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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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비야의 중국견문록 을 읽고
장래희망이 무엇이니? 라는 질문에 어린 시절 나는 수없이 많은 직업들을 이야기했었다. 아나운서, 사진작가, 화가 등등. 허나 스무 살이 된 지금 나는 옛 꿈들은 한편에 고이 접어둔 채 혹은 영영 그 꿈들과는 이별한 채 살아간다. 어린 시절의 꿈과는 거리가 먼 중국어, 중국 문화를 배우기 위해 나는 대학생활을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백지와 같은 상태에서 나는 중국과 관련된 정보가 필요했고 그렇게 나는 이 책을 펼쳤다.
1958년 서울에서 출생한 한비야는 국제홍보회사 버슨-마스텔라 한국 지사에서 근무하다 어린 시절 계획한 ‘걸어서 세계 일주’를 실현하기 위해 사표를 썼다. 7년간에 걸쳐 이루어진 세계 오지 여행 경험을 책으로 펴낸 <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 바퀴 반>과 해남 땅 끝 마을에서 강원도 통일전망대까지 우리 땅을 걸어 다니며 쓴 <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가 있다. 현재는 국제 NGO 월드비전에서 긴급 구호 활동을 하고 있다.
바람의 딸 한비야가 베이징 행 비행기에 오른 건 지금으로 9년 전인 2000년 3월 15일. ‘새로 시작할 긴급 구호 활동에 중국어가 필요할 것 같다’ 며 조용히 배낭을 꾸렸다. 마흔세 살, 인생의 후반부를 준비하며 베이징의 봄, 여름, 가을, 겨울 꼬박 한해를 중국에 머물며 삶의 또 다른 출발을 준비한다. 떠나기 전 예약했던 하숙집을 다른 사람에게 빼앗기고도 말 한마디 못한 채 돌아서야 했던 그녀. 그랬던 그녀가 열 달 뒤 약속했던 위성 방송이 나오지 않는다며 호텔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할 만큼 중국어 실력을 키우기까지. 길거리의 인민재판에서 당당하게 승리하고, 청화대 남학생과 마주앉아 그들의 숨겨진 야망을 캐묻던 일, 고구마를 팔던 열세 살 아이의 딱한 사정을 들으며 가슴 저미던 일까지……. 베이징 거리 구석구석을 누비며 만난 사람들, 그곳에서 보고 느낀 것들을 저술해 놓은걸 읽고 있자면 ‘백문이 불여일견’ 이라는 말을 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대학생활을 하며 나와는 다른 동기들의 중국어 실력은 정신적으로 내게 스트레스가 되었다. 제2외국어를 중국어를 배운 동기가 있는가하면 HSK 7급, 8급을 소지한 동기들도 있다. 이런 나의 마음을 위로라도 하는듯한 구절이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정상까지 오르려면 반드시 자기 속도로 가야 한다.’ 물론 사람에게는 객관적이고 일반적인 인생의 속도와 일정표가 있다. 언제까지 공부를 하고, 결혼을 하고, 직장을 가져서 돈을 벌고, 아이들 낳아 키우고, 노후를 어떻게 보내야 한다는. 이것에 딱 맞추어서 인생을 계획하고 진행하는 사람들도 많다. 그렇게 해야 본인뿐만 아니라 주위 모든 사람들이 편하다는 말에도 일리가 있다. 대부분 사람들은 이 보편적인 시간표와 자기 것을 대조하면서 불안해하고 초초해 한다. 나는 벌써 늦은 것이 아닐까, 내 기회는 이미 지나간 것이 아닐까.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생에서 이 표준 시간표가 정말 그토록 중요한 것일까? 오히려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시간표가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또한 한비야는 제철을 만난 국화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다. 저 국화는 묵묵히 때를 기다릴 줄 아는구나. 그리고 자기 차례가 왔을 때 저렇게 아름답게 필 줄 아는구나. 가을에 피는 국화는 첫 봄의 상징으로 사랑받는 개나리를 시샘하지 않는다. 역시 봄에 피는 복숭아꽃이나 벚꽃을 부러워하지 않는다. 한여름 붉은 장미가 필 때, 나는 왜 이렇게 다른 꽃보다 늦게 피나 한탄하지도 않는다. 그저 묵묵히 준비하며 내공을 쌓고 있을 뿐이다. 그러다가 매미소리 그치고 하늘이 높아지는 가을, 드디어 자기 차례가 돌아온 지금, 국화는 오랫동안 준비해온 그 은은한 향기와 자태를 마음껏 뽐내는 것이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늦깎이라는 말은 없다. 아무리 국화를 보고 늦깎이 꽃이라고 부르지 않는 것처럼, 사람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다른 사람들에 비해 뒤처졌다고 생각되는 것은 우리의 속도와 시간표가 다른 사람들과 다르기 때문이고, 내공의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직 우리 차례가 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철에 피는 꽃을 보라! 개나리는 봄에 피고 국화는 가을에 피지 않는가.
오늘을 산다는 것은 바로 이런 거다.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아쉬워하고 불평하기보다는 지금 손에 쥐고 있는 것을 충분히 즐기는 것. 그래서 하루하루가 감사하고 풍요로워지는 것. 물론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우리는 항상 한 발짝 앞을 갈망한다. 오늘을 즐기지 못하고 내일만 생각하며 사는 거다.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자. 나는 과연 어떤 사람인가? 지금 손에 가지고 있는 것을 고마워하자. 그리고 그것을 충분히 누리고 즐기자. 오늘이 없으면 내일도 없다. 나는 결코 늦지 않았음을 되새기며 지금의 내가 있음에 만족하며 오늘도 한발 한발 앞으로 나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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