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트(Immanuel Kant) -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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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칸트(Immanuel Kant)
Ⅰ.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
칸트에게 있어 어떤 행위가 선하고 옳은지의 여부는 그것이 타당한 도덕법칙에 일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따라서 어떤 행위의 결과가 선의 극대화를 가져올 수 있는가의 여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자 하는 공리주의와는 그 길을 달리한다. 말하자면, 선하고 옳은 행위는 그것의 결과와 관계없이 사람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법칙을 준수할 때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즉, 결과가 도덕법칙에 의해 평가되어야 하는 것이지 법칙이 결과 때문에 좌우되어서는 안 되며, 그런 한 도덕법칙은 생겨날 결과에 관계없이 복종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아가 칸트에게 있어 이러한 도덕법칙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은 하나의 필연적인 의무로 간주된다.
그리고 이러한 타당한 도덕법칙의 궁극적인 근원은 인간 이성으로부터 도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도덕법칙이라는 것은 개인적 목적이나 이익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의 행위를 제한하고 안내하는 어떤 원리와 규칙의 합리적 체계로 이루어져야 하는 바, 그런 만큼 그러한 도덕법칙은 모든 합리적 존재가 공통으로 구유하고 있는 이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도출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실천 이성이 명령하는 인간 행동과 사회적 삶의 최고의 도덕법칙을 정언명령이라고 칸트는 대답하였다. 칸트는 여기서 격률(格率, Maxime)이란 용어를 도입한다. 격률이란 한 마디로 우리들이 일상생활을 살아갈 때에 삶의 지침으로 삼고 있는 생활신조이다. 예를 들어 약속을 지킨다. 또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격률들은 이성적 존재인 인간이라면 누구나 다 가지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격률은 사람마다 서로 다를 수 있고, 반드시 바람직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 칸트는 이 격률을 보편적 법칙의 형식, 즉 텅 빈 선물 상자 속에 넣어 보라고 말한다. 그렇게 했을 때 격률은 보편성을 띠는 도덕률로 승화되고 누구에게나 무조건 적용되는 이른바 정언 명령(定言命令, 행위의 결과에는 상관없이 행위 그 자체가 선이기 때문에 무조건적으로 그 수행이 요구되는 도덕적 명령)으로 나타난다. 칸트는 이것을 다음과 같이 나타낸다. “네 의지의 격률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로서 타당할 수 있도록 행위하라.” 이 말은 나 자신의 생활신조가 모든 사람의 것이 되어도 좋다고 인정될 때 그것이 곧 도덕률이 된다는 것이다. 칸트가 순수 실천 이성의 근본 법칙이라고 선언하는 정언 명령에서 옛날 성현들의 깊은 가르침을 연상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정언 명령을 해석하고 구체적 현실에 적용하는 데에는 실제적인 지침이 우리에게 필요하다. 칸트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음과 같은 몇 가지 현실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있다. 그것은 “너 자신에게 있어서나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나 인격을 항상 동시에 목적으로 사용하고, 결코 수단으로 사용하지 않도록 행동하라.”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의 정식, “너의 준칙을 통하여 너 자신이 항상 보편적인 목적의 왕국의 입법가로서 행위하라.”는 도덕공동체를 위한 입법의 정식으로 구성되고 있다.
칸트는 도덕률에 따라 사는 것이 인간에게 가장 바람직한 삶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인간이 따라야할 도덕률로서 칸트가 내세우는 것은 무엇인가? 칸트는 도덕률을 찾아내기 위해 우선 전통적인 윤리학자들의 목표라고 볼 수 있는 최고선이 과연 어떠한 것인지에 관심을 쏟았다. 그는 최고선의 조건을 다음과 같이 내세운다.
첫째, 최고선은 무엇을 위한 선이 아니라 그 자체로서 선한 것이어야 한다.
둘째,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제한받지 않는 선이어야 한다.
셋째, 행위의 결과에 따라 이루어지는 선이어서는 안 된다.
칸트에 따르면 이 조건에 맞는 것은 선의지(good will)라는 것이다. 왜냐하면 선의지처럼 무엇을 의도하지 않고 아무런 제한이나 조건 없이 선하며 다만 착한 마음을 먹고 올바른 행동을 하려는 태도만이 진정 선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도대체 선의지란 무엇인가? 그것은 한마디로 도덕률(도덕 법칙)에 대한 존경 때문에 행위를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을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의지라는 말이다. 칸트에 의하면 의지는 감정이나 이성과 구분된다. 즉 감정은 일정한 목표 없이 행위를 일으키는 능력이고, 이성은 목표를 설정할 수 있지만 행위를 유발하는 능력이 아니다. 그러나 의지는 이성과 감정의 중간에 위치하는 심성으로서, 이성처럼 판단력을 지니는 동시에 감정처럼 행위를 일으키는 능력도 갖추고 있다. 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어떤 종류의 행동을 취하는 것이다.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음으로 우리는 …에 대한 존경 때문에라는 표현을 잘 이해해야 한다. 우리가 보통 무엇을 존경한다고 할 때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거나 의식하고 있어야 한다.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존경한다고 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무엇에 대한 존경 때문에 행동할 때에는 명백히 그것을 존경할 만한 이유를 알고 있어야 하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행동한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어야 한다. 이 점에서 선의지는 우연히 도덕률에 일치하거나 부합하는 것과 분명히 다르다. 어떤 사람이 선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은 도덕률을 실제로 지켰는지의 여부가 아니라 도덕률을 지키려는 의무를 인식하고 그 의무로부터 행동을 했는지 여부에 달려있다. 칸트의 윤리학에서 의무를 중요시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즉 어떤 행동이 도덕적 가치를 지닌다는 것은 그 행동이 우연히 도덕률에 부합하거나 위배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도덕률을 지키는 것을 의무로 인식하고 그러한 인식을 근거로 해서 행동했는지 여부에 의해 판정된다. 칸트가 이처럼 의무의 인식을 중요시하는 것을 볼 때, 우리는 의무의 대상인 도덕률 또는 행위의 법칙이 어떤 것인지 더욱 궁금해진다. 왜냐하면 그 법칙이 무엇인지 모르면서 그것을 지킬 의무만을 강조하는 것은 무의미할 뿐만 아니라 선의지조차도 공허한 개념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하여 칸트는 도덕률이 갖춰야 할 조건을 다음과 같이 들고 있다.
첫째, 도덕률은 최고의 법칙이고 도덕률을 존경하기 때문에 행해야 한다.는 것만을 규정하므로 단 하나만의 도덕률이 있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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