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 리더십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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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대 경제 위기: 성장 전략의 한계와 외적 자원 제약이라는 주제를 다루었다. 우선 제1절 국가의 내포적 성장 전략과 기업의 외연적 성장 전략의 모순에서는 1960년대부터 시작된 북한 경제의 내적 한계에 대하여 다루고 있다. 1960년대 북한 경제의 가장 큰 문제점은 자원 부족 현상의 심화였으며, 그에 따른 생산의 파동성 증대와 설비 이용률의 저하였다. 1959년까지 진행되었던 제1차 5개년 계획은 계획목표는 15%나 초과하며 성공적이었다고 선전되었지만, 이 경제 성장률은 기술 혁신을 통한 효율성 증대에 기초한 것이 아니라, 자운 투입량의 증대, 즉 외연적 성장에 기초한 것이었다. 외연적 성장 방식에서 경제 성장을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원 공급의 증대이며, 따라서 자원 공급이 부족할 경우 설비 가동률과 경제 성장률은 둔화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1960년대 북한 경제는 바로 이와 같은 심각한 자원 공급 부족 현상에 직면해있었다.
이 심각한 자원 공급 부족 현상은 자원 과소비형 산업 구조, 원자재 생산의 부족, 사회적 분업의 혼란과 계획 차질, 원자재의 비효율적 이용과 낭비 등에 기인하는 것이었다. 원자재의 비효율적 이용과 낭비는 자원 투입량의 증대를 통한 외여적 성장을 추구하는 개별 기업의 조직 이기주의에 기인하는 바 컸다. 대중 운동의 속도 경쟁에 따라, 생산자들은 자기에게 할당된 계획 과제를 양적으로만 빨리 수행하려는 나머지 질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오히려 생산 계획을 양적으로, 금액상으로 수행하였다는 이유로 하여 많은 불량품이 생산되어도 그 책임을 추궁하지 않고 오히려 그러한 기업소를 높이 평가하며 상금을 지불하는 현상이 지속되었다. 전체적으로 양적 증산에만 치중하고 질에 대해서는 무관심하였던 것이다.
따라서 1960년대 북한은 자원의 효율적 이용을 위하여 기술 혁신과 생산 조직 혁신을 추구하였다. 일종의 내포적 성장의 추구였다. 또한, 생산의 파동성이 증대됨에 따라 지나친 속도 경쟁에 대한 비판과 아울러 균형 생산의 중요성이 강조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공급 부족에 따른 생산의 파동성 증가와 설비 이용률 저하현상은 근절되지 않았으며, 오히려 1960년대 들어 증가하였다. 북한은 생산 조직 사업을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경제 관리 체계를 모색하였고, 1961년 12월에 대안의 사업체계를 전면 도입하였다. 이 조치의 핵심은 생산에 대한 당적 통제를 결정적으로 강화하는 것이었다. 이는 외연적 성장 방식을 추구하는 행정 관료 조직과 개별 기업의 소극 보수 경영과 관료주의, 조직 이기주의를 통제하기 위한 것이었다.
대안의 사업체계의 목적은 생산 지도에 역량을 집중하여 모든 예비를 남김없이 동원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었다. 이에 따라 대안의 사업 체계는 첫째 경제에 대한 계획적 지도를 강화하며, 둘째 사회적 생산의 합리적인 조직에 기초하여 자원을 가장 효과적으로 이용하며, 셋째 경제적 공간들을 정확히 이용함으로써 절약 제도를 강화하는 원칙을 구현하고 있다. 대안의 사업 체계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공장당위원회를 최고 지도 기관으로 하는 집체적 지도 체계가 결정적으로 강화되었다는 점이다. 공장당위원회의 기본 사명은 생산을 지도하며 공장을 관리 운영하는 것이었다. 대안의 사업 체계에서 모든 것은 공장의 주인인 당이 결정하고 조직하며 지도하였으며, 이에 따라 스탈린식 모델인 지배인 유일관리제는 폐지되었다. 북한은 이 체계를 통해 관료주의, 형식주의, 기관 본위주의를 극복하고 경제 전반의 관리 지도 문제를 완전히, 철저히 해결하는 역사적 사변으로 절대화되었다.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생산에 대한 기술적 지도를 강화하고 통일적이고 종합적이며 집중적인 생산 지도 체계를 확립하였다는 점이다. 이 체계는 생산에 대한 기술적 지도를 강화하고, 특히 기술 준비에서 부서 본위주의 경향을 퇴치하고 기술 역량을 집중적으로 조직 동원할 수 있게 한 것으로 평가되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자재 공급을 위에서 책임지고 보장하는 체계가 확립되었다는 점이다. 당시 생산 조직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자재의 정확한 공급이었다. 종전까지와는 달리 자재 공급 사업을 성, 관리국이 직접 통일적으로 틀어쥐고 산하 자재상사를 통해 자재를 기업소에까지 직접 실어다주며, 기업소에서는 해당 업무 부서가 직접 생산 현장에, 기대 옆에 현물로 갖다 주는 체계가 확립되었다. 기업 내부의 모든 예비를 최대한 조직 동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여, 종래 각 직장과 작업반에 분산되어 있던 권한과 책임을 중앙집중화시켜 생산의 전 행정에 대한 공장당위원회의 중앙집중적이며 통일적인 지도 통제 체계를 확립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특징으로는 기업 관리에 대한 생산자 대중의 참여와 군중 노선의 제도화를 유도한 체계였다는 것이다. 위로부터의 당적 지도와 밑으로부터의 대중의 자발성을 결합시킴으로써, 중간 관료 조직에 의해 당 정책이 하부에서 행동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관료적 제약을 극복해 보고자 한 것으로 평가된다. 이러한 대안의 사업 체계는 경제 부문만이 아니라 국가 사회생활 전반에 걸쳐 전면적으로 도입되었다.
대안의 사업 체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서는 위로부터 원자재 공급이 원활해야 한다. 또한, 생산자 대중이 복잡한 생산 공정을 관리 운영할 수 있는 높은 기술 지식과 아울러 특히 하나의 목적을 위해 자각적으로 움직이는 높은 의식성을 필요로 한다. 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사람들 사이의 마찰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대안의 사업 체계는 이러한 갈등을 극복하고, 사람들을 하나의 사상 의지로 단결하고 협력하여 공산주의적으로 일하며 생활하게 하는 사업 체계였다. 모든 사람이 동지적으로 협조하고 모든 직장, 공장, 모든 부문이 서로 긴밀히 협력하며 협동 생산을 발전시키도록 하기 위한 것이었다.
생산 조직 혁신과 더불어 자원의 효율적 이용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또 하나의 중요한 방법은 기술 혁신이었으며, 기술 혁명은 1960년대 북한 경제의 중심 과업이었다. 당시 북한의 기술 혁명은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원칙에 따라 추진되었다. 첫째, 가장 중요한 원칙은 과학 기술 발전을 자력 갱생의 혁명 정신과 밀접히 결부시켜 진행하는 것으로서 자립 경제를 튼튼히 꾸리는 데 가장 긴요한 부문에 과학 기술의 역량을 집중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기술 혁신 없이 자력 갱생이나 자립 경제는 불가능한 것이었다. 둘째, 전인민적 운동으로 기술 혁신을 추구한다는 것이다. 대중의 적극성과 창발성에 기초한 대중적 기술 혁신 운동이었다. 이에 따라 당 중앙위원회는 기술 혁신을 전당적, 전인민적으로 전개할 데 대한 방침을 제시하고 전당이 기술을 배우고 전체 근로자들이 새 기술을 습득하고 모두가 다 한 가지 이상의 기술을 소유하기 위한 전군중적 운동을 전개하였다.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자원 공급 부족 현상에서 비롯된 경제적 문제가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1960년대 국제 공산주의 운동의 분열과 갈등, 특히 북한과 소련의 갈등은 북한의 자원 부족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는 것이었다. 소련과 북한은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고 있었으나 소련에 대한 북한의 태도를 1962년부터 변화되기 시작하였으며, 북한과 소련의 갈등은 1962년 하반기를 지나면서 더욱 심화되었다. 반제 투쟁의 문제에 이어, 사회주의권의 경제 통합 문제가 제기되었다. 1960년대 소련의 평화공존론, 코메콘 경제통합 문제, 쿠바사태, 중인 국경 분쟁 등의 사태 전개는 소련에 대한 북한의 불신을 증폭시키는 것이었다. 여기서 북한은 마침내 독자 노선을 모색하게 되었는데, 그것은 1962년 10월부터 가시화되었고 12월에는 주체사상의 개념이 처음 등장하였다.
북소 갈등에 이어 북중 갈등이 발생하였다. 그 발단은 발제 투쟁의 문제였다. 북한으로서는 반제 투쟁을 위한 사회주의 진영의 국제 공조가 절실히 요구되던 시점이었으나, 중국은 1965년에 소련의 수정주의 노선을 문제삼아 베트남에서의 반제 공동 투쟁을 거부하고 오히려 북한에 대해 압력을 행사하였다. 북한의 중국에 대한 불신은 커질 수 밖에 없었다.
1960년대의 북한은 대외적으로는 반수정주의 투쟁과 반교조주의 투쟁, 반대국주의 투쟁을 통해 민족적 자주성을 확립하고, 대내적으로는 반사대주의 투쟁을 통해 민족적 주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간고한 투쟁의 과정이었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북한의 독자 노선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체계화한 주체사상이 정립되었다. 이 선택에 북한은 적지 않은 대가를 지불하였다. 그것은 자주 자립 자위 노선에 따른 경제적 희생이었다.
북한은 자립 경제 건설을 지향하면서도 56년 8월 종파 사건 당시까지만 해도 사회주의 국제 분업의 합리적 이용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그러나 1960년대 들어서 자기 완결적인 재생산 구조를 추구함으로써, 사회주의 국제 분업을 점차 배제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북한의 선택은 소련의 비난을 받았고 상당한 경제적 곤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소련의 경제적 압력에 굴복하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후진 약소국가에서 국가의 자주 독립과 경제 발전을 동시적으로 추구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특이하게도 북한은 경제 발전을 위해 민족적 자주성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민족적 자주성을 위해 경제 발전을 희생시키는 쪽을 선택하였다. 이처럼 북한의 자립 경제 노선은 자주성을 위해 인민 생활의 일정한 희생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었다.
1960년대 북한 자원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킨 또 하나의 중요한 요인은 1963년부터 본격화된 북한의 자주 국방 노선이었다. 국방력을 강화시킨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당연하게 국방비가 증대되었다. 국방비 증대는 자립 경제 노선과 함께 북한의 자원 부족 현상을 더욱 심화시키면서 북한 경제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음이 분명하다. 하지만 1960년대 북한 경제 침체의 근본 원인은 무엇보다도 계획 경제 자체의 내적 한계에 기인하는 것이며, 소련의 경제적 압력과 북한의 자립 경제 노선 및 자주 국방 노선은 북한의 자원 부족 현상을 결정적으로 악화시키면서 북한 경제를 일대 위기 국면으로 몰아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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