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 `무진기행` 형식주의 비평

비평의 사회적 소외-민족문학론의 어제와 오늘」, 『한국문학』, 1996 여름, 342쪽.마저 제출되고 있는 형편이다. 민족현실에 대한 정당한 인식이 민족문학론의 전제가 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우리는 이제 90년대 민족문학은 과연 그러한 임무에 충실하고 있는지 되물어야 한다. 혹시 민족문학론 스스로가 언제부터인가 권위적 담론으로 화해 새롭게 대두하고 있는 다양한 문화적 징후와 일상적 삶의 생생한 표정들에 눈감지는 않았는지, 자체

비평김유정 소설의 전반을 통해 볼 때 30년대의 타 작가들과 같이 순수문학의 규명이며, 유정의 작가안이 근시안이라고 한다. 그러나 가난에 대한 궁극적인 원인 분석은 없을지언정 적어도 암울한 현실에 대한 궁극적인 원인 분석은, 더구나 당시의 농촌 현상과 소박한 농민의 특성을 잘 표출해 내고 있으며, 어떠한 압박이나 시련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질서를 추구하며 안정을 찾고자 한 측면에서 부정적인 현실 수용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또한 대부

무진한 상상력, 뛰어난 표현력이 아닐까 한다. 무질서한 초현실주의의 세계를 그리면서도, 특이한 상황, 황당한 일들을 그리면서도, 그런 특별한 일들은 그 특별함에도 불구하고 우리에게 깊은 공감을 준다. 그것은 그 특이한 설정을 묘하게도 너무나 자연스럽게 현실과 연결시키는 작가만의 능력이고, 그것이 독자들에게 어필하는 힘이 되는 것이다. 또한 그의 소설에서는 하찮게 여겨지는 일상의 삶이 의미를 가진다. 요리하기, 다림질하기, 그리고

비평, 1988, pp165,166이러한 전반부의 내용을 풀어 놓은 것이 바로 후반부의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5. 아내와 나와의 관계날개의 특이한 점은 주인공이 나와 아내 둘 뿐이라는 것이다. 날개에서는 화자이며 주인공인 ‘나’와 그의 아내와의 생활이 소설의 전부를 이룬다. 아내의 방은 늘 화려하였다. 내 방이 벽에 못 한 개 꽂히지 않은 소박한 것인 반대로 아내 방에는 천장 밑으로 쫙 돌려 못이 박히고 못마다 화려한 아내의 치마와 저고리가 걸렸다.

무진의 안개, 무진의 아침에 사람들이 만나는 안개, 사람들로 하여금 해를, 바람을 간절히 부르게 하는 무진의 안개 그것이 무진의 명산물이 아닐 수 있을까!- 김승옥 『무진기행』 中위의 인용 부분은 무진의 안개에 대한 묘사의 한 대목이다. 그런데 주인공은 안개에 대한 비이상적 시각을 갖고 있어서 안개를 퍽 낯설고 서먹한 새 모습의 형태로 드러내고 있다. 다시 말해서 ‘낯설게 하기’의 수법에 의해 안개, 더 나아가 안개가 무진장으로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