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교육과 섬머힐 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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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육과 섬머힐 학교
조선 풍속화의 대가 단원 김홍도의 작품 중에 ‘서당도’라는 그림이 있다. 양 쪽으로 줄지어 늘어서 학동들이 장난스런 표정으로 킥킥거리고 있는 가운데 한 소년이 바짓단을 걷고 눈물을 훔치고 있다. 수업시간에 딴 짓을 하다 걸린 것인지 아니면 시험에 낙제한 것인지 연유는 알 수 없지만 훈장님께 단단히 혼꾸멍이 난 것만은 확실해 보인다. 이 소박한 그림 속의 훈장님은 한 손에 회초리를 들고 소년을 노려보고 계신데 그 표정에 위엄이 서리다 못해 자못 진지해 보이기까지 하다. 사실 이렇게 학생이 스승에게 매로써 훈계를 받는 모습은 당시 사회에서는 어미가 아기에게 젖을 물리듯 자연스러운 모양새였다. 그러므로 그 누구도 그에 대해 가타부타 감히 일언을 제기할 수 없었다. 또한 여염의 자식들에게만 국한되는 이야기가 아니었기에 스승의 회초리가 가지는 초월성은 높고도 귀하였다. 훗날 임금의 몸이 될 왕실의 세자도 스승의 훈계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이다. 어쩌면 사부가의 아이들보다 더욱 심한 ‘매질’을 스승에게 하사받기 일쑤였다. 그 매질이란 바로 세자와 비슷한 또래의 명문가의 자제를 선발하여 ‘배동’이라 이름붙이고 성균관에서 함께 수학하도록 한 전통에서 비롯되었는데, 세자가 학문을 게을리 하거나 스승의 말을 따르지 않을시 대신 배동으로 하여금 사랑의 회초리를 받게 하는 것이었다. 세자 자신의 불찰로 동무가 대신 매를 맞았으니 그 마음 얼마나 미안하고 부담스러웠을까. 우리는 이렇듯 아래로는 민초의 아이들부터 위로는 지엄한 왕실의 세자에 이르기까지 스승의 훈계를 하늘같이 떠받들며 사랑의 매로 나라를 세우고 문화를 꽃피운 민족이다. 가정에서 또한 예외는 아니어서 굳이 ‘예쁜 자식 매 한 대 더 준다’라는 속언을 갖다 붙이지 않더라도 교육에 있어 회초리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렇듯 회초리로 대변되던 이 땅위의 교육개념이 바뀌기 시작한 것은 불과 얼마 전의 일이라 하겠다. 비교적 풍요로운 환경 속에서 자라나 수능을 치르고 취직 걱정에 기가 눌러 지내던 세대들이 부모가 되면서 회초리는 눈에 띄게 자취를 감추었고 자식에 대한 무한한 사랑과 ‘아이들 기살리기’가 대신 그 자리를 꿰차고 들어앉았다. 아이들이 학교에 취학하여 학교에서 그 날 있었던 일을 엄마에게 고하는 감격스러운 순간 혹여나 아이의 입에서 선생님께 맞았다는 말이 나오기가 무섭게 젊은 엄마는 화가 치밀어 “선생님 제 아이는 제가 키울 테니 선생님은 그저 공부만 가르치세요.”라고 부탁 아닌 부탁을 하게 되었고, 어느 날 교사가 학생에게 훈계의 목적으로 매를 들기라도 할라 치면 수많은 학생들의 휴대전화는 순간 카메라 내지 캠코더로 돌변하여 다음 날 우주미아가 된 인공위성 마냥 온 나라 인터넷을 헤집고 돌아다니게 된 것이다.
이처럼 교사의 권위가 바닥과 입 맞추고 학부모의 치맛바람이 태풍보다 거세게 몰아치는 요즘 상황에서 한국 교육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여전히 그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솔직히 그 동안 너무 교사가 권위적이었던 것 아니에요?” 라고 항변을 받아도 틀린 말은 아니니 무턱대고 반박할 수는 없겠고, “내 자식 내 방식으로 키우겠다는데 무슨 상관인가요?”해도 그 역시 맞는 말이니 따져들 수 없겠다. 그러나 지금의 교사가 예전의 교사가 아니고, 지금의 학생이 그 옛날의 학생이 아닌 상황에서 교실 붕괴는 가속화 되고 입시 위주의 교육은 학생들의 사고방식을 천편일률적으로 단일화시키고 있으니 그 문제성 제기마저 무시된다면 학교 교육의 미래는 영원히 어둠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할 것이다. 한국 교육의 상황이 이러하니 우리의 그것과는 너무나 다른 섬머힐 학교의 교육 정책은 내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곳은 이름 하여 아이들의 천국, 학교이름처럼 그 학교가 아이들에게 저마다 인생에 있어 찬란한 여름날의 언덕을 선사할지는 알 수 없지만 그 교육 방식과 아이들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는 한 번쯤은 곰곰이 생각해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현재 한국 학부모들이나 교사 입장에서 보면 섬머힐 학교의 자유방임적인 교육 과정이 긍정적이기 보다는 외나무다리를 건너 듯 위태롭게 보이는 것이 사실일 것이다. 가령 그 나이 또래가 한 번쯤은 저지르는 ‘나쁜 짓’도 마음껏 해보고 수업도 호불호에 따라 참석을 결정하며 그러다가 시간이 지나 학생 스스로 개과천선하여 마음잡고 공부할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려 주자는 그 학교, 그 학부모.
우리나라도 섬머힐 학교만큼은 아니지만 비교적 일선 학교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스스로 학습을 유도하는 대안학교와 같은 교육기관이 있고, 실제로 학생과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호응도를 얻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곳에 입학내지 전학하는 학생들 대부분이 기존 학교에서 적응을 하지 못하고 그에 따른 차선책으로 대안학교를 선택한 것이라는 사실을 주지해 볼 때 영국의 섬머힐 학교와는 기본적으로 그 개념 자체를 달리한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섬머힐 학교 또한 기존 교육에 부적응을 호소하던 학생들의 치유처 역할을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섬머힐의 교육을 자녀들에게 가르치기 위해 일부러 학교를 방문하는 학부모들이 많다는 사실을 볼 때 우리나라의 대안학교와는 학교에 대한 인식부터가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추측할 수 있겠다. 우선 한국의 대안학교는 한국에 존재하는 몇 가지 종류의 고등학교의 일부일 뿐이고 역시 입시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실정이다. 더욱이 유달리 자식 사랑이 지극한 한국의 부모들에게 마치 내놓은 자식처럼 어린 자녀를 수개월 내지 해를 넘겨 가며 자녀 교육에 관한 모든 과정을 학교 측에 맡기는 것은 커다란 충격 내지 이해할 수 없는 행위로 다가올 것이다. 이렇다 보니 아무리 기숙형 대안학교라 할지라도 내 자식 대학 보내겠다는 부모들의 뜨거운 관심은 학교 교육 정책에 투영되고 그러한 부모들의 빚 독촉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여러 대안학교들은 일단 아이들을 조그만 전문대학이라도 들여보내자는 심산으로 학생들의 관심과는 거리가 먼 대학 진학의 위험한 빚잔치를 벌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창학과 동시에 얼마가지 못하리라는 여론의 틀을 깬 섬머힐 학교의 성공은 학교와 학부모의 인내심이 만들어 낸 결과물이 아닐 수 없다. 특유의 교육 철학으로 소신 있게 밀어붙일 줄 아는 학교와 어디 한번 믿고 맡겨보자는 학부모가 만나 한바탕 실험의 장을 펼쳤으니 그 과정은 때론 뭇 사람들의 비난을 사기도 했지만 결과적으로 인성과 교육, 두 가지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평을 받기에 충분했다. 물론 섬머힐 학교의 졸업자들이 학문적으로 두드러진 성장을 보여 사회 경제적으로 큰 두각을 벌인 것은 아니지만 기존 학교에서 상처받고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다는 점을 감안해 볼 때 값진 결과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모든 학생이 대학에 입학하고 졸업을 하여 행복한 일자리를 얻기에 한국은 한정된 노동시장과 협소한 국토가 문제가 된다. 더욱이 학생 개개인의 몰개성을 조장하는 현행 입시위주의 교육 정책에서 자신이 훗날 무엇으로 인생을 즐기며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야 할 지 그 뜻조차 세우지 못한 학생들이 부지기수인 것은 더 이상 수수방관할 수만은 없는 우리 모두의 문제인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만약 영국의 섬머힐 학교와 같은 교육 기관이 한국에 세워진다면 사회 각 계층으로 어떠한 반응을 불러일으킬지 조심스레 생각해 보게 된다. 과연 오늘 세운 입시정책을 내일 모레 갈아 치우는 현 교육정책 속에서 오르지 학교와 자녀만을 믿고 열매가 맺기를 기다릴 줄 아는 학부모가 몇이나 될까. 또 스스로의 잠재 능력을 믿지 못하고 끊임없이 불안해 할 학생들은 얼마나 많을까. 달콤한 결실의 계절을 맺기도 전에 그 새싹의 보존조차 장담하기 어려운 한국에서 어쩌면 섬머힐 학교의 교육은 환상 그 자체로 남을 가능성이 너무나 농후하다. 우리의 교육이 대학을 위한, 대학 입학만을 위한 교육에서 탈피하지 않는 이상 우리에게 섬머힐 학교의 자유로운 분위기는 그저 먼 나라 영국의 위태로운 교육 과정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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