무나 짐승의 이름처럼 구체적 사물을 지칭하는 글자나 낱말 들은 아무리 복잡하고 쓰기 어려운 것들도 모두 「전편」에 배열해 놓았다.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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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한국철학사연구회, 『한국철학사상사』, 한울, 1999
한국사상사연구회, 『실학의 철학』, 예문서원, 1996
한국철학사연구회, 『한국실학사상사』, 다운샘, 2000
이철승, 「김정희 사사에 나타난 실학관의 논리 구조 문제」, 추사연구회 학술 발표회, 2005. 05. 27
김정희 [金正喜 ] | 네이버 백과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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