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릿 작품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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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
오셀로, 리어왕, 멕베스와 함께 셰익스피어 4대 비극 중 하나인 햄릿은 1601년 처음 출간된 후 가장 많이 연극 무대에 오르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햄릿은 복수 비극의 형태를 취하면서, 부왕의 원수를 갚아 국가 질서를 회복하지 않으면 안 되었던 햄릿의 고뇌를 담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마크의 왕자 햄릿은 아버지가 죽고, 어머니 거트루드가 숙부인 클로디어스와 결혼하자 크게 상심한다. 어느 날 부왕의 영혼이 나타나 자신이 숙부에 의해 독살되었다는 것을 알리고 복수를 명한다. 햄릿을 충격과 분노로 마음의 평정을 잃고 숙부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미친 것처럼 위장, 행세한다. 그러던 어느 날 햄릿은 국왕 살해의 내용이 담긴 연극을 숙부 앞에서 상연하도록 하여 진상을 알아낸다. 그 후 햄릿은 오필리어의 아버지 재상 폴로니어스를 숙부로 오인하여 죽이게 된다. 오필리어는 실연과 아버지의 죽음으로 인한 충격을 이기지 못하여 자살한다. 이 때 아버지 플로니어스의 죽음을 복수하기 위해 프랑스에서 돌아온 폴로니어스의 아들 레어티즈는 누이동생의 죽음으로 인해 햄릿을 증오하게 된다. 레어티즈와 검술 시합을 한 햄릿은 레어티즈의 독을 바른 칼에 치명상을 입지만 클로디어스를 찔러 아버지의 복수를 한다. 왕비인 거트루드는 클로디어스가 햄릿에게 주려고 준비했던 독주를 마시고 죽고, 햄릿도 칼에 묻은 독으로 목숨을 거둔다.
‘햄릿’은 문예부흥의 시대, 즉 재생. 잊혀진 고대 그리스와 로마의 인간적인 고전 문화를 되살리려는 움직임을 가진 르네상스 시대에 쓰여 졌다.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새로운 문화의 물결이 유럽 대륙을 거쳐 영국에 상륙하여 번성하던 때였다. 신대륙의 발견이나 망원경에 의한 별들의 관찰로 대표되는 외부세계에 대한 인간의 관심은 동시에 내면세계에도 그대로 적용되었으며, 안과 밖으로 인간의 능력은 확대되었다. 그러나 동시에 회의 또한 깊었다. 햄릿의 다음 대사는 인간의 능력에 대한 끝없는 믿음과 그것에 대한 깊은 회의를 동시에 드러내고 있다.
“인간이란 참으로 걸작품이 아닌가! 이성은 숭고하고 능력은 무한하지 않는가! 자세와 거동은 얼마나 찬탄할 만한 일인고! 행동은 천사와도 같고 이해력은 그야말로 신과 같은 존재! 이 지상의 아름다움이요 동물들의 귀감이지ㅡ헌데, 내겐 이 무슨 흙 중의 흙이란 말인가?
여기에서 햄릿은 르네상스의 회의적인 분위기를 반영하고 있으며 동시에 천사와 동물 사이의 중간에 위치한 인간의 모습을 대변하고 있다. 즉, 인간이 지닌 가능성, 즉 그의 지력이나 형태의 전개가 신에 가까이 접근할 수도 있다는 것을 말하거니와, 동시에 그 시대 르네상스의 인본적 정신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 이러한 르네상스적 성격은 햄릿의 독백에서도 살펴볼 수 있다. 사적 공간의 발생과 새로운 자아 경험은 미술 장르에서 초상화나 문학에 있어서 소네트와 같은 새로운 예술 형식을 출현시켰다. 희곡에 있어서 사적인 공간과 내면적인 자아가 동시에 드러나는 지점은 르네상스 희곡에서 눈에 띄게 빈번하게 사용되고 있는 바로 독백 형식이다. 독백은 일종의 내면 대화로 이곳에서 주체는 객체를 배제하거나 억압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를 객관화하는 전도가 일어나거나, 객체를 주체의 일부로써 의식 가운데로 강제로 끌어들이는 힘의 갈등이 발생한다. 힘의 충돌이 일어난다고 하는 사실은 르네상스의 자아개념이 그만큼 불안정한 것이라는 점을 증명한다. 글자 그대로 근대 초기의 자아란 타자의 시선 아래 던져져 있는 것이며, 자아의 독자성을 주장할수록 권력의 의심에 찬 응시에 노출되어 있다. 따라서 근대 초기에 사적인 자아의 출현과 동시에 이 자아의 감추어진 은밀한 영역을 침투에 들어가려는 조직적인 노력이 대두된 것은 우연한 현상이 아니다.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이러한 현상을 극화한 대표적인 작품인 셈이다.
검은 상복을 입고 처음 등장한 햄릿에게 어머니 거트루드는 사람이란 누구나 죽게 마련인데 왕자는 왜 그렇게 부왕의 죽음을 특별하게 받아들이는 것 같아 보이느냐고 애원조의 핀잔을 한다. 여기에서 햄릿은 이렇게 답변한다.
같아 보인다고요, 어머니? 아니죠, 사실이 그렇죠. 저는 ‘같아 보인다’는
말을 모릅니다.
선하신 어머니, 단지 이 잉크 색 외투나 장례식 때 입는 검은 상복이나,
억지로 몰아쉬는 격한 한숨도
아니, 강물처럼 흐르는 눈의 눈물도,
수심에 잠긴 얼굴 모습도,
슬픔의 온갖 형태와 표현과 모습과 더불어
저를 진실 되게 나타낼 수는 없습니다. 이것들은 정녕 같아 보일 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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