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감상문] 다스리심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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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감상문, 다스리심을 읽고
많은 사람이 그렇하듯, 나에게 있어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작가와 대화를 나누는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그와 영혼을 나누는 것이라고 믿는다. 그런 이유로 이제껏 많은 책을 읽지는 않았지만 독서는 매번 흥미 진진한 일이며 새로운 생각과 여운을 남기는 행복한 경험이었다. 그런 나에게 ‘다스리심’이란 책은 좀 특별한 느낌이다. 이 책을 쓴 배본철 교수님을 개인적으로 아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교와 인터뷰를 통해서 좀 더 개인적인 만남이 있는 듯한 착각이 있다. 게다가 이렇게 이 책을 읽은 독서 감상문을 책을 쓴 작가에게 쓴다는 느낌은 매우 새롭다. 이것이 진정한 작가와의 교류, 대화가 아닐까?
나는 개인적으로 신앙 서적을 세 가지 종류로 나눈다. 하나는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책, 그리고 기도를 하게 하는 책, 마지막으로 몸을 움직이게 하는 책. 나는 이 ‘다스리심’이라는 책을 두 번째와 세 번째 분류 중 어디에 두어야 할 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 배본철 교수님의 안식년 동안의 순회선교 사역은 장기 선교사의 비전을 가지고 있는 나에게는 엉덩이를 들썩이게 하는 책이다. 그러나 또 다른 한편으로는 성령의 역사하심을 따라 사역하는 모습을 보고 내가 현지에서 사역했던 2년여의 시간을 되돌아 보며, 그 사역기간 동안 성령님의 자리를 어디에 두었는지를 반추하게 되었고, 결국 기도를 하게 되었다. 아마 이 책은 위의 두 분류, 좀 더 나아가서는 세 가지 종류를 아우르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1. 깨어라, 민다나오
배본철 교수님의 첫 순회 사역지였던 필리핀에서의 사역 중에서 나의 눈을 머물게 했던 것은 필리핀의 부흥에 관한 것이었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를 믿고 있다고 생각하는 현지인에게 진정한 선교는 어쩌면 그들로 하여금 그들의 죄가 무엇인지를 다시금 진정으로 생각하게하고, 온전한 크리스천이 되게하는 것에 있다는 교수님의 생각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이를 위한 부흥과 부흥을 위한 회개와 연합운동이 청소년들 가운데 일어나도록 돕고, 중보하는 것이 선교의 중요한 요소임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2. 검은 대륙의 꿈, 아프리카
나에게 아프리카는 좀 특별하다. 2001년 처음 선교여행을 갔던 곳이 아프리카 우간다였다. 이 부분을 읽는 동안 3개월 동안 우간다의 한 선교사님 댁에 머물며 현지 학교 학생들과 성경공부를 했던 기억 새록새록 났다. 이곳 역시 부흥에 많은 마음이 갔다. 부흥의 차원에서 이해하는 선교가 나에게는 새롭게 느껴지기 까지 했다. 부흥은 성령님께서 주최가 되셔서 이끌어 가시는 선교 사역이라는 의미에서 가장 강력한 열방 복음화의 도구가 될 수 있다. 교수님께서 책에서 밝힌 아프리카의 신앙적 특수성, 다시 말해 기복주의, 혼합주의, 자의적 성경해석 등은 더욱 더 성령님의 임재가 필요한 곳임을 알 수 있다.
특별히 이 부분을 읽는 동안 나는 나의 감정이 강하게 동하였다. 장기 선교사로서의 꿈을 가지고 있는 나는 네팔에서 사역하던 지난 2007년에 ‘다음 세대가 나의 사역지’라는 부름을 받게 되었다. 하지만 어떤 곳에서 어떤 형태으로 할 지는 아직 모르는 상태이다. 그러나 교수님께서 가나신학대학에서 강의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부르심이 혹시 현지 신학교에서 다음 세대를 불러 일으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사로 잡히게 되었다. 지금 배우는 신학 자체의 즐거움, 가르치는 즐거움 등 이 모든 것이 나와 너무 잘 맞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이지 엉덩이가 들썩 거렸다.
3. Again 종교개혁, 유럽
나는2004년에 본부가 영국에 있는 한 선교단체에 조인했다. 그런 이유로 훈련이 마무리 될 때 쯤에 네델란드의 데브론과 영국의 버밍험에서 몇 주간 선교훈련을 받을 기회가 있었는데, 그것을 통해 영국과 유럽에 대한 영적 상황을 알 수 있었고 교수님의 유럽의 영적 상황에 대한 말씀이 어떤 의미인지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렇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의 많은 나라들이 선교사를 필요로 하고 있다. 한국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유럽 선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있지만 유럽 선교는 Back to Jerusalem의 또 하나의 징검다리가 될 수 있다고 믿는다. 교수님께서 네델란드를 방문하셨을 때 느끼셨던 그 문화적, 영적 혼탁함과 알미니안 주의에 대한 언급은 참 역설적이었다. 지금은 영적으로 가장 타락한 곳 중에 하나인 네델란드가 한 때는 알미니안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피를 뿌렸던 곳이라니…
4. 타는 갈망의 나라, 멕시코
나에게 멕시코는 사실 생소한 곳이다. 그 나라에 대한 이해도 없고, 솔직히 선교적 관심도 그렇게 많지는 않다. 사실 남, 북 아메리카가 아직 나의 범주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그렇지만 교수님께서 머무시며 사역하셨던 멕시코 성서 신학교에서의 일은 나에게 잠깐 동안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주었다. 하나는 아프리카 부분을 읽었을 때 들었던 신학교의 부르심에 대한 기대감과, 다른 하나는 성령론에 대한 입장의 차이였다. 교수님과 아루투로의 성령님에 대한 차이 말이다. 난 이부분을 읽으면서 성령의 열매의 강조냐, 성령의 능력의 강조냐에 대한 차이로 이해했다. 둘 사이의 팽팽한 균형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그 균형이 말처럼 쉬운 것은 아니다. 교수님의 말씀처럼 내재적 성결이란 열매 만큼, 능력의 언급도 중요하다. 은사주의의 상대적인 의미에서의 복음주의도 어쩌면 너무 한 쪽에만 치우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함께 해 보았다.
5. 그들을 세워 보내라, 필리핀 일로일로
필리핀의 일로일로에서의 사역은 가장 인상 깊게 읽었던 부분 중에 하나였다. 특별히 성령사역과 관련한 많은 일들은 나를 매료시켰다. 성령님께서 교수님을 통해 보여주시는 영상과 그로 인한 역사들. 내가 속했던 오엠(OM)선교회는 복음주의적 초교파 단체이다. 영국에 본부를 두고 있고 200여개국의 300 사역지에서 전세계 5000여명의 사역자가 사역을 하고 있다. 단체의 규모가 말해주 듯, 이 단체의 사역은 조직적이며 체계적이다. 이런 사역의 형태로 나의 첫 사역을 2년동안 접한 나는 개인적으로 교수님의 사역이 새롭게 느껴졌다. 성령의 역사를 따르는 삶 그리고 사역. 참 이상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성령님의 능력을 인정하고 그것을 따르는 삶을 산다면 사람들을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영혼을 살필 수 있는 마음을 주시고 그에 따라 기도할 수 있는 능력도 허락된다. 성령님께서 주인된 사역이기 가능한 일이다. 나 역시 성령님과 동행하며 순종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의 죄에 대한 철저한 돌이킴과 성령님의 완전한 동행. 선교지에 있으면서 늘 마음 속에 머물렀던 고민이 있었다. 기도편지를 채우는 일에 집중할 것인지, 성령님과 함께하는 일에 집중을 할 것인지… 대답은 간단하다. 그러나 대답만큼 쉽지 않은 것이 성령님을 따르는 삶이다. 이 삶 자체가 선교이며, 이것이 가능할 때 할 수 있는 중보사역이 다른 어떤 사역보다 중요한 사역이라 믿는다. 하나님과 현지인을 잇는 중보자의 역할 말이다.
책을 덮으며 들었던 마음은 이를 위한 기도였다. 지금 나를 묶는 음란한 생각, 영적 교만, 재정적인 걱정들을 돌이키기 위해 성령의 역사에 대한 열린 마음과 철저한 순종을 위한 기도를 하며 책을 마치게 되었다.
이 책은 기도와 엉덩이를 모두 자극했다. 지금이라도 당장 현지인들과 섞여 살고 싶다. 버스를 탔을 때 맡을 수 있는 짭잘한 땀냄새까지도 사랑스럽다. 몇몇 분들과 선교를 주제로 이야기 할 때, 많은 분들이 낙후된 곳으로 가게 되는 것에 대한 안쓰러움을 많이 표하신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나는 선교를 가기전 인생의 가장 행복한 순간을 꼽을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나의 인생에 있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은 현지에 있었던 2년 동안의 시간이었노라고 자신있게 이야기 할 수 있다. 한 번은 한 영혼에게 복음에 대해 처음부터 끝까지 이야기할 기회를 맞았었는데, 그 때 역시 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성령의 충만 체험을 강하게 했던 순간이었다. 나에게 선교는 불편하고 힘든 자아포기, 광야생활 등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다스리심’이란 책을 통해 그 마음을 다시한 번 느낄 수 있어서 참 의미있었다. 또한 그런 선교의 열정을 가지고 있는 교수님의 제자가 된 것 역시 의미있다. 지성이 숭배될 가능성이 많은 신학교라는 곳에서 선교와 신앙의 열정으로 부흥을 부르짓는 교수님을 만나게 해주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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