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파 분석 독후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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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레포트를 쓰기 전 나는 3번 정도 대본을 읽어봤다. 연극을 준비해야 한다는 일념 하에 열심히 읽었지만 정말이지 이해하기 어려운 글이었다. 난파에 대한 나의 첫인상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추상적이고 이해하기 힘든” 희곡이라는 것이다. 아들을 향해 “아들아 내가 너를 낳고 제일 미워하는 아들아”라고 말하는 어머니, 틈만 나면 칼을 쥐어 잡고 어머니를 죽이려 드는, 아버지에게 “우주가 당신 명령으로 도는 줄 알오? 늙은 허수아비가!”라고 말하는 아들 시인. 아들의 모든 면이 마음에 안 드는 듯한 아버지. 그리고 알 수 없는 대사를 하는 비비..이 모든 등장인물들의 대사와 행동이 어색하고 낯설게만 느껴졌다.
대본만을 읽어서는 김우진 작가의 생각과 그가 의도하는 바를 알 수 없었던 나는 인터넷을 통해 난파에 대해 조사하였고, 이 글이 당대에 충격을 주었던 희곡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또한 이 희곡이 단순히 그의 상상 속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그의 삶의 내면을 보여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작품의 공간적인 배경이 되었던 시기는 1920년대로 기존의 가치체계는 하루아침에 사라지고 그것을 대신할 새로운 것은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혼돈의 시대였다고 한다. 이 작품속의 부와 모 그리고 신주가 제시하고 요구하는 질서의 근간은 유교이념에 뿌리를 둔 대가족제도 안에서의 효와 충의 세계관이지만, 시인에게 그것은 더 이상 효용가치가 없는 낡고 퇴색한, ‘늙은 허수아비’일 뿐이다. 그가 지향하는 것은 가족중심의 질서가 아니라, 한 개인의 꿈과 이상을 실현시키려는 것이며 그것은 혈연중심·존중의 사고에서 벗어날 것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부와의 대립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던 것 같다.
이 작품이 나오기 전까지 김우진의 삶은 어땠을까? 아마 그는 일찍이 여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여러 계모 밑에서 엄격하신 아버지의 유교식 교육을 받으며 가부장적 윤리에 순응하도록 교육받은 존재였을 것이다. 그리고 부모님이 원하지 않는 비비와 같은 신여성을 만나 사랑에 빠졌을 지도 모른다. “춥거든 내 품속에 드러오랬지”라는 모의 말에 아마도 그는 돌아가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진정한 “사랑”에 목말라 했던 주인공 시인이었을 것이다.
돌아가신 어머니가 마지막에 시인을 데리고 간 것은 아마도 그의 죽음을 의미하는 것 같다.
사실, 이 글을 읽기 전 윤심덕이란 여성과 김우진의 “사랑의 현해탄 투신“에 관한 이야기를 들어서 인지 자꾸만 ‘아마도 김우진은 자신의 죽음을 이 작품을 통해 은근히 내보였던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이 든다.
나는 이 후의 이야기를 이렇게 전개하고 싶다. 시인은 어머니가 자신을 죽음의 세계로 이끈다고 생각하여, 다시는 비비, 계모, 부, 동생들을 만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자신은 사랑에 실패하고 아버지를 실망시킨 존재라 하여 삶을 포기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의 어머니는 가장 미워하는 아들임에도 가장 사랑하는 아들임을 알기에, 그를 다시 현실세계로 보내어 그가 원하는 사랑 카로노메를 만나게 해준다. 여태까지 어둡고 음산하기만 했던 3막까지의 무대와는 다르게 4막은 밝고 흥겨운 무대 분위기와 가벼운 음악까지 흐른다. 사랑의 실패 그리고 유교이념이라는 두 암초에서 난파당했던 시인은 두 암초를 부수고 시대의 흐름에 맞춰 새로운 세계관을 확립하며 살아간다. 마지막에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시인이 덩실덩실 함께 춤을 춘다.)라고 맺음을 하고싶다.
<<인물의 성격>>
시인은 개인 중심적이고 현실중심적인 가치관을 소유한 인물로 부모가 반대하여도 자신이 원하는 사랑을 하겠다는 신개념 주의의 인물이다. 하지만 아버지와의 대립에 있어서 여성의 사랑에 안주하려는 약한 존재이기도 하다. “난 어머니를 욕하오. 저주하오. 이 인간을 왜 이 모양으로 만들어 냈소. 당초에 고만두든지 그렇잖으면 어여쁘게 곱게 흠없게 모든 것에 꼭 들어맞도록 만들어보지. 그러구도 어머니라 하오?” 하며 자신의 존재에 대해 불평, 불만이 있는 존재로 보인다. 시인의 주변의 여러 인물 중 시인과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고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은 어머니일 것이다. 어머니는 부와 시인의 다툼에서 시인의 편을 들어주는 등 시인을 아끼지만 정작 시인과 그의 사랑하는 여인에 대해서는 반발하여 그녀 역시 유교적 이념이 확립된 존재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여성인 비비는 시인이 동경하고 추구하는 사랑이다. 그러나 어머니의 반대로 그녀와 이별하고 그녀는 카로노메라는 인물로 둔갑하여 그의 이상적인 동경의 여성상을 보여준다. 시인의 아버지는 사인의 사상과 가치관을 절대 용납하지 않는 전통적인 아버지 상을 그대로 잘 표현하고 있다. 극중 시인이 갈등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인물이다. 가부장제를 바탕으로 유교이념에 뿌리를 둔 아버지는 효를 중요시 여기는 과거의 꽉 막힌 아버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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