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사관고등학교의 서원 교육적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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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족사관고등학교의 서원 교육적 요소
현재 우리 사회에서 이루어지는 중등 공교육은 국가에 의해 통제되는 획일적인 모습을 지닌다. 이로 인해 교사와 학생 모두에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교사는 자율적인 수업을 하기 보다는 단지 교과서에 있는 내용만을 전달하고, 학생들은 그런 교사보다는 사교육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획일적인 모습을 거부하고, 능력이 다른 학생들이 각자의 능력에 맞는 교육을 받게 하겠다는 이념으로 민족사관고등학교(이하 민사고)가 설립되었다. 민사고의 서원 교육적 요소를 짚어보고, 공교육과 차별화 된 점을 살펴본다. 이를 통해 공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해결책을 살펴보도록 한다. 또한, 우리사회에서 발생하는 특목고의 문제점과 이를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보도록 한다.
민사고가 서원교육과 유사한 점은 우선 설립의 목적에 있다. 서원은 당시 관학인 성균관에 교육 이념과 다른 이념을 지닌 사림들에 의해 설립되었다. 당시 관학은 출세를 위한 교육에 치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림들은 이를 비판하고 자신들의 이상에 부합하는 교육을 시행하였다. 이처럼 민사고도 현행 획일적인 교육과정이나 평준화 정책과는 다른 교육을 위해 설립되었다. 마치 공장에서 대량생산을 하듯이 획일적인 학생들을 육성하는 현행 공교육을 비판하고, 설립자가 자신의 교육 이념에 따른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설립한 것이다. 민사고의 최명재 이사장은 인터뷰에서 한 사람이 수백만 명을 먹여 살릴 수 있는 창조적 소수가 탄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런 그의 교육이념을 실현하기 위해 민사고를 설립한 것이다.
또한, 학생이 공부를 하는 목적을 단순히 출세를 위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서원 교육에서는 관료가 되기 위해 공부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그보다는 자신을 위한 공부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았다. 세상에 나가 뜻을 펼치는 것은 자신을 위한 공부가 충분히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민사고에서는 성공을 위해서가 아니라 세상을 위해 공부하라고 가르친다. 단순이 자신의 부귀를 위한 공부를 지양하는 것이다. 오늘날 공부의 목적이 점점 자신의 미래를 위해, 즉 공부를 해서 누릴 부귀영화에 맞추어지고 있다. 이런 풍도에서 세상을 위해 공부하라는, 가르침은 개인의 영달을 위한 공부를 부정적으로 여긴 서원 교육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서원에서는 단순히 경전을 암기하는 학습이 아니라 토론을 강조하였다. 서원에서는 강학을 통해, 지식을 습득하고 이를 함께 나누며 토론을 통해 깊이를 더하였다. 현재 공교육 체계에서는 토론이 전혀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단순한 주입식 교육이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민사고에서는 이런 교육이 가능하다. 국가에서 요구하는 교육과정 뿐만 아니라, 교사와 소수의 학생들로 구성된 보다 심화된 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민사고에서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공부하고, 학교는 학생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통해 배움의 깊이를 더하고, 적자생존보다는 협력을 중시하는 태도를 지니게 된다.
시대적인 차이 때문에 서원과 특목고가 거의 유사한 교육 기관이라 볼 수 없다. 서원처럼 성인을 양성하는 기관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설립 목적이나, 이념, 그리고 교육 방법면에서 상당한 유사점을 보인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과거의 서원 교육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비록 모든 특수목적고등학교가 이런 모습은 아니라는 문제점이 있다. 국가가 원하는 인재 양성을 위해 설립된 과학고등학교나 대입 기관으로 변질된 일부 외고, 자사고도 있다. 이런 학교는 사교육 문제 등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수반하였다. 특히 특목고가 명문대를 가기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여겨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이는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이다. 평준화 이전에는 일부 명문 고등학교가 있었고, 그 자리를 특목고가 대체한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문제는 특목고의 문제라고는 볼 수 없다. 오히려 민사고 같은 학교의 교육 방법을 공교육에도 적용한다면 우리사회의 고질적인 교육 문제를 해소하는 데 큰 기여를 할 것이다. 공교육이 진정한 경쟁력을 갖추고, 학생들이 자율적으로 배우고자 하는 자세를 가질 때 우리 교육이 바로 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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