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분석 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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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시의 이론 1차 리포트
껌
폭력은 우리가 살아가는 한 어디에서나 일어난다. 어떤 법치국가에서도 폭력이란 요소를 완전하게 근절할 순 없었고, 내가 생각하기에도 그것은 인류가 존재하는 동안에는 필연적으로 일어나는 일이라 믿는다. 야만의 시대가 아닌 도덕이란 애매한 개념을 글로 적어둘 수 있을 정도로 진보한 문명의 사회에서 왜 폭력의 씨앗을 없앨 수 없는 걸까. 김기택의 시 「껌」에서는 "잊고 있던 먼 살육의 기억", "지구의 일생 동안 이빨에 각인된 살의와 적의"라며 우리 안에 내재된 폭력성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지금이야 어지간해선 생명이 없이 다 차려진 음식을 씹는 정도에만 쓰이지만, 야생 시대의 인간이 가진 이빨은 「껌」에서 서술되는 이빨과 같이 살아남기 위해 짐승이 갖는 무기이기도 했다.
그렇기에 이빨이란 정말 이빨 하나만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서가 아니라 짐승으로서의 야만적인 폭력성과 힘을 나타내는 것일 터이다. 더 이상 대부분의 구성원이 살아있는 짐승을 직접 사냥할 필요가 없는 현대 사회에 와서도 인간은 그 이빨을 감추고 있다. 오히려 야생의 시기에선 할 수 없었던 지성인으로서의 이빨을 발휘하여 돈으로, 권력으로, 온갖 방법을 통해서 다른 누군가를 씹는다. 이는 아무리 문명이 발전하더라도 여전히 경쟁을 요구하는 인간의 삶 자체는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인간은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라면 감추고 있던 이빨을 들이내밀 것이다. 이것이 아래의 시에서 말하는 이빨이며, 그것은 강자가 약자를 짓밟기 위해 휘두르는 폭력이다. 그렇다면 껌은 누구일까.
누군가 씹다 버린 껌.
이빨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는 껌
이미 찍힌 이빨자국 위에
다시 찍히고 찍히고 무수히 찍힌 이빨자국들을
하나도 버리거나 지우지 않고
작은 몸속에 겹겹이 구겨 넣어
작고 동그란 덩어리로 뭉쳐놓은 껌
그 많은 이빨자국 속에서
지금은 고요히 화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껌
고기를 찢고 열매를 부수던 힘이
아무리 짓이기고 짓이겨도
다 짓이겨지지 않고
조금도 찢어지거나 부서지지도 않은 껌.
살처럼 부드러운 촉감으로
고기처럼 쫄깃한 질감으로
-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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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1) 시인 김기택 시집 <껌>- 창비시선 298, 2009.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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