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옥은 1960년에 김현, 김치수, 최하림 등과 ‘태초와 같은 어둠에 우리는 서있다’는 선언을 하면서 「산문시대」라는 동인지를 발간하였으며 이후 작품들을 쏟아내면서 단시간에 문학사에 기록될 만한 작가의 반열에 올라섰다. 그러나 20대를 마감한 70년대에 와서 처음의 활발했던 활동이 지속적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대중소설의 길을 걷다가 결국 절필도 했었다. 현재는 다시 활동을 재개했지만 그 당시에 보여주던 ‘김승옥’과는 많이 다른 글들을 보여 주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요즘의 그의 글들에서는 ‘김승옥’의 독기가 빠졌다고 생각한다.
당시의 짧은 활동(절필 전까지의)에도 불구하고 김승옥의 문학은 60년대 문학을 거론하는 자리에서 제외될 수 없다는 것에는 반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그의 소설이 가지는 문체 기법상의 특이성과 60년대 사회상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에서 벗어나 일상적 개인에 주목하여 그 개인의 존재양상을 철저하게 조명하고 있다는 점에서 어느 작가보다도 날카로운 시각을 가진 작가라고 보여 졌었다. 그런 작가의 시각이 요즘에는 많이 무뎌졌지만, 그것 또한 김승옥이라는 작가의 세계가 성숙되었고, 방황 끝에 새로운 길을 찾았다고 생각한다.
「서울의 달빛 0장」은 김승옥 문학의 후반기 작품에 해당된다. 초기 작품들은 ‘자기 세계’의 확립 과정을 보여주며(「생명연습」, 「역사」), 이것이 4․19혁명, 5․16쿠데타의 정치적 격동기를 겪으면서 당대의 부정적 현실 인식의 결과로 인물들의 부정적 ‘자기 세계’ 확립으로 이어진다. 또한 이는 현실 모순을 자기 인식으로 받아들인 결과로 결국 환멸로까지 치닫는 것을 보여 준다(「건」,「환상수첩」, 「누이를 이해하기 위하여」).
중기 작품들은 근대화 과정에서의 물신주의적 숭배와 그로 인한 소외감의 심화를 형상화 했다(「무진기행」, 「염소는 힘이 세다」,「서울 1964년 겨울」,「들놀이」). 작중인물의 내면 의식이 파편화되어 표출된 산업화의 이면에 숨겨진 소외의 심화를 날카롭게 보여주고 있다.
서울 1964년 겨울》 《야행》 《차나 한잔》 《염소는 힘이 세다》 《1960년대식》 《서울 달빛 0장》 등 김승옥의 후기소설은 산업사회의 한 기호로서 살아가는 인간들의 상실감을 주로 형상화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에로스적 열정으로 기성의 질서를 넘어서려는 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이러한 의도를 담은 《보통여자》 《강변부인》 등에서는 김승옥 소설이 지녔던 문제적인 성격을 찾아보기 힘들다. 그러므로 김승옥의 작품 속 인물들은 반짝이
서울에서의 속악한 삶이다. 윤희중처럼 김승옥의 작품세계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투명한 의식을 지니고 있기에 현재의 자아에 대한 불만은 있지만 결국은 현실의 논리를 수용해 버린다. 이러한 결론에 대해 많은 평자들이 이는 김승옥의 가장 치명적인 결함이라 지적하고 있다. 김경수의 경우 무진기행의 60년대적 의미를 이 작품이 이렇게 속물근성의 뿌리를 우리에게 환기시켜 준다는 데서 찾기도 한다. 그러나 60년대 시대상과 연결하여 무진기행
김승옥은 자본주의적 근대를 제어하는 반성적 기제로서 환상적 기준에 근거한 관념 속의 자기 세계를 확립하고자 하였다. 물론 4.19라는 역사적 경험이 배타적이고 완고한 환상적 기준의 상정을 가능하게 했으며, 자기 세계의 확립은 전후 세대가 보여주는 무기력한 자아 상태에 대한 일종의 반성으로 등장할 수 있었다. 그리고 가난한 어촌 출신인 김승옥의 개인사적 경험도 작품에 어느 정도 반영될 수밖에 없었을 것인데, 서울의 인간 관계가 속물
김승옥이라는 작가는 무진기행을 통해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가는 무진의 이런 속성을 통해 좀 더 유토피아적인 세계로 가고 싶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드러낸 것이 아닐까?난 김승옥의 “무진기행”을 읽고, 1960년대의 사회상에 대해서 조금은 알 수 있게 되었고, 내가 겪지 못했던 삶의 체험을 간접적으로나마 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 당시 사회의 작은 축소판 “무진”이라는 곳이 사람들의 가슴속에서 어떻게 작용하고 있을지 궁금하다. 아마 사
서울의 일상생활 이라는 것으로 끝맺음으로써, 이전 작품의 자기세계에서 완전히 벗어나 시민사회로의 편입이라는 소설구조를 완성 하고 있다. 그렇다면 그가 비정상적인 자기세계 속에 집착하고 있다가 윤리적 패배의식 을 극복하고 들어선 시민사회는 진정 가치 있는 것일까? 이 해답은 1965년 작 「서 울 1964년 겨울」에 있다이 소설에서 김승옥은 꿈틀거리는 것을 사랑하는 서울 소시민 셋을 등장시켜 그들의 행적을 통해 시민적 삶의 가치를 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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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 (아래아한글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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