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신경숙의 `외딴방`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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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4.08.24 / 2019.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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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의 <외딴 방>을 읽고...
삶은 아름답다. 너무나 아름다워서 그걸 다른 것으로 담아내기가 너무도 어렵고, 삶은 아름다워서 무엇을 우리에게 줄는지, 무엇을 앗아갈 것인지 아무도 말할 수 없지만. 삶은 아름답다. - 외딴방을 읽고 나서 머릿속에 남은 말이다. 삶은 아름답다. 모진 고통도 감수해야 하지만, 분명 삶은 아름답다.
신경숙의 외딴방은 유신 말기에 접어든 78년부터 서울의 봄을 거치는 그 4년 간을 배경으로 한다. 오랫동안 그녀가 풀어내지 못했던 이야기들. 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풀어놓기 시작한다. 마음속에 너무 오랫동안 쌓여 있어서 이젠 답답하기까지 한 이야기들을 그녀는 아직도 다 뱉어내지 못하고 머뭇거렸다. 그런 그녀의 머뭇거림은 그녀의 글을 읽고 있는 나 역시 머뭇거리게 했다. 다 읽고 나서야 그녀의 머뭇거림을 이해할 수 있었다. 기억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엔 너무나 어려웠던 지난 일들. 되새겨서 남을 건 아픔밖에 없을 듯한 기억이라면 가슴에 묻어 두려는 것이 사람들의 습성일 것이다. 이 기억을 끄집어내는 작업 속에 그녀는 머뭇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그 머뭇거림은 그대로 내게 전해져서 나 역시 힘들게 읽어야만 했다.
'이제 열 여섯의 나. 노란 장판이 깔린 방바닥에 엎드려 편지를 쓰고 있다. 오빠, 어서 나를 여기에서 데려가 줘요. 그러다가 편지를 박박 찢어 버린다.' 나는 떠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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