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비평 - 범죄와의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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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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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평
-범죄와의 전쟁
찌질한 마초이즘에서 불을 당기다
범죄와의 전쟁은 남자들의 영화다. 사내 냄새를 풍기면서 스크린을 장악하고 있는 그들은 담배 절은 냄새를 뿜어대는 것 같다. 폼에 살고 폼에 죽는 그들은 자존심 하나로 살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들의 사건은 모두 자존심에서 시작 된다. “사내 자슥이-”로 비롯되는 남자로서 강요받는 껍데기들이 있다. 고루하게 받아들여 살아가는 부산의 조폭들은 몸에 그려진 화려한 문신들처럼 다른 수컷들에게 위압감을 주면서 상대의 머리를 짓밟고 한 단계 위를 꿈꾸며 살아간다. 전체적인 틀은 느와르 영화가 갖는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러나 단순하고 폭력적인 이들의 이야기는 최익현이라는 인물의 야비하고 능구렁이 같은 처세술을 타고 흘러간다. 최익현은 오직 먹고 살기에만 급급해 보인다. 그럼에도 여동생의 결혼자금까지 내어주는 남자로서의 마지막 자존심은 권력과 돈의 맛을 본 이후부터 겁을 잃은 간처럼 부어오른다. 이 영화가 기존의 조폭영화나 느와르와 차별화를 두는 것은 최익현이라는 캐릭터에서 비롯된다. 그는 선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해서 강하지도 않다. 범죄와의 전쟁이라는 사건을 타고 얍삽한 중년은 자신의 세상인 것처럼 뛰어논다. 최익현과 범죄와의 전쟁이 만나서 전혀 다른 느와르영화를 구축한다.
정글 속에서 끝없이 변모하는 아버지
윤종빈 감독은 미시적인 부분을 포착해내어 사회의 이야기를 다루기를 즐겨한다. 데뷔작인 <용서받지 못한 자>에서도 군인들의 부조리를 비추면서 동시에 방황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하고자 하였고, <비스티 보이즈>에서도 호스트 바에서 일하는 남자들의 이야기를 통해서 자본주의가 갖는 황폐함을 말한다. 이와 같은 접근 방법에서는 효과적인 캐릭터들이 필요하다. 관객들에게 굳이 어려운 설명을 하지 않아도 캐릭터만으로도 충분한 전달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최익현은 그런 면에서 아주 성공적인 캐릭터라고 할 수 있다. 영화는 비리와 불량한 방법이 동원 되는 한국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의 단면은 노골적으로 비춘다. 최익현은 악행을 큰 고민 없이 삶을 위한 목적으로 시작한다. 세관에서 금시계와 돈다발로 밀수를 눈감아주고 공무원직을 박탈당하게 되자 마지막 건수로 마약을 빼돌려 팔기까지 한다. 그가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부양할 가족이 있어서다. 가장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면서 지극히 아끼는 3대독자 아들을 훌륭하게 키워내는 것. 그것이 최익현의 꿈이다. 빠른 산업화 이후 대한민국이 안고 가야할 큰 문제점은 오직 결과만을 위해서 비도덕적 방법을 암암리에 해왔다는 것이다. 최익현은 그 시대 속에 남겨진 가장의 모습이다. 현실과 타협하고 순응하면서 때로는 총알 없는 권총을 휘두르는 처절함을 보여준다. 손자의 돌잔치에 짓눌린 어깨와 쭉 뺀 목으로 그저 담배 연기만 내뿜는 그에게 자랑은 검사가 된 아들이다. 아무리 간에 붙었다 쓸개 붙었다 잘 살아 남았던 최익현이지만 검사가 갖는 강력한 국가권력은 갖기 힘든 부분이었다. 우리의 아버지들이 그러하듯이 인생은 세월을 관통해 아버지가 끝내 갖지 못한 것까지도 아들이 소유하는 최종목표에 도달한다.
강력하고 공허한 관계의 힘
대한민국 사회는 학연, 지연, 혈연이 필수 불가결한 요소다. 명문대를 졸업한다는 것은 자신의 학력에 기재 된다는 의미도 있지만 강력한 학벌을 통해서 이미 자리 잡은 수많은 인맥들이 밀어주고 끌어주기를 기다린다는 의미에서 더 큰 힘을 발휘한다고 볼 수 있다. 최익현은 특히 혈연관계에서 강력한 힘을 발휘하는데 경주 최씨 충렬공파라는 이름만으로 조직의 두목 최형배에게 큰절을 받고 검사가 갖는 사법 권력까지도 무의미하게 만들어버린다. 말도 안 되는 가족관계까지 들먹이면서 능구렁이같이 인간관계를 포섭하는 그의 모습은 우월한 씨족사회처럼 비춰지기까지 한다. 어쩌면 대한민국에서만 가능한 캐릭터가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 지점이 최익현을 그간 봐왔던 캐릭터들보다 더 독특하게 만들어준다. 다른 깡패들처럼 우월한 싸움실력을 갖지 않았지만 그가 끝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자랑스레 여기는 십억짜리 수첩이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수첩과 전화기만 있다면 인맥을 총동원해서 사건을 무마시킬 수 있다. 현실적인 초능력이라고까지 생각이 들 정도로 괴상한 생존방식이다. 정말 아무 것도 아닐 수 있는 관계에 대해서 우리 사회가 얼마나 많은 이름의 수식어로 의미부여를 하는지 적나라하게 나타난다. “이 쌔끼야, 내가 어제도 느이 서장이랑 마 밥도 묵고 마 싸우나도 가고 마 다 했어.” 라는 대사가 관객들에게는 정말 우습게 보일 수 있지만 이 말 한마디에도 경찰들은 쩔쩔 매고 수갑까지 풀어준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이름 속에서 살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된다. 최익현의 공허는 대한민국이 무엇으로 움직이는 지를 정확하게 통찰하고 있고 이 힘은 강력한 자아를 구축하고 있는 최형배에게까지도 위협적인 존재가 되었다.
라이방과 중국요리
<범죄와의 전쟁>은 스타일리시와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근래에 나온 느와르 영화들이 잘 빠진 슈트와 에스프레소로 치장이 되어있는데 반해 이 영화는 촌스러운 라이방과 중국요리로 뽐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영화에 관심을 쏟았던 것은 폼으로 빚어낸 그들만의 리그가 아니라 시대의 부조리 속에서 허우적대는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 중심에는 최익현이 있었고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었다. 죄의식을 떨쳐내라는 말보다는 이렇게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를 보여줌으로서 모순된 성장을 꼬집는다. 그의 아들은 검사가 되었고 누군가의 아들은 여전히 아버지의 전철을 밟고 있을 것이다. 최익현은 여전히 대한민국에 남아있다. 그리고 우리는 그를 바라보며 때론 그처럼 살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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