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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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영화 <열혈남아>
처음 이 영화를 선택했던 것은 주연배우인 나문희와 설경구에 대한 기대 때문이었다. 진심으로 연기하는 배우, 진정한 두 배우의 만남만으로도 분명히 좋은 영화가 될 것이라고 장담 했는데, 이 영화가 이렇게 진국일 줄은 몰랐었다. 보는 내내 서러웠고, 가슴 아팠고, 그렇게 항상 무엇인가를 잃어가면서 사는 게 우리네 인생살이라는 게 진저리나도록 싫어서 울게 만들었던 영화, 열혈남아. 영화가 모두 끝나고 나서 느낀 것이지만, 마지막에 흘린 눈물은 사실 내가 항상 모질게 굴었던 우리 엄마 생각이 나서 흘린 눈물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빛바래고 너덜너덜한 앞치마를 아무렇게나 두르고, 손님이 들어오든 나가든 묵묵히 텔레비전에 시선을 고정시킨 채 파나 다듬고 앉아 있을 것 같은 식당 아주머니. 나문희가 연기한 김점심은 허름한 시골 장터나 공사장 구내식당에서 꼭 한번은 뵌 적이 있는 것 같은 흔한 모습이었다. 사람 낱 뜨거워지게 만드는 험한 말투에, 모여 앉아 시끌벅적하게 수다를 떨 것 같은, 그리고 자장면을 시켜 먹으면 꼭 고춧가루를 착착 쳐서 먹을 것 같은 억척스러운 사람들. 그렇지만 말이다, 힘든 것들, 서러운 것들, 쓰라린 것들 삼키다 보니 그렇게 단단해져 버린 것을, 예쁘게 치장도 하고 싶고 맛있는 것 먹고 싶고 다만 한 시간이라도 앉아서 쉬고 싶지만 그보다 무언가 때문이라도 돈을 모아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잠시조차도 쉬지 못하는 그 마음을, 그들 덕분에 이렇게 건강하게 잘 자라온 우리는 이해조차 할 수 있을까.
사람은 무엇으로 살아가는가.
영화를 보고 나서 이런 평생을 살아도 답을 내리기 힘든 명제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 되었던 것은 자식 하나는 깡패에, 착한 막내 자식은 멀리 넓은 바다로 떠나보내고 하루 벌어 하루 먹는 사람들, 지나가는 뜨내기들 배불리 먹여주는 사람, 외상값이라고 한 푼 두 푼 달아놓은 것들 갚지 않고 도망가 버려도 그 사람들 원망치 않는 사람, 사람은 거칠어 보이지만 사실 한번만 봐 달라고, 나 한번만 안아달라고 소리치는 재문에게 말없이 따듯한 밥 한 그릇 꾹꾹 눌러 담아 내밀어 주고 손잡아 준 사람, 그리고 죽어가는 재문의 마지막을 함께 해 준 사람. 우리네 곁에도 있을 것만 같은 어머니, 김점심의 모습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원수와도 같은 민대식에게 칼을 내리꽂지 못하고 돌아서면서, 재문은 중얼거렸다.
‘행복한 줄 알어’
무슨 말이었을까. 재문이 진짜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었다면, 쓰레기 같은 삶이었지만은 서로 함께 의지하면서 견뎌왔던 친구를 죽여 버린 민대식에게 복수를 했어야 했다. 떳떳하게, 후회 없이. 그렇지만 먼 산을 바라보며 자식 생각에 눈물짓던 한 사람이 생각나고, 그 큼지막한 소포가 자꾸만 반송되어도 아직 살아있을 거라고 제 작은 자식이 먹을 것들, 따듯하게 입을 옷들 자꾸만 싸서 보내는 한 사람이 생각나서, 부모 가슴에 못 박는 일일랑 하지 말자고 해 저무는 바닷가에서 자신에게 손을 내 걸었던 바로 그 사람이 생각나서 재문은 차마 그러지 못했다.
그가 맞이한 결말은 처절한 것이었지만 이제 막 그도 가슴에 눈물이 가득한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부끄러워 티는 못 내도 많은 것들 사랑하면서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기 때문에 ‘김치국, 가라이, 가라이.’ 하면서 자신에게 칼을 내쫒은 김치국을 그렇게 얼른 보내버릴 수 있었을 지도 모르고 마지막 순간, 자신을 위해 꺼이꺼이 울어줄 단 한사람, 김점심 곁에서 죽어 갈 수 있었던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했다. 그래서 칼보다 무서운 게 사람이라는 말이 있는 것일까. 생각해보면 사람이 살아가는데 아무것도 아닌 것들. 같이 음식 나눠 먹어줄 사람, ‘재문아’ 하고 불러줄 사람. 재문의 그토록 모질고 독하고, 제 자신에게도 힘든 삶을 살아야 했던 것은 그의 삶에 그런 아무것도 아닌 것이 없었기 때문인지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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