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개론]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를 통해 본 영웅 신화 서사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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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분석
(애니메이션‘모노노케 히메’를 통해 본 영웅 신화 서사구조)
프롤로그
이번 중간고사를 대체할 목적으로 영화분석 레포트를 쓰게 되었다. 만약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대중매체의 무차별한 공습을 별 생각 없이 무던하게 받아들이고 살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나로선, 아마 영화분석이란 주제를 다른 별나라의 얘기만큼 까마득하게 느끼며 남은 생을 살았을 것이다. 그런데 막상 특정 영화를 선정해 분석을 하려니 막상 번뜩하고 떠오르는 영화가 없었다. 물론 영화에 대한 극심한 애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괜찮은 영화를 찾아 이곳저곳을 헤매며 식욕을 채우는 정도가 못되는 나의 무심함의 탓도 있겠지만, 달달이 바뀌어 걸렸던 예전 상영작들을 되짚어 보아도 딱히 분석을 생각할 만큼 감명 깊게 혹은 골똘히 생각하면서 봤던 영화는 없었던 거 같다. 그래서 일단 다시 처음부터 생각하기로 했다. 첫 수업시간에 봤던 영화들과 분류했던 영화안의 작은 카테고리들이 천천히 머릿속을 헤집어 놓기 시작했다. 그러다 영화분류의 가장 끝머리에 랭킹되었던 애니메이션이 불쑥 떠올랐다. 바로 이거다 싶었다.
실제로 난 애니메이션을 너무나 좋아한다. 이야기를 하자면 중학교시절을 되짚어야 한다. 나는 중학교 시절, 머리부터 발끝까지 ‘모범’으로 도배를 했던 약간은 밥맛에 문제가 생길정도의 깔끔함과 공부외의 다른 취미는 없었던 학생이었다. 한마디로 선생님이 하지 말란 행동을 선생님이 안 계실 때에도 하지 않았던 외골수 자체였다. 그러다 옆자리에 소위 학교의 일진으로 통하는 아이와 함께 앉게 되었다. 다행히 그 아이가 모범생에 대한 이유모를 깍듯함에 험악한 괴롭힘과는 반대로 함께 어울리면서 이런저런 내가 몰랐던 또 다른 세상의 눈을 띄워주었다. 새로운 눈을 뜨는 일환으로 처음 만화와 인연을 맺게 되었고, 심지어 다시는 돌아가고 싶지 않다던 고3시절에도 난 만화와 동락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이런 애정 덕에 정규프로그램보다 투니버스(만화채널)을 선호하게 되었고, 유학을 하던 시절에도 이곳저곳 DVD shop을 뒤지면서 제작시기를 따지지 않고 애니메이션을 수집하고, 어학공부는 뒤로한 채 원어로 애니메니션 시청을 하며 유학생활의 외로운 날들을 하나하나 견뎌나갔다. 나아가 고등학교 시절 일본어 회화시간의 원어민 선생님의 영향도 있겠지만, 일본 애니메이션의 그 주제성과 예술성에 점점 빠져들게 되었다. 특히나 미하자키 하야오의 작품 속에 들어있는 우리가 잃어버렸던 무언가를 일깨우는 듯한 주제의식에 감동을 받아 굵직한 그의 작품들은 전부 DVD로 소장하고 있을 정도이다. 그래서 이번 그의 ‘원령공주’ 분석을 통해 뜬 구름을 잡는 식의 무엇이었는지 모를 그가 얘기 하고자 했던 주제를 알고, 작품 전반을 관통하고 있는 서사구조를 밝혀 그의 애니메이션을 더욱 탐닉하고자 한다.
애니메이션 ‘모노노케 히메’(원령공주)
일단 ‘원령공주’의 배경은 수 백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수백년전 야마토 조정과의 싸움에서 패한 후 북쪽 변방에 숨어서 생활하고 있는 에미시 일족. 평화로운 마을 부근의 숲에 어느 날 갑자기 타타리가미(재앙신)가 나타난다. 인간에 대한 증오와 원망이 가득찬 타타리가미는 마을로 돌진하고, 에미시의 차기 족장인 아시타카는 마을을 지키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재앙 신에게 활을 날린다. 결국 재앙 신을 쓰러뜨린 아시타카는 그대로 오른팔에 죽음의 각인이 새겨지고 죽음의 저주를 받게 된다. 아시타카는 마을의 무녀 히이사마로부터 서쪽에서 불길한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알고, 죽을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기로 하고는 서쪽으로 떠나기로 결심한다. 마을을 떠나는 아시타카에게 평소 아시타카를 흠모하고 있던 카야는 흑요석(黑曜石)으로 만든 펜던트를 건네준다. 항상 아시타카를 생각하고 있겠다는 말과 함께, 서쪽으로 가던 도중 아시타카는 지코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아시타카는 지코보에게 자신이 서쪽으로 가는 이유를 설명하게 되고, 지코보는 서쪽 끝에 있는 시시가미(사슴신)의 숲에 관한 이야기를 해준다. 거대한 짐승 신(神)들이 살고 있는 시시가미의 숲에 관한 이야기를 들은 아시타카는 시시가미의 숲을 향한다. 한편, 계곡에서 쌀을 운반하던 타타라바(철을 만드는 마을)의 지도자 에보시 일행 앞에 나타나 모노노케 히메 산과 들개 신 모로의 공격으로 몇몇 사람들은 계곡밑으로 떨어지고, 에보시를 향해 돌진하던 모로도 에보시의 총에 맞아 계곡으로 떨어진다. 마침 계곡을 지나던 아시타카는 계곡으로 떨어져 물에 떠밀려온 코우로쿠 일행을 구하고, 멀지 않은 곳에서 모로를 치료하고 있는 산을 보게 된다. 말을 걸어 보지만 차가운 반응과 함께 산은 사라져 버리고, 코다마(나무의 전령)들의 안내를 받아 숲을 빠져나온 아시타카와 코우로쿠 일행은 타타라바에 도착한다. 자신이 인간임을 부정하는 모노노케 히메 산. 아시타카와의 운명적인 만남으로 인해 그녀의 마음은 흔들리기 시작하고, 타타라바에 머물게 된 아시타카는 자신에게 죽음의 저주를 내린 타타리가미가 에보시의 총에 맞은 멧돼지 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숲에서 신들을 몰아내고 보다 살기 좋은 마을을 만들려는 에보시의 계획을 듣게 된다. 결국 인간들 때문에 자신의 운명이 바뀌어진 사실을 알게 된 아시타카는 착잡한 마음으로 마을을 떠나려하는데 마침 에보시의 목숨을 노린 산이 타타라바에 나타난다. 산과 에보시의 목숨을 건 싸움이 시작되고 이를 말리려는 아시타카는 산을 데리고 나오던 중 총을 맞아 부상을 입게 된다. 가까스로 타타라바를 빠져나온 아시타카와 산은 약쿠루(아시타카의 산양)를 타고 시시가미의 숲으로 향하고, 부상이 심해진 아시타카는 약쿠루에서 떨어진다. 자신의 일을 방해한 아시타카의 목에 칼을 들이대는 산. 산은 의식을 잃은 아시타카를 시시가미가 나타나는 장소에 옮겨 놓는다. 이윽고 죽어가는 아시타카의 앞에 시시가미가 나타나고 모든 생물의 생사(生死)를 관장하는 시시가미는 아시타카에게 새로은 생명을 부여해준다. 얼마 후, 의식이 돌아온 아시타카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 주는 산. 완전히 회복이 안돼 제대로 먹을 수 없는 아시타카에게 입으로 음식을 전해 준다. 아시타카의 눈에선 한 줄기의 눈물이 흐른다. 산에게 있어서 더 이상 적이 아닌 아시타카는 부상당한 몸이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산과 함께 지내게 된다. 인간들과 신들의 최후의 결전이 가까이 왔음을 알게 된 아시타카는 들개 신 모로에게 인간과 신들이 공존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냐고 묻지만 차가운 반응 뿐이다. 뒤늦게 산이 떠나 버린 사실을 안 아시타카. 모로의 자식에게 펜던트를 산에게 전해달라고 부탁하고 숲을 뒤로 한다. 펜던트를 전해 받은 산에게 모로는 아시타카와 함께 떠날 것을 권하지만 산은 신들과 함께 인간들을 향해서 돌진한다. 숲에서 나온 아시타카는 타타라바가 사무라이들에게 공격당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되고, 에보시에게 지원을 요청해 달라는 토키의 부탁을 받고 발길을 되돌린다. 되돌아간 숲에는 피비린내와 신들의 시체가 즐비하고 신들의 시체 속에서 모로의 자식을 구해주게 된다. 에보시가 산을 쫓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아시타카는 모로의 자식과 함께 산을 구하러 달려간다. 죽어가는 옥코토누시를 살리기 위해 시시가미가 있는 곳으로 향하는 산 일행. 에보시는 뒤를 미행하고, 마침내 시시가미가 나타나는 장소에 도착한다. 분노와 증오로 마음을 안정시키지 못하고 타타리가미(재앙신)로 변해가는 옥코토누시. 이를 저지하던 산도 옥코토누시에게 흡수되어 타타리가미가 되어간다. 필사적으로 산을 구하려는 아시타카와 모로. 둘의 힘이 역부족한 탓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을 때 시시가미가 나타나 옥코토누시의 생명을 거두어 들임으로서 산이 타타리가미가 되는 것을 면하지만, 이 과정에서 산의 어머니와도 같은 존재인 모로도 숨을 거두고 만다. 달빛을 받아 시시가미의 밤의 모습. 디다라봇치로 변해가는 시시가미에게 총을 겨누는 에보시. 아시타카가 칼을 던져 막으려고 하지만 시시가미의 목은 땅에 떨어지고 지코보 일행은 준비한 통 속에 시시가미의 목을 담아 도망간다. 목을 잃은 시시가미의 몸에서는 생명을 빨아들이는 무서운 힘이 펴져 나오고 죽음의 힘에 닿은 모든 생명이 죽어가기 시작한다. 숲과 모든 생명이 죽어가는 가운데 부상당한 에보시를 구하려는 아시타카를 산은 원망한다. 다 같은 인간임을 강조하며 산에게 도움을 청하는 아시타카. 산과 아시타카는 에보시 일행을 숲에서 탈출시키고 시시가미의 목을 돌려주기 위해 다시 숲으로 향한다. 목을 찾기 위해 지코보 일당을 쫓는 시시가미는 닥치는 대로 모든 생명을 빼앗으며 타타라바와 마을 사람들을 위협하고, 지코보로부터 겨우 시시가미의 목을 되찾은 아시타카와 산은 시시가미에게 목을 되돌려 준다. 목을 돌려 받은 시시가미는 쓰러지면서 생명의 힘으로 자신이 파괴한 숲을 부활시키고, 시시가미의 희생으로 숲은 원래의 모습을 되찾는다. 죽음의 저주가 풀린 아시타카는 산에게 인간들과 함께 살 것을 권한다. 끝내 인간들을 용서할 수 없다는 산은 숲을 택하고, 아시타카는 타타라바에서 살며 산을 만나러 올 것을 약속한다.
영화분석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평가에 많은 이들은 현대 산업문명이 초래하고 있는 자연파괴와 인간의 생존의 문제를 결부시켜 영화의 내용을 이해하고 평가하였다. 혹자는 영상과 음악 등에 무게를 실어 평가하기도 하였다. 또 배경의 시점이 자연이 성지라는 개념이 무너지기 시작한 무로막치막부 시대인 점에 착안하여 이야기의 전개방식을 역사성과 결부시켜 이해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현재 분석의 초점이 내러티브의 서사구조이기 때문에 고대 신화나 설화 속에 있던 영웅 신화가 현대의 애니메이션 속에 어떤 방식으로 녹아있는지 나름의 방식으로 분석에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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