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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학 오디세이 독후감
피타고라스가 살던 당시 그리스에는 막 철학적 사유가 싹트고 있었는데, 변하지 않는 근본적인 것을 찾는 것이 유행이었다. 피타고라스는 그것이 곧 ‘수’라고 생각했다. 우리는 사물을 지각할 때 오로지 눈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다. 개념적 사유를 하는 인간은 자신이 알고 있는 ‘지의 도식’을 적용하게 된다. 하여 구석기 시대 원시인들의 벽화가 사실적인 이유는 그들이 ‘개념적 사유’의 간섭을 받지 않고 보이는 대로 그렸기 때문이다. 그들의 높은 수준의 자연주의가 ‘낮은’ 수준의 지적능력으로 설명되는 것이다. 신석기 시대에 들어서 정착생활을 시작한 그들에게 사우능력이 생기며 이제 그들은 아는 대로 묘사하기 시작한다.
선사시대에 예술은 곧 주술이었고 그것은 사람들의 세계이자 도덕역할을 했다. 그러다 주술로 소망을 이룰 수 없다는 것은 안 인간은 이제 신을 위대한 존재로 만들어 신에 매달린다. 그리고 예술은 주술적 기능에서 풀려나 주술도 예술이 아닌 것이 되고 주술은 예술, 종교, 철학으로 나뉘기 시작한다. 예술을 정서나 감수성 따위와 관련짓는 우리와 달리 그리스인들의 생각은 전혀 달랐다. 그들에게 예술은 테크네, 곧 합리적인 규칙 활동이었으므로 중세까지만 하도라도 ‘예술’이란 기술과 학문을 포함한 넓은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조형예술은 아예 여기에 끼지 못했고, 천대받았다.
이 시대에 다 빈치의 회화론이 나왔는데, 그는 실제로 모든 자연 과학적 지식을 동원해 그림을 그렸다. 그에게 회화의 목적은 ‘가시적 세계를 인식’하는 데 있었다. 그가 회화를 가장 높이 평가했다면 미켈란젤로에게는 조각이야말로 예술 중의 예술이었다. 다 빈치는 예술의 목적을 외부세계의 과학적 인식에 두었다. 하지만, 미켈란젤로에게서 예술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미의 창조’에 있었다. 다 빈치는 예술엔 반드시 따라야 할 보편적인 법칙이 있다고 믿었지만, 미켈란젤로가 보기에 그런 보편적 규칙이란 없다. 따라서 창작의 법칙을 논리적으로 설명할 수는 없다. 예술가는 법칙에 따르지 않고 오히려 ‘눈의 판단’에 따른다. 예술가는 미리 존재하는 법칙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법칙을 부여한다. 여기서 우리는 예술가에 대한 최초의 근대적 관념을 만나게 되는데, 미켈란젤로 자신이 그런 예술가였다. 미에 보편적인 법칙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 바로크나 로코코 예술과 관련이 있다. 미켈란켈로는 이미 바로크로 넘어가는 시기에 살고 있었다.
예술은 이렇게 내면의 활동이다. 미와 예술은 일종의 인식이 된다. 말하자면 감성적 인식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의 토대를 이루는 것이 상상, 기억, 감정 등이다. 과거에 사람들은 감성을 인간 정신을 현혹시키는 것으로 매도했다. 그래서 미와 예술이 일종의 하위인식능력이 되었는데, 이성에 비하면 차원이 낮았지만 이 저급한 인식에도 법칙이 있어서 학문적으로 연구할 수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미학이었다.
마그리트-마그리트는 벨기에의 화가로 1925년경 초현실주의로 전환, 그의 작품은 논리적이고 철학적인데, 실제로 그는 철학에 조예가 깊었다. 그의 작품세계의 주제는 인간의 조건, 사물의 교훈, 말과 사물 이렇게 세 갈래로 분류된다.
현대예술의 특징 중 하나가 대상성의 파괴이다. 인상주의자들은 사물이 아니라 빛을 그린다. 사물은 빛의 상태에 따라 얼마든지 다른 색으로 보인다. 세잔은 그의 생의 중반에 인상주의에 심취한다. 인상주의자들은 빛의 시각적 효과를 위하여 어두운 색을 몰아냈고, 그 그림은 어둠이 사라져 깊이감이 없기에 평면적 느낌을 준다. 하지만 그는 사물의 입체감을 찾아주며 원래의 실체감을 보존하기 위해 애썼다. 철학자 메를퐁티는 세잔을 좋아했는데 그 이유라는 것이 세잔이 추구하는 예술세계가 그가 말하는 반성 이전의 지각세계와 같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메를로퐁티에 의하면 지각의 주체는 사유가 아니라 혼탁한 신체다. 따라서 지각이 데카르트의 사유처럼 맑고 투명할 수 없다는 것이다. 마르틴하이데거에게 예술의 본질은 존재의 진리가 작품 속에 정립되는데 있다. 진리란 사실과인식의 일치이다. 예술작품은 대상을 정확하게 묘사하는 것이다. 변증법으로서의 진리는 비진리이며, 진리란 생성되는 것이고 그 중 하나가 바로 예술작품이다.
예술작품은 한갓 사물이고 그것이 표현하는 의미내용 혹은 작품이 열어주는 세계가 바로 대지를 설립하는 것이다. 예술을 진리와 연결시키는 것은 예술을 인식으로 보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재인식이다.
헤겔에게 예술은 진리가 감각적으로 나타난 것이었는데 그렇다면 수용자는 그것을 원형 그대로 발굴해낼 능력이 있어야 하지만 대부분의 수용자는 작품의 의미를 수동적으로 받아들일 뿐이다. 이제까지의 미학은 작용미학으로 작품이 독자에게 끼치는 영향력만 강조했지만 수용미학은 독자의 적극적 수용의 측면을 결합하여 수용자 중심의 예술론을 만들어냈다.
현대예술의 중요한 특징 가운데 하나는 작품의 완성을 독자의 손에 맡기는데 있다. 오늘날의 예술에선 독자의 적극적인 개입에 문을 열어놓는 경향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이제 예술 작품은 완성품의 형태로 독자에게 배달되지 않는다. 현대 예술은 열려있다. 여린 예술 작품은 더 이상 일률적으로 고정된 의미를 갖지 않는다. 독자는 작품 속에 들어가 작품을 스스로 완성하는 가운데, 거기서 다양한 의미를 끄집어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현대 예술은 움직이는 예술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독자의 해석에 열려 있는 것은 현대 예술만의 특징이 아니다. 가다머가 누누이 강조 했듯이, 사실 모든 예술은 독자의 해석에 열려있다. 예술적 전언은 대개 다의적이어서 독자마다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 거기에 예술적 전언의 특징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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