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최정희 `흉가`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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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11.28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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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동 집에서 그 집에 살던 백여 명 식구와 함께 쫓겨나게 되어 아는 이의 친구 집 건너방을 빌어서 임시로 옮겨 지내게 되었다. 그 곳은 공교롭게도 여학교시대의 동창생이었고 주인공 '나'는 부끄러워서 울고만 싶었다. 더 민망했던 것은 그 집에 사는 심부름하는 아이의 방을 차지했는데 하루 이틀도 아니고 한 달이 훨씬 넘자니까 그 아이의 눈치도 보이고, 또 내 아이가 드나들며 온갖 수선을 다 떨어 송구스럽기 그지없었다. '나'는 실컷 울고 싶었으나 울지도 못하고 소나무 밑에 가서 한숨만 지을 뿐이었다.
그러다가 '나'는 흉가로 소문나 있는 집인 줄 전연 모른 채 빈집이라 값도 저렴하고 계약만 되면 바로 옮길 수 있었기 때문에 그 곳으로 서둘러 이사를 한다. 이사 오던 날, 솥 붙이는 늙은이가 그 집의 바깥주인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 안주인의 정신 이상에 관한 이야기 등 으스스한 집 내력을 들려준다. 이사 온 후 스무 날이 넘던 어느 날, 병원에서 폐결핵 진단을 받고 오며 까맣게 잊고 지냈던 그 늙은이의 말이 떠오른다. 또한 이사 온 첫날, 꿈에서 내 머리채를 휘어잡고 때리던 여자는 확실히 그 집 안주인이라 믿게되고 나는 이 집이 흉가일거라는 확신을 갖게 된다. 결국 이날도 밤새 한잠도 못 이루고 무서움에 떨다가 날이 밝으면 집주인에게 돈을 찾아 가지고 이사를 가리라 마음을 먹는다. 하지만 날이 밝아서도 '나'는 여전히 앓아 누워서 조용한 아랫목에서 병과 약과 꿈과 집과 돈과 우리 집 생활을 생각하고 또 주름잡힌 늙은 어머니의 얼굴을 바라보며 어머니의 낙망이 크실 것이 걱정되어 차마 무슨 병이라는 말도 못하고 그저 벽 쪽으로 돌아누워 눈물지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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