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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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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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가르칠 수 있는 용기’를 읽고
선생님하면 평생을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지 못하는 고리타분하고 틀에 박힌 샌님이 떠올라 교대를 가라는 말씀에도 사회정의를 실현하는 기자가 되겠다며 내 뜻대로 대입원서를 냈었다. 그런데 남편도, 언니도, 가장 친한 친구도 선생님이란 직업을 가지고 있으며 필자 또한 사교육시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며 살고 있다.
교수님이 추천해주신 책을 보고 가르침에 어떤 용기가 필요한 걸까? 궁금하였는데 가르침에 대해 오랫동안 고민하고 심지어 공포를 느낀다는 저자의 마음이 전달되어 필자가 겪었던 많은 수업들이 떠올랐다. 아이들과 2시간동안 신나게 진행되었던 수업부터 준비가 미흡해 당황하였던 수업, 낯선 학생들과의 첫 수업, 중학교 방과 후 수업까지 만만했던 수업은 없었던 것 같다. 늘 긴장되었으며, 준비해간 수업 내용을 다 전달하지 못할 때도 있고, 흥에 겨워 수업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하였다.
우리나라는 작은 국토에서 천연자원도 부족하여 세계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높은 교육열밖에 없었다. 덕분에 6.25 폐허 속에서 단 시일 안에 세계 15위안에 드는 경제대국을 이룩하였다. 그러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높은 사교육비와 그로인한 저 출산율, 인간의 존엄성이 무시된 경쟁과 성적위주의 입시교육의 병폐 등등 헤아릴 수 없는 패해도 많다. 책을 읽으며 이러한 교육의 문제들이 꼭 우리나라에만 있었던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그들의 문제들을 교훈삼아 우리 교육현장에서도 이제라도 교육개혁을 통해 올바른 전인교육과 상아탑으로 학교의 역할이 바로서기를 기대해 본다.
저자는 가르침과 배움은 개인과 집단의 생존 및 삶의 질에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였는데 현대 문명의 변화 속도는 우리를 복잡, 혼란, 갈등의 한 가운데로 밀어 넣고 있다. 실제로 변화의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어서 인류역사 1만년의 변화를 20C에는 100년 동안 변화했으며, 21C에는 10년 동안 변화했다고 한다. 그런데 5년 전, 또는 10년 전에 배웠던 정보를 가지고 자신이 알고 있는 지식의 전부인양 생각하는 사람들은 시대에 뒤떨어지고 뒤쳐질 수밖에 없다. 결국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본질을 깨닫고 대처하는 사람만이 미래의 거센 파도에 대처하는 능력이 생길 것이다.
가르침의 풍경의 지도를 잘 작성하려면 지성, 감성, 영성의 3대 노선이 혼연일체가 되어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지성은 가르침과 배움에 대한 사고방식을 뜻하는데 교사의 지적인 자세와 능력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고 있다. 가르치는 사람은 지적인 능력이 기본이 되어야 학생들 앞에서 공포를 느끼지 않고 당당하게 지식을 전달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교감하고 느끼는 상호작용을 이야기하고 있다. 아무리 지적으로 뛰어난 교사라도 학생들과 교감하지 못하고 지식을 전달하는 역할만했을 때 그 교육은 죽어있는 교육이라 할 수 있다. 지식을 전달하기에 앞서 교육자로서 바른 가치관과 올바른 행동을 통해 모범이 되는 것이 교육자의 기본자세일 것이다. 셋째는 영성이다, 삶의 장엄함에 연결되려는 가슴속 동경이 다양하게 표현되는 방식을 뜻하는데 가르침 속에는 서로에 대한 애정과 보람, 사랑이 가득해야 한다는 뜻 같다. 결국 훌륭한 가르침은 하나의 테크닉으로 격하되지 않으며 교사의 정체성과 성실성에서 나온다고 보고 있다. 그것은 자기발견이라는 복잡하고 어려우며 평생에 걸친 과정 속에서 발견되는 아주 오묘한 차원이라고 이야기한다. 교사로서 소신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직업으로만 바라보기보다는 평생을 희생과 봉사로 학생들에게 올바른 길로 인도하는 존경받는 스승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정체성과 성실성이 교사의 가장 기본이라 주장하는데 교사인 남편이 존경스러웠다. 수업이 있는 전날은 회식자리에서도 술을 자제하거나 무리한 일을 하지 않으며, 연수와 수업준비를 하며 늦은 저녁까지 공부하는 모습을 오랫동안 보아왔다. 가끔은 틀에 박힌 샌님이라고 답답해할 때도 있었지만 교사로서 수업에 방해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며 20년 넘게 성실하게 살아오는 모습이 늘 자랑스럽다. 교사가 학생들 앞에서 자신있는 모습으로 용기를 잃지 않은 방법은 오직 철저한 수업준비와 학생들과의 교감이 우선 되어야하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내 삶에 영감을 주고 영향을 준 선생님을 떠 올려보았다. 초등학교 시절 포크댄스를 열심히 가르쳐 주셨던 키 껑청한 남자 선생님, 중학교 시절 아버지처럼 다정하시며 인자하셨던 국어 선생님도 생각났다. 또한 구부정한 모습으로 정성껏 수학 문제를 풀어 주셨던 수학 선생님, 대학시절 함께 술잔을 기울이며 시대의 아픔을 나누며 비판의식과 새로운 시각을 키워주셨던 지도교수님까지 지금의 필자가 있기까지 많은 선생님들 애정과 사랑 덕분에 온전한 사회인으로 설 수 있었고 또 다른 도전을 할 수 있었다고 깨달으니 돌아오는 스승의 날에는 꼭 찾아뵙고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가르침이라고 하는 드라마는 교실에서 벌어지는 외적사건에 대한 나의 반응과 나의 내면에서 진행되는 무능력 사이에 갈등이라는 말이 와 닿았다. 교사가 법의 강제적인 힘이나 테크닉에 의존한다면 그 권위를 잃게 될 것이며 교사로서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인간적인 내면의 소명의식과 깊은 진실에서 우러나온다고 한다. 교사들이 자신의 지식과 지혜들을 어려움 없이 전달하기 위해서는 영혼의 대화에 학생들을 참여시킬 수 있는 환경적요소와 상호연결성이 잘 이루어져야 하는데 대입을 목표로 무한경쟁 속에서 성적위주의 줄 세우기 시험을 반복하는 학생들에게 배움의 기쁨을 알게 하고 교사와 생산적이고 창조성을 기를 수 있는 교육은 불가능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에 취한 흐릿한 눈빛으로 수업종 치기만을 기다리며 지루한 눈빛을 쏟아대는 학생들을 앞에서 교사들은 공포와 두려움마저 느낄 것이다.
필자도 몇 년 전 중학교에서 방과 후 논술수업을 진행한 적이 있었다. 공부를 잘하는 몇몇 학생들은 앞자리에서 눈을 반짝거리며 새로운 수업진행에 즐거워하며 참여하였으나 뒷자리를 점령한 다수의 학생들은 고개를 쳐 박고 문제집을 풀거나 말장난을 계속하며 수업을 방해하고 있었다. 필자는 그때 앞자리에서 열심히 참여하는 학생들보다는 ‘지옥으로부터 온 학생’들을 어떻게 수업에 집중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며 일 년을 보냈던 것 같다. 게임을 하기도하고 영화를 보여주기도 하고 학생들이 좋아할 만한 주제를 연구해 갔지만 어떤 주제를 내놓아도 그들의 반응은 늘 시큰둥하니 한결 같았다. 그때 느꼈던 절망감과 공포감이 책을 읽으며 되살아났다. 괴롭고 당황스러웠던 기억을 떠올리며 반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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