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학 보이지 않는 인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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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3.29 / 2015.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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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보이지 않는 인간
Invisible Man by Ralph Ellison
Ⅰ. 시작하면서
1. 작가 소개와 작품의 배경
랠프 엘리슨은 1914년 미국에서 태어났다. 흑인으로서, 대학에서는 음악을 전공했으나 후에 잡지 편집장의 눈에 띄어 글을 쓰게 되었다. 엘리슨은 1930년대 당시 유행하던 사회주의 리얼리즘에 관심을 가지기도 하였으나 그는 마르크시스트라기보다는 휴머니스트였으며, 정치적 인물이라기보다는 예술적인 혁명가였다고 한다. 이러한 그의 태도가 잘 드러나는 작품이 1952년에 발표된《보이지 않는 인간(Invisible Man)》이다. 이 작품은 1952년 미국 최우수 소설로 전미도서상을 받고, 1965년 북위크(Bookweek)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나온 책 중에서 가장 훌륭한 책으로 선정되었으며, 대다수의 비평가들에 의해 금세기 최고의 책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엘리슨의 책은 소설《보이지 않는 인간》과 에세이집《그림자의 행동(Shadow and Act)》 두 권 뿐이다. 하지만 이 두권의 작품만으로도 그는 위대한 작가로서 평가받고 있는 것을 보면 《보이지 않는 인간》의 성과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작품의 공간적, 시간적 배경은 남북 전쟁이 끝난 미국이다. 구체적으로는 아직도 흑인에 대한 차별이 제도적으로 남아있는 19세기말에서 20세기 초로 짐작이 된다. 당시 미국은 남북전쟁을 거치면서 헌법에 제13조, 제14조, 제15조를 추가시켰다. 수정헌법 제13조는 노예제도의 폐지를 선언하고 있으며 제14조는 모든 국민의 공민권을 보장하고 있다. 그리고 제15조에서는 흑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고 있다. 흑인들에 대한 권리보장이 어려운 일이었다는 것은 제13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내용을 제14조, 제15조를 통해 반복해서 보장하고 있는 점을 보면 알 수 있다. 하지만 헌법으로 그러한 내용을 규정하여도 흑백차별은 계속되었다. 흑인들에게 부여된 참정권을 조상이 투표했었어야 투표할 수 있다는 규정이나, 인두세를 내야만 투표를 할 수 있다는 인두세법, 재산요건이나 문맹여부에 따라서 투표할 수 있다는 규정들을 만들어 흑인들의 참정권을 억제하였다. 제도적으로 흑인들의 투표권을 보장하면서도, 제도적으로 흑인들의 투표권을 제한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나타난 것이다. 보장받은 시민권과 참정권을 제대로 실현시키기 위해 흑인들은 노력한다. 초기에는 NAACP를 통해 제도적인 틀 내에서 법정투쟁을 통해 소극적으로 운동을 펼쳤으나, 브라운 사건 판결등을 통해 흑인들이 자신감을 얻게 되면서부터 운동의 방향이 좀 더 적극적인 방향으로 변모하였다. 1950년대에서 60년대에 걸쳐 벌어진 민권운동은 흑인 대중이 시위라는 직접적인 방법을 통해 자기들의 주장을 관철하려고 하였던 것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이 이 작품의 전반에 드러나고 있다.
2. 작품의 줄거리
흑인 주인공인 ‘나’는 이름도 없다. 이 소설은 내가 보이지 않는 인간이라는 것을 깨닫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사회가 제시하고 부여한 길을 열심히 따라가 출세하고자 했지만, 결국 나는 나 자신마저도 잃고 있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대학 시절부터 시작된다. 나는 대학 3학년때 은행장인 노턴씨를 안내하여 흑인 마을을 구경시켜준다. 하지만 노턴씨에게 이상적인 흑인상을 보여주지 못하고 오히려 노턴씨를 언짢게 하였다. 그결과 나는 학장 블레드소우 박사에게 질책을 받고 학교에서 쫓겨나 뉴욕으로 오게 된다. 뉴욕의 할렘가로 온 ‘나’는 잭과 친해지고 잭이 속해있던 형제애단에 가입한다. ‘나’는 멋진 연설로 명성을 얻고 할렘 지역의 책임자가 된다. 그곳에서 청년부 지도자인 토드 클립턴과 협력하여 형제애단의 세력을 확장시키고 헌신적으로 일한다. 하지만 어느날 ‘나’는 지역책임자 자리를 잃게 되었고, 그동안 클립턴도 사라지게 된다. 클립턴이 사라진 이유에 대해 궁금해하던 나는 거리에서 삼부(흑인노예를 상징) 인형을 팔고있는 클립턴을 보게 된다. 클립턴은 길거리에서 인형을 팔다가 경찰에게 체포되었고 저항하다가 경찰의 총에 맞아 죽게 된다. ‘나’는 클립턴의 장례 행진을 계획하고 추도연설회를 개최한다. 하지만 그 이후 할렘의 폭동에 말려들고 사람들에 쫓기다가 맨홀에 빠지게 된다. 그곳에서 ‘나’는 깨닫는다. 다른 사람들의 말대로만 살아가다가 나는 보이지 않게 되었으며, 다른 사람의 말을 따랐다가 어둠속에 갇히고 말았다는 사실을 말이다. 마침내 외부에서 부여된 자신의 모든 신분과 환상을 태워버림으로써만이 그 어둠을 밝힐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Ⅱ. 본문
3. 문제적 장면과 간단한 해석
#1 (chapter1 p.25~26에서)
「약 85년전, 그 양반들은 이런 말을 들었다. “이제 자유다. 공동의 익에 속한 모든 일에서는 우리 나라의 다른 주민들과 하나로 결속되어 있고, 사회적인 모든 일에서는 손가락이 각각이듯 별개로 독립되어 있다”고 말이다.
그 양반들은 그 말을 믿었다. 그래서 기뻐 날뛰었다. 그들은 그들의 신분을 버리지 않고 열심히 일했고, 아버지도 그들처럼 하도록 가르쳐 길렀다. 그러나 내 할아버지는 괴짜였다. 아주 이상한 노인 양반이었다. ... 임종의 자리에서 할아버지는 아버지를 불러놓고 이렇게 말했던 것이다. “얘야, 내가 죽고 난 뒤에도 넌 계속 야무지게 싸워 다오. 이런 말은 처음이다만 우리네 사는 것은 전쟁이다. 난 한평생 배신자 노릇을 해왔어. ‘남부 주 재편입’때 총을 버리고 난 후로 쭉 적국에서 스파이 노릇을 해왔단 말이다. 사자 아가리에 머릴 쳐박아 넣은 듯이 살아라. 그저 예, 예 해서 상대방을 사로잡아 놓고, 그저 이를 악물고 웃으면서 놈들의 발밑을 파들어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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