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르니카 공간의 혁명이 담아내는 인민대중에 대한 신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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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르니카
-공간의 혁명이 담아내는 인민대중에 대한 신뢰-
20세기 유럽대륙을 뒤덮은 파시즘의 광기가 불러일으킨 스페인 내전 1936년 시작된 스페인 내전은 좌파 인민전선을 소비에트 연방이, 우파 프랑코파를 나치와 이탈리아가 지원하는 양상으로 전개된 것으로, 1939년 프랑코파의 승리로 종전될 때까지 스페인을 황폐화시켰다.(네이버 미술검색)
은, 아이러니하게도 인류의 걸작을 탄생시켰다. wrap container content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이 한창 벌어지던 1937년 4월 26일, 나치가 바스크족의 수도 게르니카를 폭격해 1,500여명의 민간인을 학살한 사건을 피카소가 그린 작품이다.
입체파의 거장 피카소의 그림답게 <게르니카>의 첫인상은 기괴함이었다. 내가 가진 엘리트적 미학이라곤 대중교양정도였기에 작품의 전체적 형상과 아우라를 쫒았지만, 난해함을 해소할 수 없었다. 고민 끝에, 선과 면, 그리고 도형이 만나 이루는 개별 형상에 집중한 미시적 접근을 시도했다. 나무를 보고나니 비로소 숲이 제대로 들어왔고, 나만의 해석이 완성됐다.
처음, 작품 왼쪽의 여인의 모습에 주목했다. 아이의 시체를 안고 절규하는 여인의 모습은 삼각형을 이루고 있다. 그녀의 젖가슴과 손톱, 혀 등 그녀와 아이가 만들어내는 삼각의 기표는 날카로움과 불안감을 의미한다. 생생한 그녀의 뜨겁고도 날카로운 절규와 아이의 차가운 침묵이 삼각형의 존재감을 통해 느껴진다. 실제로, 삼각형 구도는 여인들의 신체, 동물들의 형상, 광원들로부터 오는 빛과 그림자에서도 등장해 작품 전체를 지배하며 날카로움과 불안함을 나타낸다.
좀 더 구체적인 감상을 시도하면서 그녀의 눈이 눈물방울처럼, 그녀와 아이의 손은 인간에게는 불가능한 채로 존재하며, 이 형상도 작품 전체를 관통한다. 이 표현은 흐르는 눈물과, 절망과 공포로 뒤틀려 가는 손이 가진 시간적 속성을 단순한 상징으로 구현한 입체파의 놀라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시선을 이동해 작품 바닥에 누워있는 인물에게로 향했다. 부러진 칼을 쥔 오른손과 관객에게 섬뜩한 시선을 주는 머리, 찢긴 상처로 얼룩진 왼팔은 죽음의 찰나 그 순간을 보여준다. 그러나 사실 이 인물은 토막 난 시체다. 그럼에도 우리가 형상을 재구축할 수 있는 것은 입체파 미술이 표현하는 관점의 동시성 때문이다. 입체파는 기존 미술이 지향한 원근법, 사실주의라는 환각을 버리고, 사물의 해체와 재구성을 통한 3차원의 평면적 구성을 추구했다. 그렇기에 연속성이 부재한 토막 난 시체조차도 원형을 상상할 수 있게 한다. 따라서 <게르니카>의 공간성은 기존 미술의 3차원적 한계를 초월한 4차원을 향한 도전이라고 볼 수 있다.
<게르니카>의 중심에는 말이 있다. 말들의 각 부분을 표현한 면들의 중첩을 통해 현실세계에서는 인지가 불가능한 공간표현을 구현했다. 또한 옆의 황소와 마찬가지로 몸의 방향과 시선의 방향이 좌우로 교차되어있는 모습에서도 나타난다. 이 공간에서 우리는 인간이 표현할 수 있는 역동성 개념의 확장을 경험한다. 다만, 그 역동성의 동력이 자율성이 아닌 공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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