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1권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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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史 1권을 읽고
한번은 역사교육과 전공수업을 듣다가 교수님께서 역사는 어떻게 시대구분만을 하는가가 중요하며 시대에 대한 정확한 정의와 시대를 구분하는 기준을 명확히 확립하는 것이 정말로 중요하다는 강의를 들은 적이 있다. 교과서에 나온 우리나라의 역사의 시대구분을 보면 선사시대와 역사시대로 구분하며 역사시대는 고대 중세 근세 근대 현대로 구분한다. 현대사라는 의미를 찾아보면 일반적으로 제2차 세계 대전 이후의 역사를 말한다고 적혀져 있다. 그런데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 배우는 현대사는 1945년 8.15 해방 이후를 다루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어떠한 기준과 관점 속에서 이러한 시대구분이 적용되었던 것일까? 그리고 현대사라는 것은 무엇일까?
역사교육과에 다니면서 현대사라는 것은 무엇인가? 에 대해서 여러 생각을 해 보았다. 국어사전에서 현대사라는 한자 그대로 의미를 풀어보면 현대사(現代史)의 현(現)의 의미는 지금 바로 이때 이 순간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그렇다면 현대사의 의미는 지금 이 순간 바로 이 순간의 역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역사라는 단어 자체가 과거를 되돌아보고 사건을 기록한 것이라고 한다면 지금 이 순간의 역사라는 의미는 역설적으로 들린다. 과거라는 의미와 현재라는 의미가 혼합되어 있는 것이 현대사라는 단어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현대사라는 단어 자체가 역설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史를 처음 접한 시기는 고등학교 때였다. 한겨레 관련 잡지를 읽고 있었는데 그때 당시에 대한민국史를 광고로 홍보하고 있었다. 광고를 보고 책 내용은 살펴보지 않고 표지가 마음에 들어 책을 사게 되었다. 그때 당시에는 단군에서 김두한 까지라는 부재를 보고 대한민국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간단히 정리한 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읽고 나니 그런 내용을 담은 책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고등학교 때 한국현대사에 대한 나의 지식은 없었다. 왜냐하면 학교교육과정에서 현대사의 수업을 배운 적이 없었고 시중에 나온 책들이나 속에서도 현대사를 소개하는 책이 없었기 때문이다. 물론 학교교육과정상 국사라는 과목에서 역사를 배웠지만 현대사를 다루는 범위가 좁았고 학교교육에서도 중시하지 않았다. 또한 그때 당시에도 대부분의 책에서 역사서술을 할 때 8.15 광복에서 끝나는 책들이 많았다. 그런데 고등학교 3학년 때 한국근현대사라는 과목을 배우면서 이 책에 대한과 내용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대한민국史는 한홍구 교수가 주간지인 《한겨레21》에 한홍구의 역사이야기로 투고한 글을 모은 책이다. 내가 고등학교 때 표지만 보고 잘못 생각했던 대한민국의 역사를 시대 순으로 정리한 책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현대사의 내용이 주제별로 분류되어 서술되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정확히 알지는 못해도 2008년 대한민국 국방부 지정 불온서적 목록에 포함되었다.
이 책을 지은 저자인 한홍구 교수는 한국현대사학자, 혹은 현재사학자이다. ‘걸어다니는 한국 현대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또한 김일성의 항일무장투쟁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일명 ‘김일성 전문가’이다. 저자는 대한민국史1권 이외에도 3권을 더 펴냈으며 특강, 지금 이 순간의 역사 등을 펴냈다. 그런데 저자는 국방부 불온도서 저자, 친북 인사 100인, 『억지와 위선』좌파 15인으로 꼽혔다. 도대체 어떤 내용을 가지고 있고 어떤 관점을 가지고 서술하고 있기에 저자는 이러한 평가를 받고 책은 불온서적으로 포함된 것일까?
책은 현대사를 시대 순으로 나누어서 설명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주제별로 현대사를 자신의 관점으로 나누어서 설명하고 있다. 대한민국史는 총 5부로 나누어져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승리의 짜릿한 감격은 없었다. 2부는 우리는 무덤 위에 서 있다. 3부는 또 다른 생존방식, ‘편가르기’ 4부는 반미감정 좀 가지면 어때? 5부는 병영국가 대한민국으로 나뉘어져 있다.
1부에서는 승리의 짜릿한 감격은 없었다. 라는 제목과 같이 현재 대한민국의 체제가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문제점은 무엇인지 또 형성의 과정에 따른 상징과 신화에 대한 비판을 하고 있다. 단 한 번도 왕의 목을 치지 못한…의 부분에서는 대한민국의 현대사를 전체적으로 조망하면서 한국사회의 전근대와 근대의 공존에 대해서 이야기 한다. 흔히 사람들은 대한민국을 최단기에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나라라고 평가한다. 즉 저자의 표현처럼 청룡열차처럼 빠르게 근대화가 진행되었다. 그런데 이러한 과정 속에서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스스로 역사의 변혁을 이루어 낸 적은 없었다. 단 한 번도 왕의 목을 친 적이 없었고 단 한 번도 짜릿한 승리를 느낀 적이 없었다. 해방 또한 누군가의 표현처럼 도둑처럼 찾아왔으며 그 이후에 권위적이고 군사적이며 폭력적인 독재정권들이 등장하며 시민들과 민중들의 힘을 억압하였다. 이와 함께 근대화라는 이름 속에서 초고속 압축 성장을 해 나갔다. 민중들의 힘으로 이룩한 근대화가 아니라 외세에 의해서 이식되거나 국가나 정부에 의해서 시혜적으로 이루어지는 근대화가 진행되었다. 따라서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전근대의 부정적인 요소들이 제거되지 못하고 그대로 남게 되었다. 한국현대사 속에서 시민들이 주체적 사회의 변화에 역사의 발전을 이룩하기 위해 많은 행동들을 하였지만 한 발은 군사 독재의 시대에 딛고, 다른 한 발은 민주화의 시대에 걸치고 있다. 따라서 저자는 새 시대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과거에 대한 청산과 반성이 필요하며 모든 과제를 해결하기는 힘들지만 독재 잔재만큼은 확실히 청산할 것을 이야기 한다.
이후의 내용은 어떻게 해서 대한민국에 공화제가 도입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사람들이 흔히 이야기 하는 임시정부 법통 계승론이 과연 올바르게 이루어지고 있는지에 대하여 서술한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치적인 모습과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추구하려고 하였던 정치와 체제의 모습이 너무나도 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때 당시의 대한민국임시정부는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자주성을 지키기 위하여 노력하였다. 지금 현재의 모습에서 임시정부를 살펴보면 너무나도 국가보안법이 지배해온 대한민국이 보기에 불온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임시정부의 법통을 내세우는 것은 민족해방운동에 헌신했던 수많은 집단의 역사적 의미를 부인하는 결과를 가져돈다 하지만 최소한 임시정부의 법통을 제대로 계승이나마 했다면 통일을 지향하고 민중의 생존권을 존중하며 어떤 특권세력에 의한 부와 권력의 독점을 용인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자주성을 갖는 정부를 만들어야 했다는 것을 이야기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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