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학의 종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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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가라타니 고진은 <근대문학의 종언>에서 근대문학의 종언을 알린다. 그의 ‘종언 테제’를 다소 거칠게 요약해 보자. 그는, 근대 문학이 근대문학이게 끔 해준, 즉 근대문학을 다른 오락상품과 구별지어준 것은 근대 문학이 ‘영구혁명’이라는 사회적, 도덕적, 정치적 과제 등을 떠맡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그런데 지금 이 시대의 문학은 그러한 도덕적 과제로부터 해방되었으므로 더 이상 다른 오락들과 구분되지 않는다. 따라서 근대 문학은 그 역할을 다했고, 역할을 다했으므로 끝났다는 것이다.
고진의 주장이 옳다면 문학(진정한 의미의 근대 소설)이 진화할 것이냐, 퇴보할 것이냐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해 보인다. 근대 문학은 이미 끝장났기 때문에 진화도 퇴보도 할 수 없는 것이다. 하지만 이는 고진의 의견이고, 좀 더 넓게 그것을 이해하자면 지극히 좌파적인 입장에서 그러한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좌파가 아닌 우파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논의 될 여지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그 여지는 문학이 팔리는 한에서만 있다. 그러므로 디지털 환경 속에서의 문학에 대한 전망은 지극히 우파적인 담론일 수밖에 없고, 그 담론은 결국 문학이 디지털 환경 속에서도 계속 팔릴 것이냐는 문제로 초점이 모아진다.
문학의 아우라
언어로 이루어진 예술 양식으로서 문학은 언어로 표현된다는 바로 그 특성 때문에 다른 예술 양식들과 결정적인 차이를 갖게 된다. 그것은 문학이 다른 어떤 예술작품 보다 먼저 이미 기술복제품이었다는 것이다. 문학은 근대 이전부터 필사 등을 통해 복제 되어왔고, 인쇄술의 발명으로 인해 양적, 질적 모든 면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이루었다. 그리고 각각의 복제품들은 진품과의 (실질적인)위계 없이 (예술로서)받아들여 졌다. 때문에 문학은 예술작품의 일회적 현존이라는 아우라가 존재할 수 없는 예술장르인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은 사회에서 상당히 높은 지위를 부여 받았으며, 어떤 종류의 아우라를 가지고 있었다. 그 아우라는 고진이 말한 근대문학이 짊어지고 있었던 바로 그것들에 의해 지지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사정이 이러하기 때문에 문학과 여타 전통적인 예술이 아우라를 보존하는 (아우라가 없음을 은폐하는)전략에도 차이를 띄게 된다. 가령 미술과 같은 경우, 아우라를 결정지지하는 것은 가격이다. 즉, 높은 가격이 작품에 아우라를 부여해준다. 그렇기 때문에 비평가, 큐레이터 등의 전략적인 노력으로 작품성은 설명되고, 가격은 상승한다. 이에 비해 문학은 원칙적으로 비싼 가격에 팔 수 없다는 제약을 가진다. 지금 여기에서 가장 재미없고 작품성이 떨어지는 문학과 가장 재미있고 작품성이 훌륭한 문학 텍스트의 가격은 그것들의 페이지 수로 결정된다. 때문에 문학의 아우라는 비평가가 포함된 ‘문학의 장’에서 형성된다.
여기에 작금의 문학이 처한 딜레마가 있다. 비평가가 아무리 특정 문학텍스트의 예술성과 작품성과 대중성의 탁월함에 대해 떠들어도 아우라는 형성될지언정 팔리지는 않는 것이다. 그 이유는 생각보다 간단한데, 첫째, 아무도 비평을 읽지 않고, 둘째, 읽더라도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즉, 문학이 처한 딜레마는, 아우라가 있어봤자 팔리지 않는다. 팔리는 작품은 (통상)예술적 아우라가 없다. 즉 아우라가 없어야 팔린다. 그렇다면 문학이 갈 길은 두 가지 뿐 이다. 아우라를 포기하고 배부르게 사는 길, 아우라를 유지하며 배고프게 사는 길.
아우라를 유지하기
문학의 아우라를 유지하는 일은 ‘배부른 돼지보다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되겠다.’는 문제와는 전혀 다르다. 아우라를 유지한다는 것이 곧 ‘아우라가 없다는 것을 은폐하는 것을 유지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황을 정확히 폭로하기 위해서는,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인척 하는 돼지)가 되겠다.’고 해야 한다.
문학은 팔리지도 않고, 고상한 짐도 훌훌 벗어 던져 자유로워 졌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이 아우라를 유지해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물론 있다. 문학의 아우라는 문학권력을 위해 존속해야 한다. 즉, 비평가 집단, 문단의 원로 작가들, 출판사, 그리고 강단을 위해 아우라는 없더라도 만들어내야만 한다.
예술성과 작품성을 지닌 문학은 계속 생산되어야 한다. 여전히 진지한 문제를 진지하게 고민하는 아름다운 언어의 예술은 계속 생산될 것이다. 생산되고 비평되고 등단되고 상이 수여될 것이다. 비평은 현대 미술 비평과 같이 점점 알아들을 수 없는 현대 철학 개념으로 도배될 것이며 전문가끼리 그것으로 소통할 것이다. 문학은 기획되고 광고되는 것으로 독자에게 다가갈 것이다. 기획과 광고를 통해 가끔 대박 나는 작품이 나올 것이고, 독자들은 그것을 읽고 독서에 대한 일년 분의 의무에서 해방될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문학은 점점 그들만의 리그가 될 것이며, 자본주의 체제 속으로 깊숙이 빨려 들어갈 것이다. 이러한 방식으로 설령 문학은 끝장나도 문단은 영원할 것이다.
아우라를 버리기
문학이 아우라를 버리고 시장으로 뛰어 들어가는 길도 있다. 문학이 아우라를 가지지 않음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오락상품으로 팔리기 위한 전략이다. (작품성이 떨어진다고 일반적으로 여겨지는)무협소설, 도색소설, 추리소설, 인터넷 소설, 일본산 라이트 노벨 등이 얼마나 잘 팔리는지 주의 깊게 탐구분석해서 그 전략으로 가야한다. 뿐만 아니다. 북 디자인에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 가능한 한 읽고 있는 사람이 간지나 보이는 디자인이 요청된다. 인터렉티브, 상호텍스트성, 키치, 패로디, 혼성모방등이 유행이므로 그러한 기법을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잔재주도 피워야 하며, 작가가 훈남 훈녀라면 그 사진은 크게 인쇄되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 문학은 한시적이라도 조금은 더 팔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문학의 오락성은 근본적으로 디지털 매체와 대결할 수 없다. 상대가 되지 아니한다. 문학의 상호텍스트성이 아무리 잘 구현된 텍스트도 RPG게임의 자유도에 비견되지 못하며, 아무리 야한 도색 소설도 포르노DVD 보다 말초적이지 않으며, 액션의 다이내믹함도 헐리웃 영화를 따라가지 못한다. 결국 이 길에 들어선 문학은 액세서리가 될 것이다. 문자문화의 기반이 다 닦여지기도 전에 다시 영상문화의 시대로 들어선 우리나라의 특성 위에서 문학은 지적인 이미지를 연출해 주는 훌륭한 액세서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된 문학의 서평의 권력은 패션지가 차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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